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무한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내가 종로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점이 몇 군데있는데, 그중 하나인 '호반집'.
남자친구가 을지로 3가 쪽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몇 달간 생활을 했을 때 알게 된 음식점인데,
그때에도 거기가 맛있는 집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그냥 저녁시간에 사람들이 다들 많이 그곳에서 많이 먹길래 그냥 들어가서 먹었었던 건데
나는 닭칼국수를 먹었고 남자친구는 닭곰탕을 먹었는데 닭칼국수가 너무 맛있는 거다.
그래서 그때부터 종로에 올 때마다 먹으러 가자고 했었는데 그곳이 주로 회사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곳이고, 
주말엔 쉬는 회사가 주로 많기 때문인 건지쉬는 날 찾아가는 것 때문인 건지 주말 저녁에 찾아가면 항상 닫혀있어서 항상 아쉬움을 뒤로 한채 다른 음식점으로 갔었는데,
저번 주 토요일엔 점심때 가면 주말이어도 열려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을지로 3가로 출발하였다.







호반집은 정말 을지로 3가 숨은 맛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골목에 위치해 있는데, 
골목의 깊은 곳에 위치한 것은 아니고 골목 초입에 위치하고 있어서 조금만 주의를 살피며 걸어가도 찾아가는 데엔 큰 어려움은 없다.



음식점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1시를 살짝 넘은 시간이었고, 
점심시간을 아주 살짝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혼자 와서 소주를 시켜서 먹는 젊은 사람들도 있었고
또 삼삼오오 친구들과 온 어르신들도 다들 막걸리나 소주 한 잔씩 기울이고 계셨다.
나와 남자친구는 닭칼국수를 시켰고 저번에 닭곰탕도 먹어봤는데 닭곰탕도 깔끔하고 담백하고 맛있었지만, 
내가 먹었었던 닭칼국수의 맛도 꽤 깊고 군내 없는 맛이 꽤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닭칼국수를 두 개 시켰다.
닭곰탕과 닭칼국수의 가격은 6천 원으로 동일하고 저렴한 편임에도 전혀 부족함 없이 나오고, 소주나 막걸리 등 혼자 와서 술 먹는 사람들도 꽤 많으니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먹고 싶은 대로 먹어도 된다.



   



한눈에 보기에도 진한 국물의 모습이 보인다. 맛보지 않아도 진하다는 게 느껴질 정도이고 언뜻 보기엔 닭살이 너무 적은 거 아냐? 할 수도 있지만 아래쪽에도 안 보이는 곳에 닭살이 꽤 들어있어서 부족하진 않다.
또 밑반찬으로 깍두기와 배추김치, 부추무침, 고추와 양파랑 찍어 먹는 된장까지 같이 나오는데 6천 원인 저렴한 가격임에도 밑반찬 하나하나 신경을 많이 쓴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깍두기는 그날이나 그 전날 담은 것처럼 무가 싱싱해서 맛있었고 부추는 약간 간이 세나 싶었는데 칼국수랑 같이 곁들여 먹으니까 정말 딱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부추무침을 꽤 많이 집어먹었고 맛있게 잘 먹었다.



닭칼국수는 국물이 제일 관건이었는데 처음 먹었을 때도 느낀 거였지만 닭백숙을 만들고 난 그 진한 육수에 칼국수 면을 푼 것처럼 국물의 맛이 꼭 백숙 국물을 먹는 거 같은 맛이 났다. 
칼국수의 면은 직접 밀어서 만든 건 아닌 거 같아서 특징이나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지만 적당히 퍼지고 육수의 맛이 워낙 좋아서 육수의 맛이 적당히 베여있는 면조차 맛있게 잘 먹었다.



을지로가 숨은 맛 집들도 많고 또 아기자기하고 느낌 있는 카페가 많기로 유명한데, 여기 호반 집 도 숨은 맛 집중 절대 빠져선 안 되는 곳인 거 같다. 
날이 쌀쌀해지면 꼭 생각나는 이곳. 잘 먹었습니다!







내가 최근에 빠진 음식이 있는데, 바로 평양냉면이다.
사실 평양냉면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맛에 대해서 알게 된 지는 더더욱 얼마 되지 않았다.
서울에 있는 맛 집이라고 알려진 유명한 평양냉면집을 하나씩 도장 깨기 해보자는 마음이 생겨, 
이번에 가본 곳은 을지로 3가에서 굉장히 유명한 '을지면옥'에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전에 남자친구가 을지로 일대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로 인해 주로 충무로, 을지로 쪽에서 만 낫었는데 그때에도 수많은 블로그에서 을지면옥을 접했었는데
그때 계절이 한창 겨울 중이어서 추운데 무슨 냉면이냐는 생각도 컸고, 평양냉면이라는 것에 대해 전혀 몰랐기에 믿고 패스하는 그런 메뉴였었고
그 후로 이제 인턴생활을 마치고 다른 동네로 회사를 다니게 되어서 더 이상 을지로 부근에 가는 일이 뜸해졌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평양냉면의 맛을 알게 된 남자친구 덕분에 나도 같이 평양냉면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때 그냥 지나친 '을지면옥'이 굉장한 평양냉면 집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또 을지로 부근 이곳저곳에 평양냉면 맛 집이 굉장히 많았었다는 걸 알게 되고 최근 들어 다시 을지로에 자주 가게 되었다.



번외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어쨌든 요점은 요즘 평양냉면에 꽂혀있고, 
올해가 가기 전에 서울에 유명하다는 평양냉면집 도장 깨기를 계속할 것이고 
이번에 가본 곳은 서울 평양냉면 3대 맛 집에 꼽힌다는 '을지면옥'에 가보았다는 것이다.









을지면옥의 위치는 을지로3가역에서 굉장히 가까이 있는데 을지로3가역 5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걷다 보면 
여러 철물점들과 공구상들이 즐비한 거리 사이에 뜬금없이 을지면옥이라고 간판도 없이 그냥 붓으로 대충 쓴듯한 입구가 보인다.
골목 사이에 있는 게 아니라 큰길에 바로 있으니 조금만 눈여겨보며 걷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나와 남자친구는 1시 10분쯤에 도착하였고,
우리가 도착한 시간만 해도 대기하는 사람들은 없어서 바로 자리에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비록 대기하는 사람은 없어도 내부에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우리는 바로 출입문 앞의 자리에 안내해주시길래 그곳에 앉았고 편한 자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가게 내부는 꽤 오래된듯한 포스가 느껴진다.





을지면옥의 냉면 가격은 11,000원이고 나는 원래도 비빔냉면보단 그냥 물냉면을 좋아했었고,
이번에 평양냉면에 빠진 계기도 은은한 고기 국물의 맛이 좋아서 빠졌던 거기에 우리 둘 다 물냉면으로 주문했고
다른 테이블들은 뭘 많이 먹나 하고 슬쩍 둘러봤는데 다들 주로 물냉면에 수육이나 편육을 먹고 있었고 
중요한 건 다들 소주를 많이 마시고 있어서 놀라웠다.



평양냉면을 주로 해장으로 많이 먹는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도 냉면과 소주의 조합이라니! 
근데 상상해본 적이 없는 조합이지만 왠지 그렇게 먹어도 꽤 술이 술술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주로 나이가 꽤 지긋한 분들이 주로 많았고 혼자 와서 먹는 젊은 사람들도 꽤 많았다.







주문한지 5분 정도 지난 후 완성되어 나온 을지면옥 평양냉면의 비주얼은 이렇게 생겼다.
평양냉면을 많이 먹어본 건 아니지만 이렇게 고춧가루가 뿌려져 나오는 평양냉면은 또 이번이 처음이었다.
약간 칼칼하게 먹는 건가? 생각했는데 고춧가루를 섞어 먹으니 전혀 칼칼하지 않았다.



일단 받자마자 먹어본 국물의 맛은 은은한 고기 국물의 맛이 아주 좋았다.
하지만 내 입맛엔 약간 짜다는 느낌은 있었고 
파가 들어간 평양냉면을 처음 먹어보는데 나는 파를 이렇게 넣으니까 국물이랑 같이 먹을 때 들어오는 파가 국물의 맛을 더 못 느끼게하는 거 같다고 느꼈는데,
남자친구는 국물을 먹을 때 하나씩 들어오는 파 덕분에 식감도 좋고 맛도 더 좋다고 그랬다.
(남자친구가 나보다 더 평양냉면의 맛도 잘 알고 많이 먹어보기도 했으니 아마 남자친구의 말이 좀 더 대중적으로 맞을 것 같고,
나는 그냥 개인적으로 그랬다는 것..)
어쨌든 슴슴한 국물에 은은한 고기 육수의 맛은 좋았고 면도 soso.



나는 평양냉면 전문점 중에서 우래옥을 제일 굉장히 좋아하는데 우래옥보다는 육수의 진한 맛은 좀 적었고,
우래옥을 먹고 가게를 나오면 배가 너무 불러서 걷기도 힘들다고 생각들 정도인데 
을지면옥에서 완냉을 하고 나선 그냥 적당히 배부른 정도였던 걸 보니 우래옥보단 양이 좀 적은 것 같다.
그래도 모자랄 정도 나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또 나는 고명이 많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데 그 점에선 조금 아쉬웠다.
같이 먹게 곁들여 나온 얇게 썰어 살짝 양념에 절인듯한 무랑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냉면에 곁들여 먹는 무) 면과 함께 싸먹으니 더 감칠맛도 돌고 좋았다.



어제 하루만 해도 점심으로 을지면옥, 저녁으로 우래옥을 먹었다.
하루에 두 번의 평양냉면이라니! 굉장히 맛있는 하루였다.
이번도 새로운 평양냉면집 도장 깨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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