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토요일.
엄마는 토요일에도 일 특성상 토요일에도 일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터라 출근을 했고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토요일은 평일에 비해 일찍 퇴근하는 것인데 우리 가족은 이날부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낼 것인가에대해
몇 개월 전부터 고민을 해 왔었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나왔던 여러 대안들은 여행을 가자, 또는 사람이 평소에 너무 많아서 못 간 데를 가보자 등등 의견이 나왔었는데
마침 이 시기에도 서울에 있는 경복궁과 창경궁이 야간개장을 한다고 하여 그렇다면 예매에 성공하면 하루는 경복궁, 하루는 창경궁에 가보자고 결정하였고,
아주 다행히도 토요일엔 경복궁 예매, 일요일엔 창경궁 야간개장 예매에 성공하였고 
이번 추석은 고궁 야간개장을 보고 맛있는 거 밖에서 먹고 쉬자는 걸로 가닥이 잡혔다.



토요일 4시 즈음에 고속 터미널 지하상가 쇼핑센터에 들렀다가 필요한 게 있어서 구매를 하고,
3호선을 타고 을지로 3가에서 환승을 한 후 을지로 4가에 도착했다.
경복궁에 가려면 을지로 4가에서 내리는 게아닌데 왜 내렸냐하면 엄마가 요즘 내가 하도 평양냉면을 많이 먹으러 다녔고 
밖에서 평양냉면을 먹고 올 때마다 항상 맛있다고 했었는데 그때마다 엄마도 맛보고 싶다고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고 했었기 때문에
종로 쪽 가는 김에 오늘이다 싶어서 내가 평양냉면 중에 제일 좋아하는 '우래옥'에 데리고 갔다.
짧게나마 처음 평양냉면을 먹어보는 엄마와 동생의 후기를 쓰자면 엄마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맛있었다 다른 곳도 먹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동생은 이거 무슨 맛으로 먹는 거냐고 맛없다고 몇 입 깨작대며 먹었다. 흑 이렇게 맛있는 걸 왜.. 
어쨌든 그렇게 평양냉면도 소개해줬고 이젠 정말 경복궁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우래옥에서 네이버 지도를 키고 경복궁까지 청계천을 쭉 따라 올라가는데 거의 광화문 다 와가는 길에 야시장도 하고 있길래 구경도 하였는데,
규모가 크진 않았다. 푸드트럭도 다양하거나 많은 종류가 있진 않아서 아쉬웠다. 뭐 어쨌든 눈요기는 했으니 그걸로 만족.









도착하자마자 찍은 광화문의 사진. 
나는 핸드폰으로만 사진을 찍는데 아직도 아이폰 6을 3년 훌쩍 넘게 사용하고 있음에도 아직 이렇게 사진이 잘 나온다.
밤에 더 웅장하고 조명 때문일 수도 있지만 더 빛나는 고궁 야간개장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이날 사람들도 아직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이라 그런지 거리에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입구에서부터 여기저기 사진 찍는 소리가 연신 들렸다.
7시 거의 정각쯤에 도착했는데 표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나도 한 10분~15분 정도 줄 서서 표를 바꿨다.
나는 옥션에서 예매를 해서 갔었고 옥션 줄에 서 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주민등록증(신분증)이 꼭 필요하니 다들 잊지 말고 챙기길 바란다.







입구에서부터 밤 하늘 아래에 놓인 경복궁 안의 건물들이 모두를 맞이하고 있고, 다들 여기저기서 사진 찍느니라 굉장히 바쁘다.
경복궁 하면 잔잔한 물에 비친 경회루가 정말 아름다운데, 이틀 전에 남자친구랑 갔을 땐 약간 부슬비가 내리던 상태였고 그날 바람도 꽤 불어서,
물아래에 비친 경회루가 선명하게 보이진 않았었는데
이번에 가족과 함께 본 경회루의 모습을 아래에 물이 있다는 생각보다 거울에 비친 경회루를 보는 거 같이 정말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다들 여기가 포토 존이라고 생각이 들었을 만큼 아름다웠고 경회루 덕분에 뭔가 정말 깊어지는 가을밤 아래에 내가 서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초입쯤에서 봤던 고궁 음악회가 생각이 나서 그쪽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저번에 창경궁 때에도, 이번에 며칠 전에 왔던 경복궁 때에도 음악회가 작게 열렸었는데 앉을 자리는 넉넉지 않고 그렇다고 서서 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그냥 지나쳐갔었는데,
엄마가 이런 판소리나 가야금 연주나 이런 우리의 소리(?)를 좋아해서 앉진 못해도 서서 관람하게 되었고
나는 처음으로 보는 건데 꽤 괜찮게 관람을 했다.
20분 정도 하는 건지 알았는데 한 시간 정도공연을 했고 위의 사진은 이날 특별 게스트인 '유진 박'님인데 바이올리니스트로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매우 유명하신 분이다.
달빛 아래에 이렇게 멋진 분의 바이올린 연주까지 우연히 듣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고 또 지금까지도 기억에 제일 남는 무대였다.



이렇게 연휴 시작하기 전날부터 가족들과 여기저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맛 보여주고, 
내가 좋아하는 야간개장까지 소개해주었는데 다들 좋아해 줘서 나까지도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내년에 엄마는 친구들이랑 또 야간개장에 오고 싶다고 할 정도로 만족하셨고 나 역시도 매년 오고 싶은 행사 중에 하나이다.
이런 행사를 같이 공유하고 다니며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어쨌든 올해 마지막으로 경복궁 야간개장에 잘 다녀왔다. 내년에도 꼭 예매 성공해서 다녀와야지.











대림미술관은 여태껏 대림역에 있는 줄 알았다.
한 번도 가본 적이 나 가볼 일이 없었어서 그냥 이름만 듣고 그런가 보다 하고 별생각 없이 넘겼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전시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알아보다가 경복궁역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 멜론에서 VIP 회원들을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Paper, Present : 너를 위한 선물] 의 전시 기간은 2018년 5월 27일까지이지만,
멜론 MVIP/VIP/GOLD 회원에게 주어진 전시회&아메리카노 무료 이벤트는 4월 22일까지여서 이벤트 마지막을 하루 남기고 오늘에서야 부랴부랴 다녀왔다.

 

 

오늘 미세먼지도 보통인데다 날이 워낙 좋다 못해 더웠기에 종로 거리거리마다 사람이 꽤 많았다.
원래 경복궁역 바로 앞에 있다는 삼백 집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으려 했었는데,
우연히 미술관 가는 길 출구 쪽으로 몇 걸음 걷지 않아 발견한 대선칼국수집에서 칼국수를 먹었는데,
가격은 7천 원으로 종로에서 볼 수 없는 꽤 가성비 있는 가격에 맛보게 되었다.
12시 반쯤 입장하여 주문했는데 꽤 넓은 자리에 사람들이 꽉 차 있었고 산을 타고 내려와서 단체로 예약한 산악회 회원들도 있었다.
우연히 들어갔지만 이 주변에서 꽤 유명한 맛집 같았다.
음식의 맛은 칼국수라 이름은 칭해있지만 우동 같은 느낌이 꽤 들었다. 맑은 국물인 칼국수를 처음 먹어봐서 그렇게 느낀 것 같은데,
맛은 깔끔하고 위에 올라가는 쑥갓이랑 같이 먹으니 더 향긋하니 맛있었다.
경복궁역에서 간단하게 점심으로 한 끼 식사하기 매우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 대림미술관에 전시회를 보러 온다면 대선 칼국수에서 한 끼 먹고 가기에도 좋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대림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한 2분도 안 걸려 도착하였고, 표를 끊는 곳으로 갔는데 표 끊는 곳조차 너무 예쁘게 꾸며 놓아서 놀랐다.
종로에 이렇게 멋진 공간이 있었다는 걸 수없이 많이 왔던 종로였는데 처음 알게 되었다.
정원같이 꾸며놓은 예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의자에, 맑은 하늘 아래 앉아 쉬는 사람들까지! 삼박자가 너무 잘 어우러졌다.
끊을 땐 내일이 이벤트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줄은 금방금방 줄어드는 편이여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 입장할 수 있었다.

 







 

 

일단 입장하고 나면 제일 먼저 느끼는 것..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멜론 이벤트가 내일까지여서 그런지 오늘 더더욱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걸음 걷고 사진 한 장 찍고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 사람들 뒤에 줄이 너무 길어져서 관람하기 조금은 힘들었다.

 

 

 

 

 

대림미술관 [Paper, Present : 너를 위한 선물] 전시회 후기 블로그들을 보면 많이 보이는 사진 중 하나이다.
이 사진이 많이 보이길래 이게 뭐길래 이렇게 사진들을 많이 썼지? 했었는데,
직접 가서 보니까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다. 예쁘다.
하늘에서 눈이 내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오버 조금 보태자면 하얀 버드나무 아래에 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길 중간중간에 글귀나 시가 있는데,
전시회의 분위기가 이 곳곳에 있는 글귀 덕분에 더 따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글귀가 다 따듯한 말들이었는데 이 전시회랑 너무 잘 어울리게 선정한 것 같다.

 

 

총 4층까지 관람할 수 있고, 1층은 기념품 판매하는 곳이다.
종이로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한 작품들이 굉장히 많았고, 아름다웠다.
그냥 글하나 적고 마음에 안 들면 찢어버리는 어쩌면 진짜 별거 아닌 종이인데,
그 종이들이 이렇게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종이에 별다른 걸 추가하지 않고 '종이 만으로' 이렇게 만들어 전시를 했다는 게 놀라웠다.

 

 

 

 

전시회를 다 보는데 까지는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후에 이벤트에 포함되어 있는 바로 옆에 있는 '미술관 옆집' 카페에 갔는데 이름과 똑같이 정말 미술관 바로 옆에 있다.
가정집을 개조한 것 같은 외관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 진짜 예쁘다.

 

 

앞에 마당 같은 곳이 꽤 넓게 있고 거기에 테이블도 꽤 많은데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앉아있었고,
1,2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층은 이곳저곳 이미 다 만석이었다.
입장하자마자 왼편에 있는 약간 온실같이 생긴 곳의 자리가 제일 탐났는데 내가 탐나면 남도 탐나는 법인지라,
인기가 너무 많아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2층으로 갔는데 2층에도 야외 옥상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거기서 마셨다.
의자가 편하진 않지만 한번 앉으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일어나고 싶지 않아진다.

 

 

무료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사람이 많아서 조금은 기다렸지만 커피가 나왔고, 커피 맛도 좋았다. 또 친절하셨다.
맛있는 빵들이나 케이크, 간식거리도 많이 판매하고 있었는데 점심을 막 먹고 온 탓에 먹지는 않았고, 너무 귀엽게 생긴 사탕만 구입했다.
하지만 다음에 이 근처 온다면 꼭 여기로 다시 올 것이다. 진짜 강추하는 카페이다.

아마 여기 오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 여성을 찾기 힘들 것 같을 정도로 잘 꾸며놓은 카페다.

 

 

 

사탕은 개당 천 원인데,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향이나 맛이 아닌 은은한 단맛이다. 두 개다 맛은 똑같은 것 같다.
멜론을 통해 이렇게 좋은 미술관과 카페를 알게 되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종로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는 걸 알았고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멜론에서 이런 좋은 취지의 이벤트를 또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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