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먹을 때마다 새롭기도 하고 또 다른 평양냉면집과 비교해가며 먹는 재미도 쏠쏠한 평양냉면.
근래 몇 달간 평양냉면에 꽂혀서 종로에 주말마다 가서 점심 저녁으로 많이도 먹기도 했다.
하지만 평양냉면이 맛이 있는 건 정말 인정하지만 한 끼에 냉면으로 11,000~13,000원의 가격을 내기에 약간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두 명이면 많으면 26,000원까지도 나가는 아주 고급 지고 비싸다면 비싼 음식 중 하나이다.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다면 정말 2~3일에 한 번씩 먹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평양냉면으로 유명하다는 여러 맛 집들을 알아보다가 종로에 굉장히 저렴한 평양냉면집이 있는데,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절대로 맛도 저렴하지 않고,
이미 수많은 평양냉면 애호가들 역시 호평이 자자했고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모르는 사람 없다는 맛 집이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정하게 되었고 음식점 이름은 '유진식당'인데 역시 종로에 위치하고 있었다..

 

 

어제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비가 많이 내렸고 사실 그래서 종로까지 갈지 말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사실 유진식당만 가기 위해선 아마 종로까지 가지 않았을 텐데
멜론 Gold 회원 이상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대림미술관 전시회 이벤트를 보기 위해서 겸사겸사 오는 비를 뚫고 다녀오게 되었다.

 

 

     

 

 

종로 3가에서 나와서 지도 어플을 깔고 찾아가는데 골목의 안쪽에 있어서 찾기 조금은 어려웠다.
평양냉면은커녕 맛 집이나 뭐 있으려나? 하던 찰나에 줄이 밖에까지 길게 서있는 음식점이 딱 한군데 있어서 전긴가? 하고 봤더니 
그곳이 내가 찾던 유진식당이 맞았다. 
유명하다고 인터넷에 소문이 자자한 만큼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미 평양냉면집에서 거의 한 시간을 대기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맨 뒤에 가서 줄을 섰고 생각보다 대기가 금방 빠져서 20분 정도 기다린 후 입장하게 되었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밖에서 볼 때보다 장소는 더 협소했고 줄이 바깥에 길게 서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테이블 간격도 굉장히 적고 테이블도 많지는 않다. 가족단위로 5명이서 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자리가 너무 협소해서 먹는데 곤욕을 치르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뭐 어쨌든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만 나온다면 그래도 모든 게 용서된다고 생각했고 그래도 다행인 건 막 시끄럽게 떠들거나 그런 사람들이 없이 나름대로 조용해서 좋았다.
나는 장소가 넓어도 시끌벅적한 곳에서 밥을 먹는 건 더더욱 싫어하기 때문에 괜찮았다.

 

 

 


 

 

물냉면 2개와 돼지수육도 하나 시켰고 물냉면의 가격은 8,000원이고 돼지수육의 가격은 7,000원인데 
다른 평양냉면집에 비해 평양냉면도 그렇지만 돼지수육의 가격도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다른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냉면은 기본이고 수육이나 녹두지짐을 사이드로 시켜서 먹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주문하고 약 10분 정도 흐른 후 음식이 완성되어 나왔고 수육이 먼저 나왔다.
수육의 양은 그리 많지 않은 양이었고 따듯하진 않았다. 
원래 차게 먹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수육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한 개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고소하고 쫀득하고 누른 내 없이 맛있었다.
그러나 막 맛있다! 이건 아니었고 그냥저냥 평범하고 저렴한 가격에 나쁘지 않은 정도였다.

 

 

수육이 먼저 나오고 난 뒤 3분 정도 있다가 물냉면이 나왔고 처음에 물냉면 그릇이 작아 보이길래 
양도 별로 많진 않겠구나 했는데 의외로 다 먹고 나니 너무 배불렀다.
일단 맛있게 다 잘 먹었다. 내 기준에선 육수에서 육 향도 꽤 진하게 났고 많이 기름지지 않고 전혀 짜지도 않고 딱 담백하고 은은한 육향이 맛있었다.
전에 다른 평양냉면집에선 육수를 다 먹고 너무 짜서 하루 종일 물만 먹고 싶어서 고생을 했었는데,
여기는 정말 그런 거 하나 없이 아주 깔끔하고 맛있다. 또 다른 곳의 면보다 더 메밀 향도 진하게 느껴졌다.
또 지금껏 먹었던 평양냉면집에선 없던 고명을 처음 만났는데 오이가 올라가 있었다. 
오이도 그냥 오이가 아니고 절인 건지. 색이 달랐는데 면이랑 같이 싸먹으니 나름대로 잘 어울려서 맛있게 다 먹었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맛은 충분히 좋았고 육 향도꽤 진하게 살아있고 전혀 짜게 간을 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평양냉면집은 따로 있지만 그다음으로 맛있게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난 꽤 괜찮았다.
더구나 이렇게 저렴한 가격임에도 쌀, 고춧가루, 돼지고기는 국내산이라니! 
믿고 먹을 수 있는 집임에도 확실하다. 다음엔 또 어떤 새로운 평양냉면집을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유진식당의 평양냉면이 생각날 것 같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우래옥을 시작으로 평양냉면의 은은한 육향과 슴슴하고 깔끔한 국물의 맛에 눈뜬 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서울에 평양냉면 3代 맛 집이라는 곳은 전부 다 가보자 하는 생각에 3주 연속 우래옥, 을지면옥, 필동면옥을 도장 깨기 하듯이 다녀왔고
3代 맛 집중 제일 마지막으로 가본 곳은 어제 다녀온 '필동면옥'을 끝으로 3代 맛집 도장 깨기는 끝이 났다.
평양냉면을 나보다 더 먼저 접했고, 즐겨 했던 남자친구는 3대 맛 집을 나와 함께 3주 연속으로 먹더니
이제 당분간은 평양냉면 그만 먹어도 되지 않겠냐고 했다. 
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질릴 때까지 먹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어제 점심으로 먹고 온 '필동면옥' 후기를 시작해본다.
일단 필동면옥의 위치는 충무로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으슥한 골목의 끝에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찾아가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필동면옥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한시 반쯤이었고 한창 식사 시간은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석이었다.
대기하는 손님도 몇 있었는데 많지 않았고 우리가 한 세 번째로 줄 서서 기다렸고 대기한지 10분도 안 지나서 금방 입장하였다.








1층도 꽤 생각보다 자리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2층으로 안내하시길래 2층으로 올라갔고,
사실 2층 올라가자마자 느낀 점을 솔직히 얘기하자면 정말 시장통 같았다.
입장하자마자 보인 건 맨발을 의자에 올려놓고 음식을 먹는 사람이 제일 먼저 보였고,
운이 안 좋게도 우리가 안내받은 자리는 단체석 바로 옆의 자리였는데 단체석 사람들이 술에 취해서 아저씨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또 오른쪽으로는 아기를 데려온 애 엄마 둘이 있었는데 애들은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우리가 앉자마자 다른 자리가 났는데 거기로 가고 싶었지만 이미 또 다른 사람들이 올라와서 거기에 대기 중이어서 옮겨달라고 할 수도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먹었는데 아이를 데려온 어머니들은 거의 다 먹어갈 때쯤이었는지우리가 주문하고 면수가 나올 때 즈음 나가셨다.
휴 하지만 정말 바로 옆에 앉은 그 술 거하게 드신 분들은 우리가 오기전부터 있으셨고 우리가 나갈 때에도 술을 드시고 계셨다.



테이블 간격이 너무 좁아서 내가 남자친구랑 밥을 먹는 건지 아니면 그 술 취한 아저씨들과 밥을 먹는 건지,
남자친구랑 대화를 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대화에 집중이 전혀 안됐다.
단체석에도 2~3인 손님을 받을 거면 좀 테이블 간격을 더 떼주셨으면 좋겠다.
분위기가 정말 시장통이 따로 없었다.



내가 먹어본 우래옥, 을지면 옥중 제일 분위기는 별로였다.
우래옥에선 냉면 한 그릇에 13,000원이었어도 맛있고 맛도 맛이지만 정말 내가 냉면 한 그릇을 먹는데 대접받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고,
을지면옥에서는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오래된 할머니네 집에서 먹는 느낌의 냉면집에 사람들 다들 조용조용하게 냉면을 즐기는 분위기여서 좋았는데,
여기선 분위기고 대접받는 느낌이고 하나도 없었다. 정신이 없어도 너무 없었고 내가 냉면을 먹는 건지 옆 사람들이랑 같이 술을 먹고 있는 건지 원.. 
휴 일단 내가 갔을 때 느낀 '필동 면옥'의 분위기는 이랬고 이제 맛으로만 얘기해보겠다.





필동 냉면의 가격은 만 천 원으로 일반 평양냉면집의 냉면들의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도 물냉면으로 두 그릇 시켰고, 주문하자마자 면수와 냉면 무 절임이 나왔다.
처음에 평양냉면을 먹을 땐 면수를 왜 주지? 이걸 무슨 맛으로 먹지? 했었는데 이젠 이거마저도 이것의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주문한지 약 10분 정도 지나고 평양냉면이 완성되어 나왔고,
처음 받자마자 느낀 건 을지면옥이랑 비주얼이 너무 똑같은 것 같아서 신기했다.
또 고춧가루가 들어간 평양냉면을 선호하지 않는데 들어가 있었고 이것은 문제 되지 않았지만,

파가 올라가 있었는데  제대로 잘리지 않은 채로 올라가 있었다.
11,000원의 가격은 한 끼 먹기에 사실 저렴한 가격은 아닌데 아주 조금만 더 신경 써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결국 나는 파랑같이 곁들여 먹지도 못하고 그냥 데코로만 보고 먹지도 못하고 두고 왔다.
고명 자체는 올라가 있는 게 많이 없었다.



제대로 잘리지 않은 파를 보고 실망을 한 상태에서 국물을 먼저 한입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육향도 꽤 나고 무엇보다 짜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저번에 을지면옥에서 평양냉면을 먹고 난 후 짜다고 느꼈었고 그 후에도 물을 계속 먹어댔었는데,

여기는 먹을 때도 짜다는 느낌 없었고,
국물을 다 먹고 가게를 나온 후에도 입안이 짜다는 느낌보다는 깔끔하게 잘 먹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무엇보다 좋았다.
또 놀랜 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평양냉면집보다 면에서 메밀 향이 꽤 진하게 나서 좋았다.
비록 국물이고 면이고 처음엔 육향과 메밀 향을 많이 느끼고 먹지만 먹다 보면 그 맛에 익숙해져 버려서 나중엔 잘 못 느끼고 먹지만.
면에서 메밀향이 꽤 나서 좋았고 국물도 내가 먹어본 곳 중에서 제일 깔끔해서 좋았다.



분위기를 따지지 않고 맛만 본다면 정말 맛있고 좋았는데,
내가 앉은 자리의 주변 사람들 때문에 밥을 먹는 내내 신경이 다른 곳으로 가 있어서 사실 기분 좋게 먹진 못한 거 같다.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던 3代 평양냉면 도장 깨기 마지막 '필동면옥'.
아직까지 나의 최애 평양냉면집, 우래옥 찬양은 다른 평양냉면집 찬양으로 옮겨가진 못할 것 같다. 
당분간은 평양냉면 먹을 일이 조금은 줄어들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 나의 평양냉면 도장 깨기는 끝나지 않았다.
어쨌든 이번 주말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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