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생이 페이스북에 날 태그 하여 언급했길래 뭔가 했는데 
내용인즉슨 일본에서 유명한 '돈키호테' 같은 감성을 가진 쇼핑몰을 코엑스 스타필드에 오픈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 글을 보고도 별 감흥은 없었다. 
막 엄청 가보고 싶은 생각도 크게 안 들었고 가봤자 사람에 치이기만 할 뿐이니 나중에 코엑스에 볼일이 생겨서 가게 되면 그때 들르지 굳이 그것을 보기 위해 찾아가진 않을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제부터 장마가 시작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나랑 남자친구는 바깥 활동을 주로 즐기는 편이라,
비가 오면 걷지도 못하고 자전거도 못 타고 여러 활동에 제약이 커서 비가 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마침 어제부터 장마가 시작하여서 비도 오고 날도 습해서 실내에서 뭔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다가,
동생이 태그 했던 코엑스에 이번에 새로 오픈했다는 그 '삐에로쑈핑'이 생각나서 일단 출발했다.





우리는 한두시 반쯤 도착하였고 이때는 줄 서서 입장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구경을 다 마치고 나와서 한창 별마당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이 앞을 지나갈 때엔 약 다섯시쯤이었는데 그땐 줄 서서 입장하고 있었고,
그 줄이 꽤 길어서 놀랐다.)



입장하자마자 든 생각은 '사람 너무 많다. 괜히 왔나. 기가 빨리는 느낌이다. 뭐가 많긴 많네'.
진짜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제 막 오픈해서 많은 것도 있을 거고sns에 유명세를 치르다 보니 매장의 그리 큰 매장에 진짜 몇백 명이 거기 들어있는 듯했다.
매장은 B1, B2층 이렇게 구성되어있었고 가게의 규모는 생각보다 컸는데 물건 진열대의 사이사이를 굉장히 좁게 만들어놔서 그런지,
사람에 치여서 뭐 하나 구경하기도 힘들고 뭐하나 마음에 드는 거 보려고 내가 그 자리에 서서 보면 뒷사람이 지나가지를 못하니까 너무 불편했다.





사진을 많이 찍어오겠노라고 다짐하고 들어갔는데 사진은커녕 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1층엔 주로 각종 브랜드 들의 화장품과 미용제품들이 많이 보였고 옷과 명품도 팔고 있었다. (이 외에도 뭔가 굉장히 많다.)
여기에서 명품을 사는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명품 쪽도 구경하는 사람들은 꽤 많았고 생각보다 1층의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꼼꼼하게 구경할 틈도 없이 지하 2층으로 에스컬레이터 타고 이동했다.







일단 B2층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은 성인용품 파는 곳.
19금이라고 적힌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면 성인용품을 파는 곳이 나오는데 기사에서나 sns에서는 신분증 검사를 한다고 적혀있었는데
검사하는 사람 하나도 없었고 나도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었는데 이미 그 안에도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다 커플들이 가득 차 있어서 포기했다.
그냥 바로 앞에 있는 코스프레 의 같은 거 좀 구경하고 바로 다른 곳 구경했다.
B2층엔 각종 식료품 위주인 것 같았고 그 외에도 가전제품들도 있었고 뭐 말하자면 끝도 없을 만큼 수도 없이 많다.



음..

일단 말하자면 다이소보다는 확실히 종류도 많고 구경거리도 많았다.
명동에 다이소가 크게 생겼을 때에도두세 번 갔다 왔었는데 그때보단 구경거리는 더 많았다.
처음 보는 화장품들도 굉장히 많았고 모양이 특이한 립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되게 저렴하다고 하도 홍보해서 얼마나 저렴할까 하고 기대하면서 갔는데 생각보다 비싸다.
홍보한 것에 비해선 그렇게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상품들이 별로 없었다.
신기해서 구경하고 그러지만 가격적인 면에서는 크게 메리트가 없다고 느껴졌고 식료품들 역시 우리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서도 이 가격인 면 살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물건이 한둘이 아니었다.



뭔가 넓고 제품은 많은데 뭐가 어딨는지 너무 복잡하게 진열돼 있고 정신없이 배치돼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들 더운데 에어컨은 왜 이렇게 약하게 트냐고 사람이 많이 들어왔으면 더 세게 틀어야 하지 않냐고 자기들끼리 말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나도 역시 그 말엔 동의한다. 
아무리 넓은 공간이지만 사람이 밀집돼있으니 좀 덥다고 느껴지긴 했었다.






그리고 직원분들은 다들 뭔가 굉장히 바빠 보였고 나는 뭐가 어딨냐고 물어보진 않았는데,
계속 사람들이 '이건 어딨어요? 저건 어딨어요?' 여러 사람들이 물어봤는데 단 하나의 질문도 대답하지 못하셨다.
다 똑같이 '한 10분 돌아다니다가 안 보이면 없는 거예요.'라고만 대답하시던데..
넓어서 이 물건 저물건 찾을 수 없는 건 알겠는데 똑같은 사람한테 다른 사람  네다섯 명이 질문했는데 
진짜 영혼 없이 딱 저렇게만 말하니까 뭔가.. 좋아 보이진 않았다. 대놓고 '나도 몰라 귀찮아 네가 알아서 찾아' 그런 느낌.



심지어 우리가 젤리 하나를 사서 계산하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셀프계산대에 갔는데,
거기에 영수증이 다 떨어져서 어떤 젊은 남자가 영수증을 넣고 있었는데 
우리가 계산하려고 서있었더니 하는 말이 우리가 사려는 물건을 손가락으로 집으면서 '이거 그쪽 꺼?'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같았다. 
친절함하고는 굉장히 거리가 멀었고 친절함까진 바라지도 않았지만 굉장히 무례하다고 느껴졌다.
(계산하는 줄은 굉장히 긴데, 계산하는 줄에 비해 계산대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그리고 다들 뭘 주로 사는지 보니 주로 젤리나 과자 등 식료품을 많이 사는 것 같았다.)



2030대를 주로 공략한 잡화점이라고 하는데, 그 전략은 성공한 듯 보였다.
내가 갔을 때에도 주로 2030대가 쇼핑하고 있었고 여성 비율이 좀 더 많았다.
여기는 주말에 가면 진짜 발 디딜 틈없이 구경하기 힘들 것 같고 다음에 평일에 시간 내서 여유롭게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일본 여행 다녀왔을 때 기름종이를 사다 줬는데 그게 너무 좋아서 그게 이곳에 있다면 꼭 더 사고 싶다는 생각에 그것만 계속 찾아다녔는데,
사람에 치여서 지쳐서 결국엔 그냥 포기하게 되더라. 
평일에 가서 사람 좀 적을 때 가서 다시 여유 있게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찾아보고 싶었다.
시간 많이 남을 때나 집에서 가까우면 한 번쯤 가서 구경하고 이것저것 비교해보고 국내에 없는 신기한 물건들 보기엔 좋을 것 같은데, 
주말엔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내 모든 기(氣)가 빨리는 느낌.
한 번쯤 가보면 좋을 것 같다. 단, 주말에 갈 때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그리고 사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노래가 제일 생각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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