할머니 팔순을 기념하여 가족끼리 1박 2일로 안면도를 다녀온 후,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기도 했고 며칠 전부터 이어진 꽃샘추위가 꽤 강력한 탓에 국물 있는 음식이 더더욱 먹고 싶어져 선택한 음식은 쌀국수.
오래전부터 사당동에서 맛 집이라고 입소문이 많이 나있는 72420에 방문하였다.
지금은 가게 확장을 해서 꽤 많은 인원이 식사할 수 있는 장소가 있지만, 예전에 확장하기 전엔 협소한 장소에 맛 집이라 식사시간이 아니어도 줄 서있는 모습을 많이 봐왔었다.
'그렇게 맛있나?'라는 호기심에 처음에 가게 되었는데 점심시간에는 조금 더 저렴하게 파는 세트메뉴들도 있고,
또 무엇보다 양도 많은데 맛도 있기에 쌀국수 먹고 싶으면 종종 찾아가는 쌀국수 맛 집이다.
오늘도 식사시간이 조금 지난 8시쯤에 방문했었는데,
이미 식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고 먹고 있는 도중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어느새 만석이 되었다.
나는 사당 1동에 살고 있지만 근처에 사실 한 끼로 맛있고 푸짐하게 즐길만한 곳이 별로 없는데,
이 시간에 이렇게 만석이 될 정도면 이미 동네 사람들 모두가 아는 맛집이다.
요즘 한창 베트남 요리 중 '분짜'라는 게 유행처럼 페이스북이고 인스타그램이고 각종 sns에 많이 보일 때가 있었다.
나는 베트남 음식이라고 하면 알고 있는 게 고작 쌀국수뿐인데 이름조차 생소하고 맛은 더더욱 상상이 안 갔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이랑 먹어보자고 말만 하고 여태껏 안 먹고 지낸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오늘에서야 72420 신메뉴로 나온 지는 이제 좀 되었지만 드디어 분자를 먹어보았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안심 양지 쌀국수(L), 분 짜였고 안심 양지 쌀국수(L)의 가격은 만 원, 분짜 가격은 만 삼천 원이다.
메뉴를 시키고 한 10분 정도 후에 우리가 시킨 음식이 나왔다.
자주 먹던 쌀국수이고 항상 기본 사이즈로 먹었었는데, 오늘은 남자친구도 나도 배고프고 라지 사이즈라 해도 양이 크게 많지 않을 거란 예상을 하고, 라지 사이즈로 시켜서 둘이 나눠 먹자고 하고 그냥 시켰는데 처음 나올 때 그릇이 평소에 먹던 그릇에 비해 2~3배 커서 놀랬다.
라지 사이즈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의 푸짐한 양에 그릇 크기조차 무슨 푸드파이터 해야 할 것 같은 크기.
그래도 면의 양만 많은 게 아닌, 위에 올라가는 고기의 양도 많고 국물을 먹고 싶었던 터라 국물의 양도 많아서 좋았다.
나는 요즘 유행하는 다른 쌀국수집엔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그 맛은 모르지만,
남자친구는 회사에서 저녁 먹을 때 주로 그 체인점 쌀국수를 먹어서 둘의 맛 비교를 해주었다.
그곳은 쌀국수를 먹다 보면 느끼하다고 하는데 여기는 끝까지 느끼한 게 없어서 좋다고 그랬다.
나도 여기 쌀국수는 느끼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지만 매번 느끼는 거지만 국물이 약간 짜다.
그래도 맛있으니까 자주 가서 먹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저염식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조금만 덜 짜게 해도 충분히 맛있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선 맛볼 수 없는 진한 국물이 매력적이지만.
사진은 72420에서 처음으로 먹은 분짜.
식사하시는 테이블에 거의 열이면 여덟 놓여있었다.
사진에 나오는 재료들을 내 앞접시에 먹을 만큼 조금씩 덜어서 소스를 적셔 먹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나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사실 어떤 분짜가 맛있는 분짜인지는 몰라서 맛있게 먹고 난 뒤 검색해서 알게 된 건데,
다른 곳 분짜 맛 집엔 저 돼지고기에 숯불 향이 그득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향은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저 고기 튀김(?) 튀김만두(?)는 겨우 3개 올라가 있었다.
다른 sns에 유명하다고 뜬 곳은 이 가격에도 5~6개 올라가던데, 그 점은 아쉬웠다.
그래도 나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그런지 맛있게 먹었다.
다음번엔 다른 쌀국수집에 가서 분자를 먹어보고 비교해봐야 할 것 같다.
작은 쌀국수집 하나가 역 바로 앞에 있는 것도 아닌데 식사시간에 길게 줄을 서고,
큰가게를 얻어서 확장한 곳도 식사시간이 지난 후에도 만석에, 많은 단골들을 보유하고 있는 걸 보면 맛집은 맛집이다.
나 역시 진한 국물에 든든하게 한 끼 식사하기에 최적화된 곳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다음엔 다른 곳에서 분짜를 먹어보고 비교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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