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저번에 '광화문 국밥'에서 평양냉면을 처음으로 먹고 리뷰를 했었는데,
처음으로 먹은 평양냉면은 슴슴한 줄은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아무 맛이 안 나길래 기대감은 그 즉시 실망감으로 돌아섰고,
몇 번이고 국물을 마시고 다시 마셔보고 무언가의 맛을 느껴보려고 노력했었는데 아 이건 호불호가 갈린다더니 뭐든 잘 먹는 나에겐 불이구나 생각했고
처음으로 평양냉면을 접했던 그날 다신 먹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요즘 남자친구가 꽂힌 음식 '평양냉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한번 더 먹으면 다를 수도 있다고 계속 설득한 것도 있었고
또 나도 '저번에 내가 맛을 못 느낀 거아닐까?' '한 번 더 먹어보고 정말 별로면 그땐 정말 안 먹어야지' 생각했었다.
내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나 SNS에서 사람들이 말하길 아무리 내가 선호하는 맛이 아니어도 세 번까지만 억지로라도 먹어보라고,
그러면 그 맛이 진짜 느껴질 수 있다는 말에 '그래 남자친구도 이렇게 좋아하고 한번 더 같이 먹어보자'라는 생각에
이번에는 정말 서울 3대 평양냉면 맛 집이라고 아주 유명한 '우래옥'에 다녀오게 되었다.
우래옥의 위치는 을지로 4가에서 4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걷다 보면 오른쪽 편에 좁은 골목이 나오는데
그쪽에 우래옥 주차장이라고 써져 있는 걸 보고 '아 주차장이 저기 있으면 우래옥도 저 근처에 있겠구나'싶어서 갔는데 정말 그곳에 우래옥이 있었다.
골목 안쪽에 있어도 조금만 주변만 살펴보며 걸으면 충분히 찾을 수 있는 곳에 있다.
그리고 애초에 들어가는 골목에서부터우래옥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골목 초입부터 쭉 많아서 단번에 알아보기 쉽다.
나와 남자친구가 약 한시 쯔엉에 도착하자마자 굉장히 놀란 것은 골목에 차들뿐만이 아니라 음식점 밖에도 사람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게 모두 우래옥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거나 또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이었다는 것.
솔직히 속마음으로 '아니 뭐 이거 하나 먹겠다고 이렇게 사람들이 기다리는 거지?' 하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안에 들어가니 밖에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고
나와 남자친구도 앞쪽에 있는 순서 쓰는 종이에 이름을 올렸고
그나마 내부에 대기하는 곳엔 시원하게 에어컨도 틀어져 있고 하니까 기다릴 때 짜증은 나지 않았고
다른 분들이 40분째 대기한다고 얘기할 때 '우리도 그렇게 대기하려나?' 했는데 진짜 우리도 약 한 시간 정도 대기한 후 자리에 착석했다.
사람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합석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도 테이블이 굉장히 크고 6명이 앉는 자리에 중간에 띄고 2명 2명이 앉아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가끔 보면 무조건 사람들 많이 받아서 돈을 벌겠다는 그런 마인드였으면 중간에 띄어 앉는 거 없이 식사를 하게 하는 곳이 있는데,
이렇게 중간에 비워앉아서 식사하는 사람들끼리도 불편함 없이 먹게 해주었다는 게 합석이어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앉자마자 나온 것은 면을 삶은 뜨거운 물을 주는데 사실 이거 처음에 조금 마셔보고
아 역시 평양냉면은 내 스타일이 아닌 건가 생각했는데.. ( 뒷얘기는 아래에 씀 )
또 각 테이블에 간장, 식초, 다데기, 겨자가 놓여 있는데 나는 아무리 평양냉면 맛을 접한지 얼마 안 됐더라도 절대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
옆에 테이블에 한 입 먹고 식초를 두 바퀴 둘러 넣고 다진 양념도 한 숟가락넣던데 조금 안타까웠다.
고기를 먹으면서 같이 냉면을 곁들이시는 분들도 꽤 많았지만
우리는 평양냉면을 먹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에 물냉면으로 두 개 주문하였고,
평양냉면만 주문하는 사람들은 선불이라고 하기에 1인 13,000원 두 명 계산까지 완료했다.
일단 인상적인 게 다른 냉면집과는 달리 계란이 들어있지 않다.
또 위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게 배인데, 나는 냉면에 배 들어간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여기서 이렇게 수북이 올라가 있는 배를 만나니 반가웠다.
또 나는 보기도 좋은 게먹기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릇부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굉장히 성의 있어 보이는 그릇에 보기 좋게 올라간 고명까지! 일단 우래옥의 평양냉면의 첫인상은 완벽했다..
이것저것 사진을 찍기 위해 이렇게도 찍었다가 저렇게도 찍었다가 한창 찍고 있는데,
나오자마자 사진이고 뭐고 먼저 국물 먼저 먹어야 한다고 국물을 한 입 먹던남자친구가 놀란 토끼 눈이 되어선
'이거 사진 그만 찍고 빨리 먹어봐 빨리' 하길래 '그래 넌 원래 이거 좋아하잖아 그니까 당연히 너한텐 맛있겠지'라고 생각하고
국물을 한입 먹어보았다.
진짜 맛있다.
평양냉면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된 나도 알겠더라. 진짜 정말 맛있다.
한 입 먹자마자 진한 고기 육수의 향이 입안에 확 퍼지는데 진짜 그 육향이 너무 좋아서 처음엔 계속 국물만 마셨다.
어떤 냉면이든 물냉면엔 육수가 맛있어야 냉면이 맛있는 건데 정말 너무 맛있어서 놀랬다.
또 위에 올라가는 편육도 굉장히 물건이다. 또 편육이든 김치든 배든 냉면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모든 것의 재료를 아끼지 않아서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면과 함께 편육을 먹어도 맛있고, 안에 들어가는 김치랑 면이랑 먹을 때, 배와 면이랑 함께 먹을 때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이 평양냉면 한 그릇 안에 여러 맛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굉장히 매력 있다.
또 면의 양도 부족함이 없다. 양이 많이 나오는 편인데 너무 맛있어서 배불러도 다 먹었다.
면을 얘기하자면 씹으면 씹을수록 더 감칠맛 나고 면조차 너무 맛있게 느껴졌다.
지금 와서 한가지 아쉬운 건 배부르다고 조금 남긴 국물이 너무 생각난다.
남자친구 역시 오늘 먹은 우래옥이 지금까지 본인이 먹은 평양냉면 중에 제일 맛있었다고 그랬고,
남자친구는 배부르다고 하면서도 국물까지 싹싹 다 비웠다.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더 맛이 진하다고는 하는데 맛있다고 연신 외치며 먹었다.
왜 이곳이 서울 평양냉면 3대 맛 집에,수요미식회 평양냉면 맛 집에, 미쉐린 가이드 서울 맛 집에 올라가 있는지 충분히 알 것 같았다.
두말하면 입 아프다. 꼭 평양냉면에 입문하려면 여기를 시작으로 해도 충분히 좋을 것 같다.
먹고 난 후에도 몇 시간 동안 내가 진짜 맛있었다고, 내가 먹어본 냉면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고 하는 걸 보면 진짜 맛 집은 맛 집인가 보다.
줄이 길어서 한 시간을 기다렸어도,
냉면 한 그릇에 만 삼천 원이어도 가격과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맛이다.
정말 냉면 한 그릇으로 대접받았다는 그런 기분이 든다.
먹고 나오면서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가 절로 나오던 맛이었다.
아마 이걸 먹으러 종로에 종종 올 것 같은 맛이다. 굉장히 진한 그 육수가 여운이 남아서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냉면 육수의 진한 육향을 좋아한다면 이곳을 정말 강력 추천한다.
내가 평양냉면의 맛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건지 아니면 이곳이 맛이 다른 곳에 비해 조금 진해서 맛있는 건지 사실 조금은 헷갈린다.
그럼 뭐 어때, 맛있게 먹었으면 됐고 이제 또 다른데 가서 한 번 더 먹어보면 알겠지!
이로써 앞으로 평양냉면을 한 번 더 먹을 동기가 생겼다.
오늘 하루도 잘 먹었습니다!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평양냉면 3대 맛집 - 필동면옥 (8) | 2018.09.02 |
---|---|
서울 평양냉면 3대 맛집 - 을지면옥 (4) | 2018.08.26 |
여의도 수제버거 맛집 - 바스 버거 (BAS BURGER) (8) | 2018.08.15 |
왕십리 엔터식스 맛집 - 카레마치 (12) | 2018.08.15 |
맥도날드 신메뉴 - 빅맥BLT (4) | 2018.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