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 사당에 26년째 살면서 예전에 비해 이수역이 정말 밥집 다운 밥집은 거의 없고 죄다 술집으로 변해버린 거리가 어느 날부턴지안타까웠다.
뭐 밥집의 수요가 적으니 없어지고 다른게 생기는 건 당연한 거지만 그래도 친구들을 만나서 술 말고 밥만 먹고 싶은데,
마땅히 '여기 정말 맛있어, 여기 추천할만해'라고 말할 만한 밥집은 거의 없다.
그러다가 지금의 원키친이 있던 자리에 백`s 비빔밥이라고 백종원이 하는 프랜차이즈 밥집이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또 맛도 있어서 종종 가곤 했었는데,
나와 우리 가족들만 만족했던 음식점이었던 건지 어느 날 보니 없어져 버렸고 지금의 원키친이 생겼다.
처음엔 왜 거기도 정말 나름 괜찮게 저렴한 가격으로 가볍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는데 왜 없어졌지라는 생각이 컸는데,
몇 개월 전 남자친구랑 한번 이수역에 밥집으로 정말 갈 곳이 없어서 별생각 없이 원키친에 가서 반반 카레에 치킨 가라 아케를 먹었었는데,

매운 카레가 너무 맛있어서 '새로 생긴 여기도 꽤 괜찮은 곳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밖에서 먹는 카레에 맛 들인 동생한테도 추천을 했고 매번 가자고 말과 다짐만 하다가
오늘 점심으로 다녀오게 되었고 원키친도 백종원이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중 하나였다는 것을 검색해보다가 알게 되었다. 
나와 동생은 약 12시쯤 도착하였고 한창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직장인들이 많이 있었고
워낙 인터넷에 검색하기만 해도 연관검색어로 이수 혼밥이 뜰 만큼 혼밥하기에 굉장히 좋은 밥집 or 맛 집으로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혼자 밥 먹는 분들도 많았고 또 점심시간이라 한창 붐비는 시간이라 합석은 기본이다.



어쨌든 동생은 치킨 가라 아케 세트메뉴를 시켰고 치킨가라아게 세트에는 반반 카레+치킨 가라 아케(토핑)+콜라가 포함되어 나오는 구성이고 가격은 7,900원이고,
나는 굳이 그렇게 세트로 시킬 필요가 있나 싶어서 반반 카레에 토핑으로 소시지를 추가하였다.
반반 카레의 가격은 5,000원이고 소시지 토핑은 1,500원으로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다.
여기는 가격이 저렴하니까 인건비를 많이 아끼기 위해 주문도 키오스크로 결제하고 음식이 나올 때에도 셀프, 다 먹고 그릇 가져다 놓는 것도셀프이다.



   



대략 주문하고 난 뒤 약 10분 정도 걸린 후에 음식이 완성되어 나왔고,
워낙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전에 먹었을 땐 더 금방 음식 되어 나왔었는데 그때보단 더 늦게 준비되어 나왔고 
훨씬 더 정신은 없었지만 뭐 점심시간이니까 그런 건 다 괜찮았다.
위에 사진이 내가 시킨 반반 카레에 소시지토핑인데 처음에 소시지가 다 탄 거 아닌가 이거 너무 딱딱해 보이는데 생각했는데,
전혀 딱딱한 감은 하나도 없었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맛있었다.
또 매운 카레 위엔 마늘 칩이 올라가 있고 보통 카레엔 파가 얇게 썰어서 올라가 있는데 이 두 가지 모두 각 카레와 잘 어울린다.



근데 정말 큰 단점은 저번엔 분명히 밥이 고슬고슬하니 딱 좋았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 건지 밥을 급하게 한 건지 쌀이 덜 익어서 딱딱했고 씹기에 굉장히 안 좋았다. 
살짝 생쌀을 씹는 거 같은 그런 느낌이 확 들어서 밥을 먹기에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도 배고프니까 최선을 다해 먹을 수 있을 만큼 먹었을 텐데 결국 먹다가 절반 정도는 남겼다.
카레의 핵심은 물론 카레의 맛이지만 같이 비벼 먹는 밥도 굉장히 중요한 건데 카레의 맛은 굉장히 좋은데 밥이 너무 생쌀 수준이라 짜증이 났다.
점심시간이라 급하게 했어도 좀 제대로 했어야지 이게 뭐 하는 건지. 
휴 정말 실망이었다.



   



이건 동생이 시켰던 반반 카레 세트인데, 치킨 가라아게 네 개가 네 개가 올라간다.
매운 것을 아주 못 먹는 동생은 매운 카레를먹더니 너무 맵다고 결국 나중엔 두 가지 맛을 섞어서 먹었고 
카레의 맛 자체는 굉장히 맛있다고 그랬는데, 동생이 시킨 반반 카레 역시 밥이 아주 덜 익어서 딱딱했고 거의 생쌀을 씹는 수준의 밥이었다.
아니 왜 밥이 제일 중요한 건데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건 절대 아닐 거고.. 뜸을 좀 더 들이든지 하셔야지 이렇게 생쌀로 내면 소화도 안되고, 
식감도 딱딱하고 밥의 맛도 없고 왜 이런 참사를 만든 건지 정말 의문이다.

정말 맛있는 카레를 오히려 망치는 맛의 밥이었다.
전에 먹었을 땐 밥도 아주 잘 되었고 카레의 맛이야 뭐 두말할 것도 없이 맛있었기에 동생한테 추천해서 오게 된 것이었는데,
동생도 밥 때문에 실망하고 나는 그의 몇 배로 실망했다.
아주 바쁜 점심시간엔 밥을 좀 더 미리 해두던지, 어쨌든 이렇게 급하게 만든 거 같은 생쌀 밥은 절대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처음 먹었을 때의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점의 느낌에 꽤 괜찮다고 느껴서 또 오게 되었는데,
이번엔 카레의 맛은 좋았지만 또 중요한 쌀을 이런 식으로 내놓아서 정말 실망했다.
어쨌든 카레의 맛도 좋고 혼자 밥 먹기에도 눈치 보이지 않고 또 깨끗한 이미지의 밥집임은 분명하지만,
삼 세판이라고 다음번에 한 번 더 가서 먹어보고 앞으로 계속 가는 맛 집이 될지 아닐지 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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