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자친구의 긴 휴가 때 영화만 4편을 보았고 추리연극 <크리미널 시즌 4>를 끝으로 연극도 2편을 보았다.
평소에는 영화는 보통 2시간을 러닝타임으로 가지고 있어서 일주일에 하루밖에 보지 못하는데,
더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2시간 넘는 시간을 영화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간이 아까워서 보지 않았고
연극은 혜화역까지 가야 하니 지하철을 한 번만 타면 간다지만 그래도 30분이 넘는 시간을 걸려서 가서 본다는 게 쉽지 않았었다.
어쨌든 그동안 이래저래 문화생활을 많이 하지 못했다면 정말 이번 휴가의 핵심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문화생활의 끝판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를 4편 봤어도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얼마 전에 봤었던 연극 '기묘여행'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흥미 있는 장르의 연극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가끔씩 당첨되는 연극 어플에서 보고 싶었던 장르의 연극 몇 개를 응모하였고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어서 토요일에 보게 된 연극은 '크리미널 시즌 4'이다.
일단 추리 연극이라는 것에 제일 흥미가 생겼고 시즌 4까지 나왔다는 것에 인기가 많은 연극이구나 생각이 들었기에 당연히 기대감은 높았다.
원래도 동생이랑 크라임씬이라는 추리 예능도 재밌게 봤었고 평소에 무언가 추리하고 생각하고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당첨이 더더욱 기뻤다.



토요일 6시 연극이고 봄날 아트홀 지하 2층에서 관람을 한다고 해서 미리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선착순으로 표를 배부하고 입장해서도 자리는 지정석이 아닌, 원하는 자리에 그냥 착석하면 된다고 적혀 있었다.
토요일이고 저녁시간대인지라 사람이 많이 대기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일찍인 5시 15분쯤 도착하였는데 정말 우리밖에 없었다.
선착순 배부라고 하여 사실 조금 쫄렸는데 전혀 그럴 필욘 없었다.
그리고 표는 5시 반에 배부한다고 하여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25분쯤 되니까 슬슬 사람들이 우리 뒤로 줄 서기 시작했고,
봄날 아트홀에서는 크리미널 시즌 4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연극들도 있어서 줄 선 사람들 중에서 한 15%만이 크리미널 시즌 4 관객이었던 것 같다.



이날 굉장히 추웠는데 추위를 피할만한 곳이 없었다.
그리고 30분에 표를 받았어도 입장은 50분부터라고 하여서 20분 동안 시간이 애매해서 어디 카페라도 들어갈 수도 없었다.
추위에 맨몸으로 부딪혀야 한다는 게 제일 힘들었다.
러브 스코어랑 기묘여행 볼 때엔 그래도 어디 앉아있을 곳이라도 있었는데 여기는 정말 장소가 협소해서 그런지 관객들이 대기할만한 그런 장소는 없었다.



    



입장하자마자 인상 깊었던 것은 스피커에서 크게 나오는 빗소리와 아주 오래된 뉴스가 나왔다.
월드컵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걸 보니 2002년이 아닐까 추측하면서 연극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고
자리가 많이 남아서 두 번째 줄에 우리가 앉은 쪽에는 우리만 앉아 있었고 옆자리는 모두 다 비어있었다.







그렇게 6시가 살짝 넘은 시간에 연극이 시작되었고 암전에서 비명을 지리는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로부터 시작을 한다.
크리미널 시즌 4의 내용은 4명의 납치된 사람과 시체 1구가 있는데 납치된 사람 중 한 명의 범인을 찾으면 되는 연극이다.
연극의 내용이 내용인 만큼 긴박한 상황들의 연속이었고 추리를 해야 하니 생각을 하면서 봐야 했다.
내용의 전개도 나쁘지 않았고 스토리도 나름 탄탄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무서운 장면들이나 깜짝 놀래는 그런 것은 없었다.
또 그렇다고 엄청 무겁게 이야기를 끌어나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웃음 포인트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배우분들의 연기에서 좀 과장된 부분이나 너무 긴박함을 표현하려다 보니까 대사 전달에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발음도 약간 애매한 부분도 있었고 대사를 약간 절었던 부분도 있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사람이 하는 것이고 영화나 드라마처럼 편집과 다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이런 게 연극의 또 다른 매력이지라고 생각하고 넘겼지만.
어쨌든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반전의 반전의 연속인 결말에 재미있었고 놀랐다.
한 번쯤은 추리 연극을 꼭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되어서 멋진 연극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한 하루였다.
아 그리고 연극을 다 보고 경품 추천을 한 후 배우님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던 연극이었다.
지금까지 봤었던 연극들은 그런 거 하나 없었는데, 관객들을 많이 생각해주는 그런 연극배우님들이 아니었나 싶었다.
누군가 크리미널 시즌 4 추천할만해? 볼만해?라고 물어보면 한 번쯤은 볼만한 그런 연극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연극을 영화보다는 즐겨 하지는 않는 편인데 항상 기회가 된다면 관람할 의사는 있다.
엄마를 통해서 알게 된 무비 프리라는 어플로 가끔 응모를 하면 당첨이 되고 당첨된다고 해서 100% 보지는 않는다.
보통 만약에 열 번 당첨이 되면 한번 볼까 말까 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보고 싶은 장르의 연극이 많아서 이것저것 응모하게 되었는데 그중 '기묘여행'이라는 제목을 가진 연극을 보게 되었다.
기묘여행이라는 제목도 뭔가 제목만 보고 장르를 생각할 수 있는 단어도 아니고 뭔가 가벼운 내용의 연극이 아닐 것 같아서 꼭 보고 싶었다.
뭔가 항상 나는 영화든 연극이든 그 무엇을 봐도 메시지를 주거나 또는 감동을 주는 장르를 좋아해서 더 기대를 많이 했고
연극의 내용을 짧게 설명하는 줄거리를 보고 더더욱 기대감은 커졌다.







연극 기묘여행의 줄거리는 3년 전에 살인사건을 당한 카오루의 가족과 그녀를 살인한 아쯔시의 가족의 기묘한 1박2일간의 여정을 다룬 연극이다.
피해자 가족들과 가해자 가족들의 1박2일이라니 뭔가 줄거리를 듣기만 해도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보는 약 90분 동안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영화였다.
내가 만약에 가해자 부모였다면? 내가 만약에 피해자 부모였다면? 
내가 만약에 피해자 부모였다면 내 자식을 살해한 사람의 부모를 용서할 수 있을까? 그러한 삶은 견디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 부모님이 만약에 피해자 부모였다면? 
나라면 가해자의 가족들 나름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등등 많은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저 그런 뻔한 사랑 내용이 연극이 아니어서 그런지 연극을 보는 내내 긴장을 계속 가져갈 수 있었고
카오루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님의 목소리 톤과 표정이 너무 슬퍼 보여서 연극 내내 집중이 안 될 수가 없었다.


나는 맨 앞자리에서 관람을 했는데 내 주변에 앉아서 관람한 사람들은 거의 다 눈물을 흘리셨다.
나는 눈물을 흘릴 만큼의 무언가는 없었지만 마음속에 큰 울림이 있었던 연극이었다.
이런 장르는 무조건 영화만이 풀어 나갈 수있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입장했었다면,
나갈 때엔 이런 장르의 연극도 영화만큼이나 매력이 있고 마음속의 울림은 영화보다 연극이 더 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장르가 장르인 만큼 쉬운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력이나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극단 산수유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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