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생 땐 엄마가 500원을 주면 등교할 때 아침에 흰 우유에 타먹을 제티가루 하나 사고,
하교할 때 피아노 학원 가서 먹을 두세 가지 불량식품을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서 하나씩 까먹으면서 피아노 학원에 갔었고
중학생 땐 천 원이면 매점에서 소시지 빵에 피크닉 하나까지 딱 먹어주면 요즘 말로 소확행, 하루가 행복했었고
고등학생 땐 집에서 조금 걸이가 있는 학교에 다녔었는데 학교 끝나고 집까지 친구랑 걸어오면서 지나치는 닭꼬치 집에서 거의 매일 하나씩 사 먹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천 원으로 사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들이 많았고 웬만한 과자는 다 천 원이나 이하의 가격이었다.



하지만 요즘 편의점이든 마트에서든 500원으로 무언가를 사 먹을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특히나 편의점에선 500원으로 먹을걸 살만한 건 더더욱 찾기 힘들다.
아이스크림은 말할 것도 없고 과자는 기본이 천오백 원인 데다가 젤리도 웬만한 건 천 원부터 시작이다. (편의점 기준)









요 며칠 전 영화 보러 날이 좋아서 서울대 입구까지 걸어가다가 물을 사려고 GS25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요즘 새로운 젤리 뭐가 나왔나 하면서 구경하다가 우연히 젤리 하나를 발견했는데 단돈 500원이기에 한번 사 봤다.
리치 맛 & 레몬 콜라 맛이 있길래 두 가지다 사봤고 위에서 말하다시피 각 가격은 500원이다.





겉 표지 모양은 이렇게 생겼는데 겉 표지에도 리치 모양, 레몬 콜라가 그려져있어서 겉 표지만 봐도 맛을 예상하기 쉽다.
500원인 가격인 만큼 봉투 자체도 굉장히 작은 사이즈라 내용물도 많지 않을 거라고 예상이 된다.





왼쪽에 있는 색이 어두운 게 리치 레몬 젤리 콜라향이고 오른쪽 핑크색을 띠고 있는 게 리치리치 젤리인데,
리치 레몬 젤리 콜라향부터 먼저 말하자면 겉에 투명한 레몬맛 젤리가 둘러싸고 있고 내부엔 콜라 맛 젤리가 들어있다.
레몬과즙이 10% 들어있고 합성 콜라향이 0.1% 들어있다고 써져있는데 콜라를 넣은 건 아니고 그냥 콜라향만넣은 것..
그니까 그냥 아주 미세한 콜라향이 나는 레몬맛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리치리치 젤리 역시 같은 형식으로 만들어진 젤리인데 리치 맛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리치 레몬 젤리보다리치리치 젤리가 더 맛있었다. 
리치 레몬 젤리는 내 입맛에 뭔가 굉장히 인위적인 그런 맛이었고 리치리치 젤리는 그래도 리치 맛이 꽤 많이 나서 괜찮았다.
그리고 두 가지 젤리 모두 비타민C가 많이 함유돼 있다고 써져있다.



어쨌든 저렴한 가격에 산 거는 분명한데 예상은 했지만 내용물이 적어도 너무 적었다.
8알, 9알 들어있었다. 그냥 가격이 싸니까 딱 그 싼값만큼 들어있고 약간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맛은 평범했다.
식감은 마이 구미보다 더 씹는 맛은 적었고 그냥 정말 부드러운 젤리? 딱 한번 앞니로 씹으면 그 모양 그대로 썰리는 그런 젤리.

쫀득하기는 한데 탱글함은 적다.

한 번쯤 호기심에 사 먹어 볼 만은 하지만 나는 사재기해서 먹고 그러진 않을 것 같다.



마이구미가 어제 (04月12日) 부로 세븐일레븐에서 청포도 맛이 새롭게 나온다는 소식을 오래전부터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먹고 자라온 마이구미 포도맛을 좋아하기도 하고, 청포도도 좋아하니까 당연히 먹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고,
동네에 있는 온갖 세븐일레븐은 다 뒤져보았지만 어제는 구할 수 없었다.

 

현재는 마이구미 포도맛, 복숭아 맛, 오렌지 맛에 이어 청포도 맛이 나와있다.
사실 오렌지 맛도 아직 안 먹어 본 탓에 같이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녔던 동네 편의점들 어디에도 오렌지 맛 역시 구할 수 없었다.
복숭아 맛은 집 앞 슈퍼에서도 파는데 안 먹어봐도 무슨 맛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안 사 먹었었는데,
엄마가 나랑 동생 준다고 이거 먹어봤냐고 처음 보는 맛이라고 사 와서 먹어봤었는데,
복숭아과일이나 향이나 맛 모두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달아서 한봉을 앉은 자리에서 다 먹지 못했다.
하트 모양은 예쁜데 유독 왜 이렇게 달게 느껴지는지.. 그 후로 복숭아 맛은 한 번도 사 먹지 않았다.

 







오늘도 동생이랑 운동하는 길에 혹시나 해서 들어가 본 세븐일레븐.
설마 했는데 그곳에 이번에 새로 나온 맛인 청포도 맛이 있었다.
다들 많이 사 갔는지 몇 봉 남아있지 않았고 나도 한봉 챙겨왔다. 덤으로 오렌지 맛까지!

 

 

 


일단 청포도맛 먼저 얘기를 하자면 가위로 봉지를 열자마자 아주 상큼한 청포도의 향이 가득 났다.
굳이 코를 가까이 대어 맡지 않아도 충분히 느껴질 만큼 향이 진하게 났다.
향이 진하게 나기에 왠지 맛도 더 기대가 되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있다.
우리가 평소에 아는 그런 마이구미 포도맛의 모양에 식감까지 똑같지만 맛과 향이 한층 더 상큼하다.
이 젤리는 앉은 자리에서 한봉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상큼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좋아할 것 같다.
동생은 그냥 포도맛이랑 눈을 감고 먹으면 구별 못할 거 같다고 그랬는데 약간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쨌든 맛있다. 다시 사 먹을 의향도 많다.
마이구미 청포도맛의 가격은 천 원이고 페이스북에서 뭐 편의점에서 1+1 할인은 한다고 하는 피드를 봤는데 그건 거짓말인 것 같다.

 

 

늦었지만 오렌지 맛도 먹어본 기념으로 한 줄 쓰자면,
오렌지 맛은 특별한 맛이거나 향이거나 할 거 없이 평범했다.
그냥 우리가 아는 오렌지 맛에 향은 청포도만큼 진하게 나지 않았다.
동생은 약간 해열제 맛이 나는 그런 오렌지 맛이라고 그랬다. 나 역시도 오렌지 맛은 굳이 찾아서 먹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오렌지 맛은 gs25에서 구매했고 이 역시 가격은 천 원이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젤리 중에 맛있는 젤리를 찾기 꽤 어렵고 시중에 나와있는 것 중에서도 맛있는 게 손에 꼽는데,
오랜만에 내 입맛에 맞는 젤리가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적어도 나는 자주 사 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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