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남자친구랑 만난 지 천 일째 되는 날인데,
내일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만나지 못하게 되어 오늘 미리 만나게 되었다.
천일 기념이라고 해도 사실 앞으로 만날 날들은 더 많기에 요란하거나 시끄럽게 기념하며 지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도 맛있는 밥 한 끼나 먹자고 하여 돌아돌아 다니다 결국 정한건 전에 둘 다 맛있게 먹었던 '쉑쉑버거'.
하지만 한시쯤 그곳을 방문했을 땐 자리는커녕 주문하려고 매장 바깥까지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그 줄을 보는 순간 우리는 쿨하게 포기를 다짐하며 다른 수제버거집이 있나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쟈니로켓'에서 점심을 하게 되었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고속 터미널에 옷 사러든, 버스를 타러든 기타 등등의 이유로 많이 방문했었는데,
몇 년 전부터 인지 이곳에 쟈니로켓이 생겼고 그저 이 앞을 지나쳐가며 간판과 앞에 붙어있는 햄버거 그림만 봐왔지,
이곳에서 한 번도 먹어볼 생각도 안 했다. 
한 번쯤 먹어봤을 만도 한데 왜 안 먹었지? 
아무튼 수없이 지나갔던 이곳을 오늘에서야 먹어보게 되었고 도착한 시간은 한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곳은 쉑쉑버거 처럼 길게 줄을 서서 주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고 운이 좋게도 우리가 앉자마자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뭘 시킬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남자친구는 갈릭 버거를 시켰고 나는 루트 66을 시켰다.
갈릭 버거의 가격은 사진에 나와있다시피 10,900원이고 루트 66의 가격은 11000원이며 콜라는 3천 원이다. 
우리가 주문한 햄버거의 총 가격은 2만 7천 원.
사실 점심으로 한 끼 식사 치고는 내 기준 비싼 편이지만 맛있으면 용서해줄 수 있다고 위안하며 주문했다.



그리고 다른 수제버거집이랑 조금 다른 점은 저 햄버거의 가격에 감자튀김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감자튀김을 추가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양의 감자튀김이 나오니 추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주문할 때 지금 주문량이 많아 15분 정도 걸릴 수도 있는데 괜찮냐고 해서 괜찮다 했는데,
음식이 나올 때까지 15분이 걸리진 않았고 대략 7~8분 정도 걸린 후 완성되어 나온 것 같다.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좋았고 주문받는 직원분도 하나하나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좋았다.





이렇게 먹기 좋게 두 조각으로 커팅 되어 나오는 게 일단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음식을 가지러 갈 때 나이프와 포크가 놓여있으니 필요한 사람은 거기서 가져오면 되고,
바로 옆에 케첩이랑 소금이 있으니 필요하면 원하는 만큼 그곳에서 덜어오면 된다.






나랑 남자친구는 둘이 각자 시킨 걸 반쪽씩 나누어서 두 가지 맛을 맛보았는데 위의 사진은 갈릭 버거다.
갈릭 버거는 향부터 마늘의 은은한 향이 느껴질 정도라서 둘 중 어떤 게 갈릭 버거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갈릭 버거는 잘게 썬 마늘과 특제 소스의 맛과 향을 더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메뉴라고 하는데,
진짜 그 말이 딱 맞는다고 느낀 게 호불호 없이 웬만한 사람들이 좋아할 맛인 것 같다.
많이 느끼하지 않고 특제소스에도 마늘향이 나서 그런지 입맛도 돋아주고 나쁘지 않았다.
남자친구는 두 가지 메뉴 중 갈릭 버거가 더 맛있다고 했다. 마늘의 향 덕분에 햄버거가 더 풍미 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나도 나쁘진 않았는데 뭔가 다른 곳에서 이것보다 더 맛있게 만드는 곳이 꽤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약간 어디선가 먹어봤던 익숙한 맛이어서 그런지 그냥 생각만큼의 맛이었다.





이건 내가 주문한 루트 66의 단면인데, 
루트 66 햄버거는 미국의 유명한 고속도로의 이름을 따서 지은 메뉴로 
스위스 치즈, 구운 양송이버섯, 구운 양파와 고소한 마요네즈가 입맛을 돋우는 인기 메뉴라고 한다.
설명에 나와있다시피 양상추 같은 그런 야채는 안 들어있어서 느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느끼한 거 잘 못 먹거나 금방 질려 하는 사람에겐 아마 이 메뉴는 맞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나는 뭐든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어서그런지 내 입맛에는 꽤 괜찮았다.
갈릭 버거보다 더 촉촉하고 양파도 잘 구워져서 맛있었고 나는 평소에 버섯도 좋아하는데, 버섯도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다.
나는 갈릭 버거보다 이게 더 맛있었는데,
남자친구는 각 토핑이 각자 노는 맛이어서 그다지 맛있다고 느끼진 못했다고 한다.



일단 햄버거에 들어가는 모든 음식들이 다 싱싱하고 깔끔하게 조리를 한 것 같아서 그 점에서는 좋았다.
 케첩이나 소금이나 나이프, 포크 등 원하는 만큼 내가 직접 가져갈 수있는 그런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모든 직원분들이 친절하셔서 좋았다. 
음식을 다 먹고 치울 때에도 도와주셨고 여기저기 필요한 것이나 뭐가 떨어져 있으면 바로바로 치우시고.


하지만 쟈니로켓 수제버거집의 햄버거의 단점을 말하자면 일단 내가 좋아하는 빵이 아니다.
빵이 약간 퍽퍽하다고 느껴지는 그런 빵이어서 목이 약간 멕힌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입맛이 짠 건지 몰라도 패티가 너무 싱거웠다.
나름 나도 저염식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너무 패티에 간이 안되있어서 나중엔 케첩 찍어서 먹기도 했다. 그 점이 아쉬웠다.
패티에 조금 더 뭔가 신경을 쓴다면 더 맛있는 맛이 될 것 같은데 아쉬웠다.
아 그리고 참고로 콜라는 우리는 각자 마실 생각으로 두 개를 시켰는데 한 개의 양이 굉장히 크고 많다. 
두 명이서 가면 꼭 한 개 시 키는 걸 추천한다.



인생 버거라고 하기엔 2% 모자라지만그래도 고속 터미널에 와서 한 번쯤 먹어보기엔 나쁘지 않은 쟈니로켓.
하지만 나는 재방문 의사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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