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월 화 수,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휴가로 인해 급하게 정하던 차에 
인천에 있는 수기 해수욕장에 갈까 아니면 서울 근교에 있는 계곡을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 전날 천안으로 무모한 여행을 다녀오면서 더위란 더위는 다 먹고 이대로는 어딜 가더라도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가는 도중에 지칠 것 같다는 생각하에,
정한 곳은 집 근처에 있는 서울대 입구쪽으로 올라가는 관악산 계곡으로 향하게 되었다.



다른 인스타그램이나 최근에 쓴 다른 블로그 글들을 보며
혹시나 물이 마르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은 뒤로 한채 다녀오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12시쯤 만나서 교촌치킨 허니콤보+피자스쿨 페퍼로니 피자+맥주+콜라+복숭아까지 만발의 준비를 하고 향하게 되었고
그렇게 도착한 시간은 1시 반쯤이었다.





이 글을 읽고 관악산 계곡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음식은 가서 배달 시켰으면 좋겠다.
우리는 패기롭게 교촌치킨도 피자스쿨도 직접 들러서 사 왔고 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녔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 더워서 힘들었다.
다른 사람들 보니까 관악산 입구 쪽에서 음식 배달 받으러 나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미리 알았다면 배달 어플을 이용할 걸하는 후회가 많이 들었다. 



아무튼 입구 쪽에서 쭉 따라 올라가면서 어디에 자리를 잡을까, 계곡의 물은 좀 어떤가 하고 봤는데 너무 놀랐다.
물이 아래쪽엔 정말 더러워도 너무 더러워서 놀랬다.
아래쪽 물이 이렇게 더러운데 위에는 얼마나 깨끗할까 의심하며 올라갔고 의심은 점점 올라갈수록 확신이 되었다.
아쉽게도 아주 맨 위에 이쪽의 물놀이장이라고 이름 붙여놓은 물은 아이들이 놀기엔 물의 깊이는 충분한데 물의 색깔이 초록색.. 흙탕물같이 보였다.
하지만 깨끗해 보이진 않은 그 물임에도 불구하고 평일이고 점심시간인데,
꽤 많은 가족들과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또 친구들끼리 놀러 온 학생들도 몇몇 보였다.



우리는 도저히 그 수많은 아이들 틈에 어울려 놀 수 없을 것 같아서 그 바로 아래쪽으로 내려와서 자리 잡았고
아래쪽은 더 물이 말라있었다. 
비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계곡의 물이 흐름이 없어서 물은 언제부터 고여있는지 모를 정도로 딱 봐도 그다지 깨끗해 보이지 않는 정도의 수준이었고,
물의 깊이는 내가 155 정도의 키인데무릎 조금 위 허벅지 중간 정도의 깊이의 물이 제일 깊은 곳이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계곡의 물은 많이 말라있었다.
그래도 온 게 아쉬우니까 바지 걷어붙이고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면서 발 담그고 바위에 앉아서 남자친구랑 물이 많이 더럽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 얘기를 듣던 아주머니께서 맞는다고 지금 비가 안 와서 물이 다 말라서 물의 흐름이 없으니 물은 계속 고여있고,
물이 계속 고여 있으니 냄새도 난다고 그나마 이것도 며칠 전 소나기처럼 내린 비 덕분에 조금 나아진 거라고 하셨다.
아마 말씀하시는 걸 보아선 꽤 많이 이곳에 방문하신 분 같았다.
지금도 되게 계곡답지 않다고 실망했는데 그마저도 좀 나아진 거라니..



그리고 혹시라도 아이들을 맨발로 뛰놀게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계곡 아래쪽에 누군지 모르겠지만 소주를 먹고 깨뜨렸나, 소주병 조각도 발견해서 우리가 다 버리고 왔지만 아마 우리가 발견한 거 이외에도 꽤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분 좋게 놀러 왔다가 다치면 기분 상하니까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꼭 신발을 신고 놀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 더운 날 땀 뻘뻘 흘려가며 사온 음식들과 집에서 직접 잘라온 복숭아까지 셋이서 실컷 배부르게 먹었다.
셋이서 먹기는 사실 많은 양이었지만남으면 다 쓰레기가 되고 처리하기가 힘들기에 깔끔하게 다 먹었고,
땀 흘려 여기까지 온 보람 없이 우리는 한 시간 정도 놀고 돌아갔다.



그리고 좀 이건 아니다 싶었던 건 아이들이 물총놀이를 하면서 여기저기 쏘는데,
우리가 돗자리 펴고 가방 놓고 있었는데 그 가방에 다 쏘는데 왜 애 엄마들은 그걸 그냥 보고만 있는지 모르겠다.
애들이 잘못했으면 그걸 바로잡아주고대신 미안하다고 하는 게 도리 아닌가.
그냥 보고 있다가 -어머 가방에 뿌렸어요? -네.. 
네라고 우리 가방이 젖었다고 했으면 최소한 그다음의 말은 미안하거나 아니면 여기에 뿌리지 말라고 말할게요 라고 던지의 말을 해야지.
그냥 대답만 듣고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먹기에만 바쁘다. 
이런 점에선 좀 매우 불쾌했고 그들은 그들로 인해 사회적으로 일반화가 되고 싶지 않으면 아마 좀 더 주의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결론은 관악산 계곡은 서울대 입구 쪽보다 과천향교 쪽이 더 좋고 물도 맑다.
또 음식을 사 가려면 사가는 것보다 배달해 먹는 걸 추천하고 물은 충분히 준비해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물을 사러 나오려면 또 한참을 걸어내려와서 사야 하기 때문에 남더라도 차라리 미리 많이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고,
물놀이할 때엔 꼭 신발을 신고 하는 걸추천한다.
지금은 물이 많이 말라서 상태가 좋지 않으니 비가 좀 온 뒤에 놀러 가면  좋을 것 같다.







날씨가 한창 풀릴 때부터 거의 못해도 2주에 한 번은 등산을 하였다.
엄마는 내 나이 때부터 등산하는 걸 좋아했었고 나와 동생을 키우면서 몇 년 동안 산을 등지며 살다가,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씩 산악회에 다니면서 이곳저곳 멋진 풍경을 보고 산의 정기도 받고 온다.
나는 멀리 가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산악회처럼 뭔가 뭉쳐서 가는 것도 좋지만 내 페이스로 남들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고,
그만큼 열정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집 근처 제일 만만한 관악산으로 엄마랑 동생이랑 남자친구랑 다닌다.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두 번 가다가 재미 붙여서 진짜 1주일에 한 번이나 못해도 2주에 한 번은 꼭 등산을 했다.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있어서 4월에 한번 엄마랑 동생이랑 갔었다.
그때 뭣도 모르고 그냥 아무런 준비 없이 과천에서 올라오는 코스 정도의 난이도일 줄 알고 룰루랄라 갔었는데,
능선을 몇 개 타야 하고 암벽 타는 수준일 줄은 진짜 전혀 몰랐다.
절대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코스는 아닌데 우리는 그저 집에서 걸어서 바로 갈 수 있다는 장점하나만 보고 그 길을선택한 것이었는데,
진짜 서있기도 아찔한 코스를 넘고 넘고 넘다 보니 어느새 연주대까지 도착했고 내려오는 건 도저히 그 길로 가다간 다칠 것 같아서 과천 쪽으로 내려왔다.
그 후로 엄마랑 동생이랑 추억은 하나 크게 남았지만 다신 그길로 안 가기로마음먹었다.
그 이후로는 매주 과천으로 올라오는 그냥 초보자 코스로만 다닌다.
(하지만 요즘 그때의 힘듦을 잊은 건지.. 다시 사당역에서 올라가는 코스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저번 주 22일이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우리 가족은 나 포함하여 외가, 친가전부 다 불교는 아니지만 절에 가면 특유의 느낌에 마음이 편해진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또 동생이랑 엄마랑 20일 일요일에 등산을 했는데 당연히 과천에서 올라가는 코스로 시작하였고,
과천역 7번 출구에서  걸어 올라가면 바로 과천향교가 있고 그길로 오르면 된다.
과천향교 쪽에서 오르는 길은 계곡물소리와 울창한 나무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가 너무 잘 어우러져서 좋다.







중간중간 쉬면서 계곡에 손 담그고 엄마랑 동생이랑 얘기하다 보니 한 시간사십분쯤 걸려 연주암에 도착하였고,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색색이 아름다운 연등을 등산로부터 쭉 걸어놓았고,
그 연등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니 이렇게 예쁘게 줄을 세워서 쭉 걸어두었다.
등산객들도 원래도 많지만 평소에 비해 더 많았고 전문적으로 사진 찍으러나오신 분들도 꽤 보였다.



관악산 연주암에서는 점심시간이 되면 식사를 주는데 시간 맞춰서 줄 서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예전에 몇 번 먹어봤는데 주로 비빔밥이 나오는데 사실 정말 큰 반찬이나 그런 것은 없지만 얼마나 꿀맛인지 모른다.
하지만 맛이 없다고 반찬투정을 할 거면 그냥 산에 오기 전에 도시락이나 김밥 등등 점심 요기할만한 것을 싸오거나 사 오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이날 집에서 엄마가 할머니가 오셨다 가셔서 반찬들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냉장고 털이를 한다고,
온갖 반찬들을 바리바리 싸와서 정상에서 먹었다.
산 정상에선 뭘 먹어도 정말 너무 맛있다. 이래서 일주일에 한번 산을 타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인 것 같다.







연주암에서 샛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걸 우리는 수없이 많이 다닌 관악산이지만 이때야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하고 있었고 우리 역시 이곳에서 멋진 풍경을 보며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근데 이날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불개미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불개미가 물거나 물린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오래 앉아있기엔 좀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주에 갔을 땐 불개미 없었는데.. 왜 저 날만 유독 불개미가 많았는지 모르겠다.



산 정상에 올랐을 때 시원한 바람이랑 힘들게 땀 흘려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감이 좋아 나는 산에 오른다.
또 산을 타다 보면 매너 좋은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고 뭐 힘든 일이 있으면 다들 내 일처럼 도와주신다.
엄마가 산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다고 그랬는데 그게 진짜인가?ㅎㅎ 어쨌든 매너 좋은 분들이 많다.



또 관악산은 나의 추억이 많은 곳인데,
중학생 때 봉사부였는데 한 달에 한 번토요일, CA 시간에 봉사활동을 관악산으로 왔었는데 
관악산 대피소까지 등산을 하면서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3년 동안 했었다.
그때 굉장히 대피소까지 멀고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대피소까지 되게 금방 간다. 
어렸을 때 느낀 관악산이랑 지금 느끼는 관악산이랑 이렇게 다르다니..
또 하나의 추억은 대학생 때 친구들이랑 관악산 계곡으로 놀러 왔었는데 그때 동기 친구가 핸드폰을 바꾼지 이틀째였는데,
계곡에서 놀다가 본인도 모르게 핸드폰이 빠졌고 한참 후에 발견해서 AS로 40만 원 가까이 들어서 웃픈기억이 있다.
그때 친구들 다들 샌들에 반바지에 반팔 입고 갔었는데 무슨 오기로 그 차림으로 갑자기 Feel 받아서 연주대까지 갔었던 기억도 있다.
그때 연주암에서 먹었던 밥이 어찌나 맛있었던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어쨌든 관악산은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여러 가지 추억이 많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엄마가 싸준 김밥을 정상에서 먹는 맛을 아는 사람은 몇 없겠지? 진짜 맛있었다.

아무튼 나에게 많은 추억을 준 관악산에게 여러모로 고맙다.
완전한 여름이 오기 전에 더 자주 등산해야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