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기분 좋게 낙산공원에 올라가서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면서,
오늘 본 연극에 대해 서로 얘기도 나누며 내려오다 보니 낯익은 동네에 도착했다.
그 동네는 바로 벽화마을로 유명한 이화동 벽화마을이었다.
꽤 오래전 친구들이랑 벽화마을에 놀러 온 적이있었는데 그 이후로 한 번도 가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낙산공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렇게 마주하다니.
오랜만에 간 대학로에, 오랜만에 간 이화동 벽화마을까지. 감회가 새로웠다.





몇 년 만에 온 이화동 벽화마을은 예전과 다르게 더 많은 카페들과 공방들이 많이 생겨있었고,
더 많은 구경거리가 생겨있었고 여기저기 세련된 곳들도 많이 생겼고 그로 인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고 여기저기 어딜 찍어도 모두 다 사진이 잘 나왔다.
사실 위의 사진을 찍고 왼편에 있는 카페에서 맥주도 판매하기에 풍경 보면서 맥주나 한잔하자고 하며 들어갔었는데
사람도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도 마땅치 않았기에 내려가면 이런 곳 또 있겠지 하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카페들도 많이 보였고 카페랑 갤러리 랑 장소를 공유하여 장사하는 곳들도 있었다.
예전엔 이렇게 세련된 건물 자체가 없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될 줄이야..
어쨌든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동네가 흥하는 건 좋은 거란 생각이 듦과 동시에
동네 사람들이 자기 집 벽에다가 사람답게 살게 놔두라는 말과 벽화마을 반대했다는 말들을 보면서 또 그 사람들도 이해가 되었다.
북촌 한옥마을도 그냥 일반 사람들이 사는 집인데도 관광객들은 그냥 아무 집이나 문을 벌컥 열고 사진 찍고 나가고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도 많아서 곤욕을 치른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 이화동 벽화마을 주민들도 이런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꽤 많아 보였다. 그들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어쨌든 그렇게 길 따라 쭉 내려오면서 어디 카페든 들어가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에 제일 눈에 띈 카페에 아무런 정보 없이 들어가게 되었고,
그 카페의 이름은 '라디오 데이즈'였다. 
간판의 이름은 '라듸오 데이즈'였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라디오 데이즈'라고 적혀 있었다. 둘 다 맞는 거겠지?





  



내부엔 이렇게 멋진 사진도 걸려있었고 또 라디오 데이즈 카페의 취지와 맞게 오래된 라디오들도 여기저기 벽에 전시도 해 두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카페의 음료 가격은 아메리카노는 4,500원이고 나머지 음료는 모두 5,000원으로 통일이다.
주문을 하고 어딜 앉을지 고민하려던 찰나에 주문받아주시는 분이 2층이 지금 해가 질 때라서 풍경이 좋을 거라고 
올라가서 음료 마시면서 풍경도 보시라고 하기에 냉큼 계단 따라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고
그 말을 증명하듯이 정말 풍경이 좋았고 루프탑처럼 앞쪽에 6~7자리를 준비해 두셨는데 나와 남자친구는 그쪽에 앉았고
이렇게 앉을 자리도 많고 크고 분위기 좋은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별로 없어서 조용하게 커피와 풍경을 즐기기에 매우 적합했다.


  



카페에서 본 바깥 풍경은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평소에 마시는 커피의 맛보다 더 좋게 느껴졌다.
루프탑 카페는 처음으로 가본 거였는데 앞으로도 왠지 종종 찾을 것 같다.



이화동 벽화마을에 또 놀러 온다면 그때에도 꼭 이곳 '라디오 데이즈' 카페를 찾을 것 같다.
느긋한 노래와 조용한 분위기까지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는 아주 좋은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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