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방배동에서 태어났고, 26년을 방배동, 사당동에서 살았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수도 없이 친구들이랑 어울려 여기저기 먹으러 다니고,
가족과 함께 외식할 때도 항상 이수역, 사당역에서만 하다 보니,
남들은 맛 집이 아주 많은 곳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이제 모든 블로그의 맛 집이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수역은 내가 어릴 때보다 훨씬 맛있는 것들이나 메뉴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하지만 동네 친구들을 이수역에서 만날 때 뭘 먹을지 정하는 건 그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워졌다.
입맛도 많이 바뀌기도 했고, 어릴 때부터 거닐던 먹자골목이라 그런지 다 거기서 거기같이 느껴진다.
아주 배가 불렀다.
오늘은 이제 거의 10년 친구가 되어가는 동네 친구를 이수역에서 만났다.
어김없이 만나자마자 우리 이수역에서 뭘 먹어야 하냐며 이수역 먹자골목 쪽으로 가고 있었다. (태평백화점 뒤쪽)
그러다 원래 우리가 자주 가던 이수역 이마트 지하에 있던 자바시티 카페가 없어졌다고,
아지트가 사라진 기분이라 아쉽다고 말한 뒤, 없어진 자리에 큐브 스테이크집(?)이 생겼고 그 옆에 라멘집이 생겼다고 말했더니,
그럼 한번 가보자고 하기에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원래 지금 산조 메가 있던 자리엔 치킨집이 있었다.
엄마랑 동생이랑 친구들이랑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나쁘지 않아서 몇 번 갔었는데,
마지막으로 갔을 때 치킨이 덜 익은 것처럼 핏기가 있는 걸 엄마가 발견하고 난 후부터는 발길을 끊었다.
그 후로 생긴 집이 라멘집, 산조 메이다.
처음 입장할 때 일본어로 어서 오세요라고 크게 인사하는 게 일단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1시에 친구를 만나 라멘집에 1시 15분쯤 도착했는데 나름 늦은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꽤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자리에 착석하고 주문을 할 때 즈음엔 거의 만석이었다.
자리는 꽤 많았는데, 자리가 넓지 않고 좁은 장소에 여러 테이블을 놓으려다 보니 자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편.
친구는 라멘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다 했다.
일본 여행을 두 번 다녀왔지만 친구가 라멘을 안 좋아한다 해서 자기도 어차피 한 번도 안 먹어본 음식이니 그냥 패스하기로 했다고 그랬다.
메뉴판을 보면서 처음 라멘을 접하는 친구가 맛없다고 할까 봐 걱정이 더 커졌다.
나는 시오 버터 라멘을 시켰고, 친구는 라멘 밑에 적혀있는 부가 설명에 인기 메뉴라고 써져있는 말을 보고 산쪼메라멘을 시켰다.
점심시간에는 천 원씩 할인된 가격을 받는다.
(시오 버터 라멘 6500원, 산쪼메라멘 7000원)
사진은 내가 먹은 시오 버터 라멘이다.
다른 라멘집과 좀 다른 점은 위에 옥수수 콘이 있다는 것.
라멘의 부가 설명에 닭 육수로 국물을 냈고 소금과 버터로 간을 했다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돈코츠 라멘보다 훨씬 담백했고 버터의 향 덕분에 라멘의 풍미가 더더욱 좋았다.
옥수수 콘 톡톡 씹히는 식감도 좋았고 나는 종종 라멘을 먹을 때 숙주를 남기곤 했는데, 남김없이 다 먹었다.
차슈는 한 장 들어있는데 얇고 널찍했다. 차슈 맛은 평범했다.
이건 친구가 먹은 산쪼메라멘이다.
처음에 메뉴판을 보고 친구가 고민하길래 제일 무난한 게 돈코츠 라멘이지만,
친구가 느끼한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선뜻 추천하지 못했다.
산쪼메라멘은 시오 버터 라멘이랑 면이 달랐다. 조금 더 두꺼웠고 또 다른 점은 안에 달궈진 돌이 들어있었다.
먹을 때 마지막까지 따듯하게 먹으라고 넣으신 거 같았다.
근데 왜 시오 버터 라멘에는 안 들어있는 거지? 그건 잘 모르겠다.
친구가 라멘을 느끼해할까 봐 걱정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잘 먹었고, 그리 느끼해하지 않았다.
가리는 게 꽤 많은 친구인데 맛있게 먹어줘서 다행이었다.
나랑 동생은 라멘을 좋아하는데 한번 동생이랑 같이 와서 먹어도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매번 다른 라멘집에선 주로 돈코츠 라멘을 먹었었는데, 시오 버터 라멘이 메뉴에 있다면 이젠 그것도 자주 먹을 것 같다.
체인점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맛이 괜찮았고 친절했다.
각 테이블이 꽤 붙어있어서 약간 답답한 느낌은 있었지만 간단하게 한 끼 먹기엔 괜찮은 맛 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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