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광복절이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 있었다. 
그는 바로 내 남자친구.
낮 동안 열심히 일을 하고 저녁엔 같이 밥이라도 먹고 한강에서 산책을 하자고 의견을 제시하기에 흔쾌히 여의도로 향했다.



여의도는 남자친구의 직장이 있어서 최근 들어 자주 방문하게 되었는데,
여의도에 유명한 맛집들 이라고 나와있는 블로그들은 차고 넘치지만 진정으로 맛 집은 아직까지 보진 못했다.
비록 진주집은 아직 안 가봤지만 여기는 왠지 가보지 않아도 하도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어서 다음번에 믿고 먹을 것 같다.
어쨌든 오늘 원래 그 유명한 콩국수를 맛보러 갔는데 공휴일은 쉰다는 말에 갑자기 계획이 원점이 되어버린 저녁 메뉴.
무엇을 먹으면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남자친구가 여러 대안을 주었고
그중 고민하다가 결국 고른 곳은 '바스 버거'로 결정하게 되었다.



사실 한 끼로 수제버거를 먹는 게 부담 안되는 가격은 아니지만, 여의도에선 만 원 이내로 해결할 수 있는 맛 집들이 크게 많지 않고
그래도 대충 가격대를 보아선 이 가격이나 다른 밥집들 가격이나 얼마 차이 안 나기도 하고
거기서 거기의 가격이라고 생각하여 바스 버거로 결정하게 되었다.








바스 버거의 위치는 여의도역 4번 출구에서 큰길 따라 쭉 걸어 나오면 기업은행이 있는 사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좌회전해서 조금만 가면 지하에 위치하고 있으니 조금만 주의를 살펴보며 지나가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바스 버거 들어가자마 인상 깊었던 건보통의 수제버거집과는 분위기가 다르게 펍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실제로 맥주 마시는 분들도 꽤 많으시기도 하다.
하지만 이 날씨에 맥주 먹으면 먹을 때만 시원하고 나가서 걸으면 더 더워질 것 같다고 판단하여 우리는 맥주 없이 세트로 시켰고,
남자친구는 칠면조 버거 세트, 나는 하와이안 버거 세트를 주문하였다.



일단 음식점의 첫인상은 오픈 키친이어서 내 햄버거가 조리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믿음이 갔다.
내부도 굉장히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조리하는 것 같아 보였고 테이블도 다 깨끗하게 정돈돼있었다.
테이블도 굉장히 많았고 생각보다 가게 내부가 크고 천장이 높은 편이어서 답답함 없었고,
신세대 분위기에 맞추려고 네온사인부터 벽화, 음악까지 많은 걸 신경 쓴듯한 느낌이고 분위기가 그만큼 좋았다.
첫인상은 일단 매우 합격점이었다.





주문을 하고 계산을 한 후, 남자친구가 잠깐만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보라고 하기에 뭐가 셀프인가? 어디 가지? 생각했는데,
한쪽에 조그마하게 셀프 바(?) 같이 있는데 거기서 뭘 주섬주섬 가져오길래 봤더니 얇게 튀겨낸 감자칩을 가져왔다.
이름은 '제임스 감'이라고 하는데 그냥 기름에 튀긴 얇은 감자칩이었다.
소금이 거의 안 쳐져 있어서 싱거웠고 언제 튀긴 건지 모르겠는데 차가웠고 기름에 절어 있었던 감자칩이었다. 
내 입맛엔 그저 그랬다. 그래도 가져온 건 남기면 음식물 쓰레기가 되겠거니 하고 남자친구랑 다 먹긴 먹었는데,
몇 번이고 가져다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던데 글쎄.. 내가 먹었을 때가 별로인 상태였던 거 같다.
그래도 이렇게 소소하게 이런 걸 준비가 돼있으니 맥주 먹는 사람들이 안주가 부족할 때 한두 번 가져다 먹기엔 굉장히 좋을 것 같다.







7시 넘은 시각에 도착했음에도 테이블에 사람들도 꽤 차있었고,
수제버거여서 하나하나 만드는데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그리 오랜 시간을 기다리진 않았다.
10분도 안 걸려 완성돼 나온 것 같고가게 인상과 걸맞게 수제버거도 굉장히 깔끔하게 나온다.



두 가지 버거 모두 딱 보기에도 아주 싱싱한 양상추가 눈에 띄고 그 덕인지 다른 재료들도 굉장히 싱싱한 것을 썼을 것 같은 믿음이 딱 가는 비주얼이다.





위의 사진에 있는 햄버거는 남자친구가 주문한 '칠면조 버거'인데,
세트의 가격은 10,200원으로 수제버거 치곤 저렴하다면 저렴한 가격이다.
소고기 패티와 체다치즈, 토마토, 터키 슬라이스 햄이 들어가 있고 할라피뇨가 중간중간 작게 다져진 게 들어가 있어서 
첫입부터 마지막 입까지 느끼함과 매콤함이 은근하게 조화를 이루는 햄버거였다.
개인적으로 내 입맛엔 내가 시킨 하와이안 버거보다 칠면조 버거가 조금 더 매력 있는 맛이었다.
소스도 햄버거와 잘 어울리고 안에 든재료들도 다 싱싱하고 또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굉장히 그 가격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것 같다.





이건 내가 먹은 하와이안 버거의 단면인데, 사실 사진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내부를 더 잘 보이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사진으로 썼다.
사진 속에서 보다시피 소고기 패티는 굉장히 두툼하고 맛있다.
그리고 나는 피자를 먹을 때에도 하와이안 피자를 굉장히 선호하기에 이 메뉴를 주문했는데,
해봤자 파인애플 구운 거 하나 넣어주겠지 했는데 웬걸! 살짝 구운 파인애플도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뭐든 재료가 부족하게 들어가 있으면 처음 먹을 때나 마지막에 먹을 땐 그냥 빵과 패티만 먹게 되는데
바스 버거는 첫입부터 마지막 입까지모두 파인애플을 곁들여 먹을 수 있었던 게 제일 좋았다.



하와이안 버거 안에는 패티와 파인애플뿐만 아니라 베이컨까지 부족함 없이 들어가는데,
다른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햄버거집에서 거의 태우다시피 한 베이컨과는 달리
적당히 구워 촉촉하고 부드러운 베이컨을 맛볼 수 있어서 굉장히 먹는데 불편함 없이 맛있게 먹었다.
내가 먹은 하와이안 버거 세트의 가격은 9,200원으로 이 역시도 버거에 비하면 굉장히 그 값어치 하는 햄버거였다.



두 가지 햄버거 모두 다 맛있게 먹었고 재료에 뭐하나 거슬리거나 하나만 맛이 강력하거나 한 것 없이
다 그 햄버거 이름의 특징을 잘 살렸으며 무난하게 먹기에 굉장히 좋았다.
무엇보다 빵도 너무 부드러워서 좋았고 패티도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좋았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것 같고 다 싱싱했고 그 버거 특징에 맞는 소스도 다 잘 어울렸다. 또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건 일단 좀 짜다.
나는 원래도 그리 짜게 먹는 편은 아니라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치지만 평소에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남자친구 역시 짜다고 했다.
짜서 그런지 계속 콜라를 먹게 되었고 햄버거를 다 먹기 전에 콜라를 다 먹어버려서 나중엔 결국 물을 떠와서 물이랑 먹었다.
내 기준엔 좀 많이 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양상추가 많이 들어있는 게 아니라 한 장 내지 두 장이 들어있어서 아삭아삭하게 먹는 그 정도는 아니었고,
빵과 패티 등 모두 다 부드럽게 씹고 넘길 수 있는 음식들이어서 그런지 식감이 아삭아삭한 그런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뭐 버거야 원래 워낙 간이 좀 센 편이니 그냥 먹긴 먹었는데 집에 와서 물만 몇 컵을 들이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강력하고 크고 많기에 단점이 모두 커버 될 수 있을듯하다.
여의도 맛집 도장 깨기 오늘도 한가지 클리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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