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때에도 게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초등학생 때 엄마랑 동생이랑 크레이지아케이드를 같이 2p로 하면서 신나게 게임하던 게 유일무이한 나의 게임이었고,
성인이 된 후에도 친구들과 어울리며 게임을 접할 기회는 많았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어쩌다 PC방에 가게 되어도 추억의 크레이지아케이드만 할 뿐 요즘 유행인 게임들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핸드폰 게임에도 퍼즐게임 정도. 단순 게임을 즐기는 편이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해 금방 질려 해버리기 일쑤였다.

 

 

재작년, 인터넷 기사를 통해 외국에서 'Pokemon Go'라는 게임이 출시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내가 어릴 때 만화채널에서 보고 자라서 그런지 추억이 많은 포켓몬스터를 게임으로 만든 거지만,
그 기사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사실 포켓몬고라는 게임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국내에 출시된다는 말을 봤을 때도 '뭐 그저 포켓몬을 잡는 게임인데 이 게임이 얼마나 흥할까?'라는 생각과 국내 출시된다 해도 나는 안 할 거라 생각했었다.

 






 

그렇게 2017년 1월경 포켓몬 고가 전국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고,
남자친구가 먼저 다운로드해서 본인이 잡은 포켓몬을 자랑하는 게 시작이 되어 나도 엉겁결에 다운로드해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선택한 팀은 미스틱, 처음으로 선택한 포켓몬은 꼬부기.

 

 

그 추운 한겨울에 보라매공원을 갔는데 (그때 보라매공원 포켓몬 둥지는 피카츄였다.) 그 큰 공원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거다.
다들 핸드폰 속에 있는 피카츄를 잡으려고 여기저기 걷고 멈추기를 반복.
너무 신기했다. 그 추운 날 집에만 있고 싶은 그런 날씨에도 사람들이 공원 가득하다니.
그렇게 그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나 역시 차가운 손을 호호 불어가며 열심히 피카츄를 잡으러 다녔다.
이렇게 많은 유저들이 있다는 것, 집 순이익 나를 집 밖으로 꺼내준 것, 똑같은 포켓몬을 잡아 진화를 시키는 것,
어릴 적 추억의 포켓몬스터의 포켓몬이 내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에 포켓몬고에 더 흥미를 느꼈고 꾸준히 해왔다.

 

 

추운 날 더운 날 따지지 않았고, 집에서 멀고 가까움 따지지 않았고, 산이고 어디고 따지지 않았다.
내가 없는 포켓몬의 둥지가 서울에 있다는 정보글을 보면 동생이랑 같이 가서 열심히 걸으며 잡아서 진화시키고..
지금은 어디에 어떤 희귀한 포켓몬이 떠 있는지, 그 포켓몬의 등급이나 레벨 같은 것들을 쉽게 알 수 있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좀 더 정보가 적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든 지금이든 나는 어디에 희귀 몹 이 떠 있는지 알 수 있는 어플이나 사이트 같은 걸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걷다가 희귀한 친구들이 나오면 '오! 개 이득'하고 잡는 게 알고 잡는 거보다 더 기분 좋기 때문인 것도 있고,
나는 포켓몬고 켰다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어플이나 사이트 켰다 껐다 그러는 게 귀찮기도 해서.. 비효율적인 건 인정.
(심지어 나는 게임에 현질을 전혀 하지 않았고 포고플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몇 개월 동안 1세대 항상 똑같은 포켓몬을 잡고 진화시키고 그런 나름의 막노동을 몇 개월 하기도 했고,
그땐 체육관 시스템도 자기 팀이 면 포켓몬이 겹쳐도 아무거나 올릴 수 있었는데 (10개까지)
해 비너스가 방어에 좋으니 다들 그것만 올리니까 뚜드려 패는 것도 금방 질렸고,
뭔가 다른 콘텐츠 없이 몇 개월을 항상 해오던 그것을 하다 보니 유저들도 정말 많이 빠졌다.
나 역시도 그때 약간 질리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나는 레벨 올리는 거에 맛 들여서 그런지 게임 그만둬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은 2,3세대까지 나와있고, 꽤 많은 전설들도 나이언틱에서 풀고 있고, 체육관 시스템도 많이 변화되었고,
시간별로 날씨 반영에 매달 커뮤니티 데이를 진행하고 있고, 포켓몬 하면 빠질 수 없는 이로치들에 뮤츠까지..
초창기보다는 많은 게 바뀌고 있다.
나도 그 변화들에 맞춰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 유일한 게임. '포켓몬 고'.

 

 

 

 

동네에서 전설 레이드를 할 때나 나름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파밍 장소에 가서 포고하시는 유저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레벨 40은 이제 거의 기본이고 심지어 부케도 키우시는데 다들 크렙이다.
나는 이제야 레벨 39 된지도 얼마 안 됐고 이만큼 하는데도 힘들었다고 포고에 부케는 절대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어떻게 그렇게 빨리 키우시는지,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분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하수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2017/01/25일에 처음으로 시작하였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평일 저녁, 주말에 걸은 게 벌써 2천 km가 넘는다.
일 끝나고 나 주말에도 집에 있는 걸 제일 좋아하는 나를 집 밖에서 운동하게 만든 게임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면, 요즘은 그냥 산책할 때나 운동할 때 켜서 하는 편.
아직 모든 메달이 금메달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 포켓몬 고를 하면서 생기는 나름의 목표(?)는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저 메달을 다 금메달로 채우고 싶다.

 

 

 

 

 

 

 

 

 

 

 

 

위에 사진은 그동안 나이언틱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전설을 풀어왔었는데, 내가 동네에 5성 알이 뜨면 잡은 것들이다.
지금은 5성 알에서 예전에 풀었었던 루기아가 다시 나오고 있고 예전에는 없었던 이로치 루기아가 적은 확률로 나온다.
내 동생은 거의 20판 이상을 해도 한 번도 안 나오는 루기아 이로치가 나는 몇 번 안 했는데 두 마리나 있다.
처음에 전설 포켓몬 나올 때는 그냥 한 마리씩만 가지고 있어도 되지 뭐. 라는 생각에 열심히 안 했었는데
지금은 적어도 6마리는 가지고 있자는 생각에 전보다는 레이드를 많이 하기는 하는 편이다.
그래서 프리저는 내 애정 캐릭터 중에 하나인데 딱 한 마리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또 요즘 나이언틱이 맛 들인 이로치 포켓몬들. 포켓몬고 얘기에 이로치 얘기가 빠지면 섭섭하다.
매달 커뮤니티 데이라고 해서 특정 포켓몬이 다량 발견되고 이로치라고 색이 다른 포켓몬이 확률적으로 나오는데,
특정한 날 하루, 제한된 시간에 진화를 시키면 새로운 기술을 얻을 수도 있다.
2월엔 미뇽이었고 3월엔 이상해 씨였는데 미뇽→신뇽→망나뇽으로 진화시키면 용성 군 스킬을 얻을 수 있었고
3월엔 이상해 씨→이상해 풀→이상해 꽃으로 진화시키면 하드 플랜트 스킬을 얻었고
4월 커뮤니티 데이엔 메리프가 나온다고 한다.
요즘 2km 알에서 이로 치 마자랑 뭐 여러 포켓몬이 나온다는데 아직 나는 알에서 나오는 이로치 하나도 얻지 못했다.
사탕만 2천 개 넘는 해골몽도 이로치가 없고 깜까미도비코도 없다. 나는 이로치 운은 딱히 없는 듯.
매달 짧은 시간 3시간이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로치를 얻기 위해 공원에 나와있고

그들과 말을 하지 않아도 이 게임을 하는 유저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끼면 그나마 아직은 할 맛이 난다.

 

 

첫 뮤츠를 잡을 때가 생각이 난다.
뮤츠가 처음 풀렸을 때 나도 빨리 뮤츠를 잡고 싶다는 생각과 매일 아침에 나도 뮤츠 레이드 패스권 줬나 눈뜨자마자 확인하고,
뮤츠 레이드 패스권을 받기 위해 레이드를 닥치는 대로 꾸역꾸역 했고, 첫 뮤츠를 잡을 때 수없이 많이 던져온 볼인데 손 덜덜 떨면서 던지던 볼.
하지만 동시에 뮤츠를 잡으면 왠지 포켓몬 고를 그만둘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왠지 그냥 디 엔드 콘텐츠 같은 느낌. 포켓몬의 끝판왕이 뮤츠니까 왠지 뮤츠를 잡으면 게임의 목표도 사라지는 것 같았는데
끝은커녕 뮤츠 레이드를 6번이나 했는데 매번 잡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다다익선 같은.. 하나 잡는다고 끝이 아니라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집 순이인 나를 집 밖으로 자연스럽게 나오게 만든 동기가 된 게임이자,
운동할 때 간간이 심심할 틈 없이 1년 3개월을 함께 한 포켓몬 고가 이젠 정말 애정 게임이 되었다.
4세대까지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때까지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할 것이다.
전보다는 열심히 걷고 잡고 진화시키진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걸을 것이다.
친구들 만나서 포켓몬고 얘기하면 '그 게임 아직도 해? 망하지 않았어?'라고 하지만 나의 애정 게임이다.
이쯤 되면 그만두고 싶어도 지금까지 해온 게 있어서 그만두지 못하는 의리로 하는 게임 같기도,,?
내가 이렇게 한 게임을 오래 할있다는 걸 알게 해준 유일한 게임.
어쨌든 포켓몬고 리뷰.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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