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엄마가 방배동 카페골목 초입에 위치한 명인 등심에서 회식을 했었는데, 

그곳에 종종 가봤던 직장 동료가 점심시간에 명인 등 심 와본 적 있냐고, 여기가 갈비탕이 진짜 맛있는데 점심시간에 100그릇 한정 판매하고 있는데 정말 맛있다고 이 동네 살고 있으면서 왜 한 번도 안 가봤냐고 하기에 엄마의 귀가 솔깃해졌고
그 후에 평일 점심시간에 '아니 그래봤자 갈비탕 아닌가?' 생각하며 엄마 휴가 때맞춰서한번 가봤었는데 정말 너무 맛있는 거다.
나는 밖에서든 집에서든 갈비탕을 그다지 사 먹거나 먹게 되어도 절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그 이유가 밖에서 사 먹는 갈비탕은 갈비는 몇 개 들어있지도 않고 그 작은 갈비마저도질기고 국물은 인위적인 조미료 맛이 너무 강해서 싫어했었다.



내가 맛없는데만 골라서 간 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밖에서 먹는 갈비탕 중 5번이면 5번 다 그랬었다.
그래서 누가 갈비탕 먹으러 가자고 하거나, 누구 결혼식장에 가게 돼서 먹는 갈비탕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다.
근데 이렇게 편견을 가지고 있던 '갈비탕'의 생각을 완전히 뒤바뀌어 준 명인 등 심.
엄마도 날이 쌀쌀해지거나 너무 피곤하여 몸이 허할 때 가끔 그곳이 생각난다고 하고 동생과 나도 워낙 맛있게 먹었었던 곳이라 그런지 가끔씩 생각이 나긴 했었다.







요즘 날씨의 일교차가 커지다 보니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날씨인데, 
그 날씨를 증명하듯 남자친구가 감기 기운이있어 병원에서 약을 타먹고 있고 그 와중에도 매일 야근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이번 주엔 뭔가 몸보신 시킬만한 것을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뭘 같이 먹으면 좀 도움이 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여러 대안을 생각했었는데 그중 제일 번뜩하고 생각난 곳은 명인 등 심 갈비탕이었고 
다행히도 갈비탕을 좋아한다고 하여 오늘 약 11시 50분쯤 음식점에 도착하였고,
저번에 엄마랑 동생이랑 평일에 갔을 땐 2층까지 사람이 북적북적하여 줄 서서 기다려서 먹었었던 터라 주말엔 더 바쁘겠거니 하며 조금 더 서둘러 간 거였는데,
의외로 사람이 2~3테이블밖에 없었고 1층에도 자리가 남아돌았다.





미리 끓여놓았으니 주문하자마자 갈비탕이 거의 바로 나왔고 아주 뜨거웠다.
한눈에 보기에도 꽤 넉넉하고 큼직한 갈비가 푸짐하게 들어있고 투박하게 썰린 파와 당면이 보인다.
밑반찬은 간단하게 고추와 양파, 고기를 찍어 먹는 장? 간장? 같은 게 나왔고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으니 먹을 만큼만 잘 잘라서 먹으면 된다. 
아 명인 등 심 갈비탕의 가격은 만 원이고,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고 밥 한 끼에 만 원은이제 정말 기본으로 쓰는 식비 수준이다. 흑
어쨌든 내 기준에 이 갈비탕은 가성비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갈비탕을 휘저어 보면 바닥끝까지 다 갈비로 차있고,
사실 다른 음식점에서 갈비탕을 잘 안 먹는이유가 갈비가 질기고 뻑뻑해서 안 먹는 이유가 가장 큰데 
두 번 먹어도 정말 놀라운 게 여기 갈비탕은 정말 부드럽고 적당한 기름기가 붙어있은 갈빗대라서 그런지 촉촉하다.
뻑뻑함이나 질김은 하나도 없고 야들야들하고 진짜 부드러워서 먹기 굉장히 좋다.
그래서 그런지 어르신들이 거의 대부분이셨고 다들 맛있다고 하시며 한 그릇 깨끗이 비우셨다.
또 만 원임에도 불구하고 큰 갈비가 네다섯 개 들어있었고 고기만 다 먹어도 배가 어느 정도 부를 정도로 큼직하다.
(근데 저번에 엄마랑 왔을 땐 더 많이 들어있었던 것 같은데 조금 줄은 것 같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어디 다른 곳보단 많이 들어있는 편이어서 크게 불만은 없다.)



또 나름대로 안에 조그마한 삼도 들어가 있고 대추도 들어있다. 
국물 맛도 아주 진하고 간도 적당히 맛있고 또 약간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파의 크기가 밥을 같이 말아먹을 때 하나씩 씹히는 게 식감도 좋고 매운맛도 안 느껴지고 파의 단맛이 잘 어우러져서 아주 맛있다.
단지 아주 조금 불만이 있는 것은 당면이 저번에 먹을 때와는 조금 다르게 너무 퍼져 있어서 별로였다.
당면을 거의 남기긴 했지만 어쨌든 정말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점점 추워지고 서늘한 바람이 불때에 제일 생각나는 게 뜨끈한 국물인데, 그것을 완전히 만족시켜주는 한 그릇의 갈비탕이었다.
집에서 가까우니 종종 찾을만한 맛집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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