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남자친구를 만난 지 벌써 3년이 되어서 북악스카이웨이에 있는 팔각정까지 걸어서 갔다가 내려온 후,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수사 광화문점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사실 어떤 기념일이라고 해도 나는 특별히 기념일이라고 해서 뭐 비싼 무언가를 먹던지 선물을 비싼 걸 받던지 그런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냥 같이 보내는 날들 중 하나라고만 생각하는 편이다.



어쨌든 큰 의미를 두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는 거 많이 먹어보자 하고 갔었던 수사 광화문점.
사실 광화문에 맛 집이라고 검색해도 마땅히 당기는데도 없고 수사 고속 터미널 뉴코아점에 갔었는데 나쁘지 않았고,
초밥을 안 먹은 지도 꽤 오래되어서 마음껏 먹고 싶어서 수사로 정하게 되었다.







5시 반쯤 도착해서 이른 저녁시간이니까 대기하거나 그런 건 없겠지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웬걸.. 대기가 앞으로 17팀이나 있었고 대략 50분 정도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앉아서 기다렸는데,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이 많았고 전혀 통제가 안돼서 울고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그런지
기다리는 내내 짜증이 나고 귀가 아파서 힘들었다.
자리를 배정받을 때 좀 멀리로 해달라고 해야 하나, 먹는 내내 내 주변에서 저렇게 소리 지르면서 뛰어다니고 그러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시끄러웠다.
하지만 제지하거나 말리는 부모는 하나도 없었다.



40~50분 정도 대기라고 안내를 받았지만 한 시간도 훌쩍 넘겨서 자리를 안내받았고
워낙 오래 걸릴 거라고 예상이 되는 만큼의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대기를 예상보다 좀 더 오래 한 것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수사는 스시 뷔페인데 가격은 평일 점심엔 14,900원이고 평일 저녁과 주말엔 19,000원으로 다른 스시 뷔페들에 비해선 그래도 저렴한 축에 속한다.
하지만 뭐 구성을 보면 그냥 그 값을 하는 거 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 자체만 보면 저렴해 보일 순있지만 음.. 내 기준에선 음식 구성들을 보면 크게 저렴하다고도 못하겠다.



일단 제일 불만이었던 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광어 지느러미 초밥 (엔가와 초밥)이 없어졌다는 사실..
그거 먹으러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일 좋아하는 초밥이 없어져서 실망을 좀 많이 했다.
그래도 연어 초밥이랑 타마고 스시랑 생새우 초밥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을 받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것.
단가가 안 맞아서 없어진 건지 몰라도 다들 광어 지느러미 초밥 없어졌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몇몇 봤다.
아무튼 못 와본 사이에 디너라서 그런 건지몰라도 연어초밥도 세 가지로 늘었고 초밥의 종류는 많이 늘어있었다.
후 그래도 초밥만 네 접시 먹고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먹고 왔다.
오랜만에 뷔페에 내가 좋아하는 초밥까지 왕창 먹으니 이날 거의 3만 보를 걸었는데 다리 아픔까지 잊을 정도로 맛있게 잘 먹고 왔다.



구성이 크게 좋진 않아도 있을 것은 나름대로 갖쳐놓은 저렴한 스시 뷔페 수사.
기회가 되면 한 번쯤은 가봐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
하지만 광화문점은 음식의 회전율도 좋지 않고 자리도 뭔가 하나같이 편하지가 않다.
내가 가본 다른 지점에 비해 막 북적이는 건 조금 덜 해서 그런 점은 좋았는데 음식들이 말라있는 것들도 꽤 보여서 좀 아쉬웠다.









오늘은 8월 4일.
요즘 날씨 더워도 너무 덥다.
사실 이런 더운 날엔 시원한 음식이나 음료를 주로 먹는 편이지만 가끔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가 있다.
나는 차가운 음료는 좋아하지만 음식은 뜨끈한 걸 좋아하는데 근래에 날이 너무 더워 매일 차가운 성질의 음식만 먹다 보니,
스멀스멀 뜨끈한 국물을 원하는 내 어리석은 몸뚱이를 발견하고 찾은 곳은 '광화문 국밥'.



광화문 국밥의 위치는 광화문역에 내려 6번 출구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골목 사이에 굉장히 여기에 국밥집이 있으려나 싶은 곳에 있으니,
찾으러 가는 사람들은 꼭 지도에 검색을 해서 가거나 주위를 잘 둘러보며 가시길!
(찾기는 조금 어려운 곳에 있지만 한 번에 찾아가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일단 음식점의 외형을 보면 지금 음식점을 운영을 하고 있는 건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겉에선 안이 아예 안 보여서 나도 처음에 음식점을 발견했는데 오늘 쉬는 날인가? 했는데 안에서 사람이 나오길래,
'아 운영하고 있는 거구나~' 하며 안심하며 입장했고 친절하게 인사해주셨다.
내부에는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각이었지만 자리에 사람은 90% 정도 차 있었고,
음식의 양이 많지 않고 금방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다 보니 자리의 회전율은 높아 보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테이블도 많았고 자리 사이사이 간격이 떨어져 있다 보니답답한 느낌도 없고 좋았다.
사실 국밥집 하면 뭔가 보통 인식이 깔끔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있는데,
여기 광화문 국밥집은 일단 첫인상은 굉장히 깔끔하다고 느낄 정도여서 믿고 먹기 좋았다.



앉자마자 밑반찬으로 깍두기, 고추와 마늘, 젓갈, 된장이 준비되었고 그냥 딱 심플함 그 자체였다.
우리는 원래 평양냉면 (물) 하나랑 돼지국밥을 주문하려고 마음먹고 갔기에, 생각해온 그대로 주문했고 약 10분 정도 걸린 후 음식이 완성되어 나왔다.





먼저 돼지국밥을 얘기하자면,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많은 잘게 썰은 파가 보인다.
하지만 파가 여린 걸 써서 그런지 맵거나 질기거나 하지 않고 그냥 딱 식감 좋고 먹기 좋게 아삭아삭하니 부담스럽지 않다.
광화문 국밥은 국내산 돼지 살코기로만 맛을 내고 닭고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써져 있는데,
그럼 다른 국밥집에선 보통 닭고기로도 국물을 내는 곳도 많은가? 여태껏 수없이 많은 국밥을 먹으면서 처음 알았다.



어쨌든 파를 겉어내고 국물을 보면 하얗고 맑은 국물에 얇게 썰어 넣은 돼지 살코기가 들어가 있는데,
적당히 얇고 적당한 크기여서 밥이랑 국물이랑 같이 떠먹기에 하나도 퍽퍽하지 않고 잡내도 없어서 먹기 굉장히 좋았다.
또 국물의 맛은 적당히 간이 돼있어서나는 그 자체로도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아무것도 추가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부속물이 들어가는 순대국밥이나 국물이 탁한 돼지국밥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굉장히 깔끔하고 다 먹고 나서도 입안에 남는 느끼함이나 텁텁함이 없어서 굉장히 좋았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얇게 썰은 살코기가 조금 더 많이 들어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처음 먹어보는 돼지국밥의 종류였지만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아마 집 근처에 있었으면 또 한 번쯤은이 국밥을 먹으러 가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광화문 국밥의 돼지국밥 가격은 8,500원이다.





이건 평양냉면이 나오자마자 찍은 사진인데, 한눈에 보기에도 고명에 정성을 들인 게 보인다.
위에 올라가는 고기의 종류는 두 가지로 제육과 우육이 올라가고 계란 지단과 무 절임이 올라가 있는데,
계란 지단 자체가 정성이 없으면 만들기 힘들다.



일단 나는 평양냉면을 오늘 처음 먹어봤다. 그래서 평양냉면이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어떤 게 맛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실 평양냉면에 대해 쓰는 게객관적인 맛을 평가하지 못할 것 같아걱정이 많았는데,
남자친구는 몇 번 먹어봤으니 남자친구의 맛 평가를 대신해 적으려고 한다.


(일단 내 맛 평가 먼저 간단하게 쓰자면 평양냉면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내 입맛에는 불인가보다.
원래 평양냉면이 슴슴하니 간이 세지않고 그 면의 맛과 고기향과 국물의 슴슴함으로 먹는다고들 하는데 내 입맛에는 영..
맛알못 이라고 해도 (맛 알지도 못하는 사람) 할 말이 없다. 내 입맛에는 별로였는데 남자친구는 처음 먹어봐서그런 거라고,
다음번에 먹으면 다르고 또 다음번에 먹으면 다를 거라고 하는데 글쎄.. 다음은 없을 것 같은데?ㅎㅎ)



어쨌든 나보다 그래도 평양냉면의 맛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더 안다는 남자친구의 맛 평가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맛있다고 한다.
원래 남자친구는 회사 근처에 있는 정인 면옥에서 몇 번 먹었었는데,
그곳보다 여기는 조금 더 국물이 덜 슴슴하고 고기의 맛이나 향이라도 잘 어울리고 꽤 괜찮았다고 한다.
실제로 남자친구는 국물까지 싹 다 먹었다.
하지만 더 슴슴하고 정말 완전 평양냉면 그 자체를 원하는 사람은 맛이 좀 덜하다고 할 순 있지만,
남자친구는 굉장히 맛있다며 한 그릇을 완벽하게 클리어했다.



내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평양냉면의 가격은 11,000원이다.
가격대는 약간 있는 편인데 내가 그 맛을 몰라도 충분히 그 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깨끗한 인상을 주는 광화문 국밥.
종로나 광화문 근처에서 사실 저렴한 맛 집이나 밥집을 찾기 힘든데 그래도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 가격에 한 끼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은 이따가 저녁 7시 30분에 입장할 수 있는 창경궁 야간개장에 갈 예정이다.
야간에 보는 창경궁은 얼마나 더 예쁠지 기대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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