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책을 한두 권씩 사서 읽는다.
이번 달에도 읽고 싶은 책 두 권을 미리 생각해놓고 책을 사기 위해 사당역 반디앤루니스에 갔는데 두 권 모두 재고가 있다고는 나오지만 품절이라 하여,
부랴부랴 고속 터미널에 있는 반디앤루니스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렇게 고른 책 두 권 중 하나. 
제목은 '금요일엔 돌아오렴'.



미리 읽고 싶은 책을 고를 때 사실 이 책을 읽으면 며칠간 너무 슬픔에 빠져 살 것 같아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내가 슬픈 건 유가족들의 슬픈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그들은 몇 년간을 슬퍼했는데..
사실 내가 세월호 사건에 많은 관심은 있지만 관심이 있는 것에 비해 많은 정보를 알 고 있지 않은 것 같고,
내가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기에,
또 더군다나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정말 더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그들에 대해 좀 더 많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읽기로 결심하였다.








벌써 4년이 흘렀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
내가 기억하는 그때의 순간은 나는 아빠 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4년 전의 나는 대학생이었고 그날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평소에 나는 TV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땐 집에 아빠도 없고 아무도 없어서 무료하여 TV를 틀었고,
마침 어떤 예능이었는지는 이젠 기억은 안 나지만 재밌게 보면서 친구들이랑 카톡 하면서 누워있었고
갑자기 화면 아래쪽에 특보로 자막이 나와서 봤는데 배가 어디에 부딪혔는지 어쨌는지 서서히 침몰되고 있다고 나왔고,
심각한 건가 싶을 때쯤에 바로 전원 구조라고 나왔다.
그렇게 자막이 뜨기에 '아 다행이다 전원 구조되어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몇 분 있다가 또 자막으로 특보가 떴고 배가 침몰되고 있다고 전원 구조는 오보였다는 자막이 떴다.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고 그렇게 보던 예능이 중단되었고 뉴스로 넘어갔다.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거의 대다수는 내 동생 또래의 어린 학생들이었기에,
더 가슴이 철렁했고 또 즐거운 수학여행으로 한 아름 기대를 가지고 가는 그 어린아이들에게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뉴스특보는 점점 보면 볼수록, 날이 가면 갈수록 절망적으로 변해갔고 위에 사망자 숫자를 표시하고,
또 계속 아이들이 부모님한테 보낸 문자들이나 배 안에서 찍은 동영상 같은 게 뉴스로 나오고
배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는 선장의 방송에 분노를 하며 그 다급한 상황에서도 서로서로 돕고 그런 모습을 보며..
나라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텐데 어리지만 너무 대단하고 대견하다 생각했었다.



그렇게 우리나라는 정말 큰 슬픔에 빠졌고 벌써 4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월호 인양에 다른 여러 일들이 밝혀졌다고 하여도 침몰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나는 진실을 밝히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왜 그 어리고 아직 새싹일 뿐인 수많은아이들에게 그런 일들이 일어난 건지.



나는 그 이후로 배로 짧은 거리라 해도 안전에 의심부터 가고
지하철이나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정말 안전한 건지, 방송이 나오면 저 말을 얼마나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건지부터 의심이 간다.



어쨌든 이 책을 우연히 알게 되어 약 한 달간의 시간을 쪼개며 읽었다.
읽는 내내 울컥울컥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고 조금 더 유가족들의 이야기,
또 생전 아이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 사건으로 인해 그들이 잃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크다는 것.
가족을 잃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글로써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임엔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더 진실을 규명해주고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주려 했으면 좋겠다.
4년이 지났어도 지겹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 다른 사이트 뉴스 댓글에 이제 지겹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내 엄마, 아빠, 동생 등 가족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렇게 지겹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느끼는 것은 정말 많고, 또 평소에 생각하던 내 생각들도 많지만
세월호를 또 정치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이만 글을 줄인다.






나온 지는 좀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책을 늦었지만 읽게 되었다.
서점에 베스트셀러 코너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지만 왜 그동안 사서 볼 생각이 나 펼쳐볼 생각을 안 했는지,
심지어 내 이름도 김지영인데 왜 조금 더 호기심 있게 보질 못했을까.


어쨌든 늦게 읽었지만 읽길 잘했다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했다.

 


처음에 이 책에 호기심이 생긴 동기는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미리 보기로 몇 페이지를 읽었는데,
몇 페이지 사이에 내 엄마의 이야기와 너무 비슷한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흥미로운 책을 왜 안 읽었는지.. 바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얘기를 해보자면 엄마가 아빠를 만나 결혼을 했고 결혼 후 얼마 되지 않아 임신을 하셨다.
첫 임신에 너무 기뻐하였고 엄마는 아이의 성별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빠의 엄마, 즉 시어머니께서는 임신한 엄마를 보자마자 성별은 뭐냐고 하셨고 아빠가 장손이라 아들을 대놓고 바라셨다고 했다.
그렇지만 몇 개월 뒤 성별을 알고 난 뒤 여자아기라는 것을 알게 되어 시댁에 알렸고,
괜찮다고 둘째는 아들 낳으면 된다고 그러셨다고 한다.

그 첫째 여자아이가 지금의 나고 내가 태어났을 땐 큰아들의 첫째 딸이라고, 그래도 첫째여서 얼굴은 보고 이뻐해 주고 가셨다고 그랬다.
그렇게 1년 조금 뒤 두 번째 임신을 하셨고 태몽도 그렇고 태동이 심상치 않아 남자 아인 줄 알았는데,
여자아기가 태어났고 산부인과까지 오셔서는 아이를 낳자마자 성별만 확인하고 얼굴도 안 보고 그냥 가셨다고 한다.
그렇게 태어난 게 내 하나뿐인 여동생이다.
엄마가 바란 건 그저 그냥 성별과는 상관없이 축하한다,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였을 텐데.
내 동생은 태어나자마자 축하를 받아야 하는 속에서 이유 없이, 아니 여자라는 이유로 외면당한 거다.

 

 

그리고 작은어머니한테는 아들이 딱 하나 있는데 그 손주는 정말 어릴 때부터 매일 쫓아다니며 업어키우셨고,
매일매일 그 집에 가서 그 애를 학교고 학원이고 따라다니며 키우셨다.
우리보다 훨씬 어리지만 세뱃돈은 배로 많이 받았고 그런 복돈 때문에 내가 억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그러진 않는다.
그 애가 일을 저지르고 우리 탓이라고 거짓말하면 우리를 믿어주지도 않아서 우린 두세 배로 혼났다.
그런데 나와 동생은 한 살 차이 밖에 안 나고 외적인 것도 큰 차이도 없었는데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예뻐하셨고,
내 동생이 하는 모든 것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셨다.
아주 어릴 땐 나를 편애하고 동생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에 큰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머리가 크니 그 자체도 싫었다. 내가 둘째로 태어났고 또 '여자'로 태어났다면 내가 저런 일을 당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컸다.

 

 

우리 가족 모두가 친가 집에 명절 때 가면 아들 못 낳은 죄인지, 같은 며느리여도 우리 엄마만 두세 배 이상으로 일시켰고,
이젠 몇 년 전인 지도 기억나지 않는 명절 어느 날엔 며느리라곤 두 명뿐인 집에 한 명이 빠지면 타격이 큰데,
엄마가 심한 감기에 걸려 밖에 나가는 거조차 힘들어하셨는데 한 명이 빠지면 한 명이 힘드니까 빠질 수 없다고 하여,
우리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음식 장만하러 가셨는데,
정작 작은어머니는 두통 때문에 못 온다고 하여 그렇게 아픈 와중에 혼자 이틀 동안 모든 음식 장만에 가족들 식사에 설거지에 후식까지 챙기셨고
그 후로 집에 와서 며칠을 앓아누우셨다.
우리 엄마는 아파도 일해야 하고, 작은어머니는 두통 때문에 못 온다고 해도 쉬라고만 말씀하시는 건지.
지금은 그게 왜 그런지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넘기지만 그때는 엄마가 아들을 낳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런 거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날 너무 화가 나서 내가 엄마한테 난 이제 친할머니네 집에 안 갈 거라고 큰소리쳤고 그 후로 아빠 빼고 아무도
한번도 가지 않았다.

맞서기보다 그냥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후에도 사실 우리 집에 찾아와서 막말을 하던지 친가 쪽 가족들이 다 와서 집안 분위기를 망쳐놓는다던지 아주 많은 일이 있었는데,
막말 중에 기억에 제일 크게 남는 건 엄마한테 할머니가 '네가 여자니까 참고 살아라', '여자는 원래 숙이고 사는 거야'.
진짜 기가 막혀 어떠한 말도 안 나오는 말이다. 세상에 이렇게 거지 같은 말도 있을까 싶다.
이때의 일들은 언제 생각해도 혈압이 오른다.

 

 

어쨌든 내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다시 책 얘기를 하자면,
이런 일들을 내가 보고 듣고 겪은 게 있어서 그런지 이 책의 앞쪽의 미리 보기를 우연히 인터넷으로 먼저 보았는데 당최 우리 엄마 얘기 같고,
그냥 지나칠만한 책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내 제일 주변, 가족의 이야기 같아서.

 

 

책 어느 한순간도 공감이 가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처음엔 우리 엄마 얘기 같아서 읽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내 미래 얘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여자로 살아가는 게,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알게 모르게 차별을 겪으며 살고 있고 또 그 사실을 나도 느끼며 살고 있었는데,
미래에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도 이렇게 힘든 일들을 내가 겪을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누군가는 오늘, 어제, 과거에, 혹은 당장 내일 먼 미래에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책을 읽을수록 현실이 이렇다는 것에 답답했고 내 미래도 이 책 속에 김지영 씨와 비슷할 것 같아 두렵기도 했다.
또 과거와 현재는 많은 게 달라져 있는데 우리들의 인식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내 주변 가족에게는 물론이고 친구들이 책 추천해달라고 하면 이 책을 먼저 추천해주고 싶다.
물론 읽으면 즐거워지거나 행복하게 읽을 책은 아니지만 여자라면 아니 남자여도 꼭 한 번은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에 페미니스트나 페미니즘이 항상 따라붙는데,
페미니스트나 페미니즘에 관심이 적더라도 그냥 이 책이 나의 미래 얘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주변 얘기일 수도 있으니까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나도 책을 먼저 읽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

 







아무튼 벌써 올해 7권의 책을 읽었다. 비록 여기에 적은 건 이제 네 권뿐이지만,
올해 읽은 책 중 best3위 안에 들 정도로 아주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선뜻 선물해주고 책에 있던 내용들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남자친구에게도 고맙다.
(하지만 남자친구도 이 책을 꼭 읽어보면 더더욱 좋겠다.)

 

 

 

 

 

 

요즘엔 또 어떤 책들이 많이 나왔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한 번이라도 더 뒤적여 보는지 궁금해서 거의 일주일에 3~4번 가는 서점을 간다.
별다르게 살게 없어도 그냥 간다.

 

 

저번 주 역시 서점에 갔고 에세이 책들을 정돈 해둔 코너에 갔는데 너무 귀여운 책 겉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티브이에서 보던 애니메이션. 그만큼 친숙하고 우리 주변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캐릭터가 표지라니.
안이 너무 궁금했지만 모든 책이 다 포장이 돼있었던지라 볼 순 없었다.

 

 

토요일, 남자친구랑 신림역에 있는 포도몰에 영화를 보기로 하여 가는 길에 영화관 아래층에 반디앤루니스가 있길래,
사고 싶은 책이 있다고 하니 보여달라고 하길래 발걸음을 서점으로 향했다.
보여주자마자 바로 그럼 자기가 사준다고 하며 바로 그 자리에서 선물을 받았다.

 







 

예전엔 책 선물 받으면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는데, 요즘엔 책 선물 받는 게 화장품 선물 받는 것보다 더 좋다.
한 책을 다 읽고 또 한번 더 읽고, 같은 책이어도 힘들 때 읽는 것과 기쁠 때 읽는 책이 주는 느낌은 천지차이이고,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고 기분도 한결 나아지기 때문이다. 나이들은 건가..
어쨌든 그렇게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선물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겉 표지는 이렇게 귀여운 곰돌이 푸가 날 향해 웃고 있는 거 같은 모습인데,
아마 다들 서점에서 이 책을 본다면 겉표지가 너무 귀여워 한 번씩 들었다 놨을 것 같다.
책의 위쪽을 보면 그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여러 색들이 엉켜있다.
선물 받자마자 뜯어서 안을 확인해봤는데 예상했던 대로 그림이 많았고 글보다 그림에 조금 더 힘을 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그림과 짤막한 글들로 구성돼 있는 책이고 글이 짧게 있어서 그런지 읽는 데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글이지만 읽고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어릴 땐 아무 생각 없이 보던, 그저 착한 곰돌이 푸와 친구들이 어울려 숲에서 지내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곰돌이 푸가였는데,
지금 어른이 되어서 보니 명언들이 왜 이리 많은지.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되게 긍정적이고 남에게 관대하고 친절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후에 사회에 던져지고 많은 일들과 사람들을 겪다 보니 긍정적이던 나는 사라진지 오래며,
남에게도 나에게도 관대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린 나를 발견했다.
어떠한 말들을 들어도 남에게 공감하지 못했다. 아니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나도 힘든데 다른 사람이 힘든 것까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생활을 하다 보니 '내가 왜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내가 처해있는 상황은 왜 이럴까. 나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땐 내가 힘든 이유를 찾을 땐 항상 내 탓이 아닌 남탓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그때의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과 내가 그때 왜 그렇게 변해버렸을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후반 즈음에 공감하는 내용과 반성하게 되는 글이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 [다른 사람을 탓하고 있으면 부정적인 마음 때문에 기분만 더 가라앉을 뿐이지요.]라는 말이 있었다.
맞다. 나는 내가 힘든 원인을 남에게서 찾으려 했고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점점 더 커져 긍정적인 내 모습은 자취를 감추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만든 원인은 사실 나에게 더 많았던 건데 말이다.

 

 

책에선 행복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도 나도 '나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행복이 근사하고 멋지면 물론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책엔 [근사하지 않고 작은 행복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행복이 된다.]라고 써져있다.
나는 항상 내일의 행복, 일 년 뒤의 행복, 먼 미래의 행복만을 바라며 현재에서의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잊고 걱정과 고민 속에서만 살아왔다는 걸 느꼈다.
스스로 나쁜 기억 속에 갇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현재도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것들을 다 놓치고 살아온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과거의 나쁜 기억에 나를 가두지 않고 건강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작은 행복에도 기뻐하는,
조금 더 도전적이고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지고 싶은 책이다.
나에게는 위로가 많이 된 책 중에 하나가 되었고 앞으로 힘들 때 손이 갈 것 같은 책.

 

 

에세이 책을 읽고 싶은데 글이 너무 많아서 책을 끝까지 다 못 읽고, 그림이 많은 책을 선호하는 사람들,
인터넷에 위로받을 수 있는 글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곰돌이 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짧은 글들이지만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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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여기에 처음으로 글을 쓰고, 내가 쓴 글을 읽고 또 읽고 한지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월은 짧아서 그런지 되게 빠르게 지나가버린 거 같다.
사실 다른달에 비해 고작 2~3일 차이인데 왜 이렇게 매년 2월은 빨리 흘러가버릴까.


월 15일은 내 생일이었다. 매년 생일 때면 항상 나를 축하해주는 친구는 많지만, 진정 만나는 친구는 많지 않다.
고등학생 때 정말 순수하게 '친구'라는 것에 아무런 의심 없이 지낼 수 있었던 때에 만난 나의 제일 가깝고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있는데,
그 친구는 매년 내 생일 때 즈음이면연락 와서 만나자고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생일 즈음에 연락이 왔고, 생일 전날 만난 친구가 건넨 건 의외의 선물 책이었다
.








제목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평소 심심하면 서점에 들르는 편인데, 가면 베스트셀러 진열해 놓은 곳은 항상 먼저 보는데 거기서 항상 보이던 책이었다.
관심이 있던 책을 선물 받아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친구도 에세이 책을 좋아한다고 그랬다.
오랜 친구지만 이런 공통점은 처음 알게 되어 더 기분이 좋았다.


처음 책을 읽을 땐 하루에 조금씩 나눠서 읽어야지 했는데, 하루에 다 읽고 다음날에 한번 더 읽었다.
처음 에세이를 접하는 사람들이나, 가볍게 읽을 책을 고를 때 아주 적합한 책이라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요소도 많고, 한 챕터가 그렇게 길지 않아 나같이 집중력이 약한 사람도 한 번에 다 읽기도 딱 좋고 내용 역시 부실한 면이 없어,
정말 베스트셀러가 괜히 베스트셀러가 아니구나 싶은 책이다.


진짜 나로 살기 위한 것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진짜 나를 위한 인생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부터 나는 나 자신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더 중요시 여겨왔다. '그래 내가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상대방이 좋아하면 이것쯤은 감내하지 뭐,'
항상 그런 식으로 넘겨왔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그렇게 내가 나름의 배려를 한 것에 비해 돌아오는 것은 배신들이나 상처받는 일들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그냥 혼자 참고 삭히고 그랬지만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나는 나 자신보다 상대방의 무언가를 더 중요시 여겨주었고 나 자신의 감정을 더 작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 모든 이에게 억지로 친절함을 베푸는 것이 또 그들에게 이해받으려고 애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그 사람들은 그저 내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인데 상처받진 않았었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것을.. 내 감정이 제일 중요한 것이었는데 과거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누구를 위해 배려한 것이고 살아왔나 반성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벌써 내나이 26,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나의 주관을 가지려고 노력할것이고 주변에서, 세상의 정답에 흔들리지 않고 조금 더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일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사람, 밝지만 가볍지 않은 사람" 이 되고 싶다.



어른이라는 말은 어렵다. 이것은 이 책을 읽어도 어렵고 생각한다.
나이는 어른이라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릴 나이이지만.. 과연 나는 어른인가? 사실 어른이고 싶지 않았다.
어른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책임감이 너무 크게만 느껴져 피하고만 싶어 지내온 게 벌써 2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책 마지막쯤에 '그러니 먹고살기 위해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지겨움이든 불안함이든 견뎌야 한다. 아직 어른이고 싶지 않다 해도
우리의 부모님이 그랬듯 그렇게 어른인 척하면 어른이 된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앞으론 조금 더 어른이라는 말에 어울릴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른'이 두려운 모든 사람들과 내가 주인공이어야 하는 내 인생의 주체를 다른 누군가로 맞춰있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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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책이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 자신의 취미나 흥미에 대해 매년 써서 선생님께 제출하는 숙제가 있었는데, 그땐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읽지도 않았으면서 취미에는 책 읽기라고 써서 냈었다.(왜 그랬는지는 음.. 나도모르겠다. 딱히 나는 취미가 있지 않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초등학생에게 취미가 뭐냐고 묻는 것에 자신의 취미가 확실히 이것이다 말할 수 있는 그런 학생이 몇이나 되겠느냐.. 제일 만만한 게 그저 독서였을 뿐..) 독후감 숙제를 내주는 방학숙제는 더더욱이나 싫었다.
그렇게 중고등학생 때엔 국어시간이나 문학 시간에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수많은 수필, 소설들에 따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더더욱이나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되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는 친구들을 보면서 전공서적이나 교양서적을 읽고 배우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

 


오래는 아니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눈치 보며 살아가기(버티기라는 말이 더 옳을 것 같다), 분명 아닌 일에 맞는다고 밖에 할 수 없었던 일들, 부당한 일을 당하는 주변인들과 그게 언제 나의 일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내가 느끼는 감정들에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없었던 일들, 슬프고 우울하지만 그 감정들을 어디서도 들어낼 수 없어 혼자만 앓고 감정 해소를 못했던 일들, 갑과 을이 분명한 사회에서 처음으로 겪는 '을'의 입장이란 내가 생각했던 일보다 더 만만치 않았고, 어느 날 내가 생각했던 '김지영'의 모습은 사라져 있는 것 같았다.

 


분명 나는 웃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에게 쓸데없는 농담 따먹기라도 하며 웃겨주길 좋아하고 그들이 웃는 것에 행복을 느끼던 사람이었다. 누가 봐도 아닌 일에 남들이 다 눈치 보며 수긍할 때 "죄송한데 제 생각에는 ~점이 아닌 거 같습니다. ~게 바꾸는 게 어떨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 덕에 주변에 친구들도 어느 누구 부럽지 않게 많았었고 (거의 전교생이랑 친구였다.) 그 친구들이랑 어울려 내는 것을 좋아하던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물론 내 생각도 있지만, 대다수의 친구들의 의견도 반영된 것이다.)


 

그런 내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눈치 보며 행동하고, 부당한 일을 겪는 동기들을 봐도 이건 아니라고 말을 못하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 너무 힘들었다. 점점 이렇게 소극적이고 억지로 웃으며 수동적으로 변하는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가 너무 힘들었다. 이런 점들을 내 주변 사회생활을 30년가량 한 제일 최측근(?) 엄마한테 말을 해봐도 돌아오는 답은

"그게 사회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있어도 가만히 있어야 하고 참아내야 하는 거다. 엄마는 몇십 년을 그렇게 해왔다. 세상에 자기표현 다하고 부당한 일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사람 어디 있겠느냐. 조금만 더 참고 버티면 그 시기가 지나갈 것이고 그게 다 경험이 되는 거다."

..엄마의 말도 맞았다. 틀린 말이 하나 없어 다 수긍하고 말았다. 하지만 진정한 위로가 되지는 않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불과 몇 달 전 요즘 시간 여유가 아주 많은 나는 그냥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조금 아까운 것 같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상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서 만화책이나 그림뿐인 여행책이나 아주 글씨가 큰 책이라도 좋으니 조금씩 책 읽는 것에 흥미를 가져보자고 생각하고 갔다. 책을 쭉 둘러보며 어떤 책을 읽으면 내가 책에 흥미를 좀 붙여볼까 생각하며 이 책 저 책을 봤다. 나는 보통 책을 볼 때 책 맨 뒤표지를 보거나 중간에 한두 페이지 읽고 마음에 와닿는 글이 있으면 빌리거나 본다. 그렇게 그날 빌려온 책은 총 두 권이었고,두 권 다 에세이 종류의 책이었다. 



다행히도,두 권의 책을 읽고 책에 대한 흥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기기 시작했고, 다음 책은읽어볼까 하다 위메프에 우연히 특가로 뜬 중고서적 판매 딜은 보고 여기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사볼까 하던 차에 제목이 [울어야 한다, 울어야 산다]였다. 제목이 특이하네 '이것도 에세이 책이구나'하고 '그래 요즘 에세이 책 읽는 것에 조금 흥미가 생겼으니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딜에 책에 관한 설명이 아주 간단하게 써져있던 그 말을 보자마자 이건 사야 해(!)라는 마음이 바로 들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책이 와서 보니 그 간단하게 써져있던 설명은 책 뒤에 쓰여있는 작가님의 한마디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참는 용기가 아니라 우는 용기]-어쩌면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눈물을 감추도록 강요받아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어머니배 속에서 세상으로 나올 때 처음으로 한 것이 울음을 터뜨리는 것 아니었던가? 울지 않고 태어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울며 태어났음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살면서 우리는 출생의 고통보다 더 큰 고통과 마주하면서 마음껏 울지도 못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참는 용기가 아니라 우는 용기다. 힘들 때마다 찾아온 천사가 속삭인다. "울어야 한다, 울어야 산다."



뒤표지 말만 수십 번 다시 읽고 읽었다. 책을 다 읽고도 이 뒤에 쓰여있는 이 말을 계속 되새겼다. 매 챕터를 읽을 때마다 내가 힘들었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행동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때의 상황을 내가 다시 겪는다면, 그때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조금은 스스로가 편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할 만큼 생각하는 게 많아지는 책이었다. (말 그대로 힐링?)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의 3할은 나에게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남들에게는 관대하면서 나 스스로에게는 엄격했었고, 내 스스로의 슬픔이나 힘듦이라는 감정은 철저히 무시하고 울지 않았다. 상사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지적했을 때 회사에서 우는 것은 남들 눈치가 보여, 또 다른 사람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울지 못했다. 집에서는 엄마와 동생이 걱정할까 봐 울지 못했다. 혼자 생각하고 앓았고 남들에게 걱정 끼치는 게 싫어 자신을 벌하고 있었던 것이다. 슬픔이라는 감정도 충분히 느끼고 해결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안 하고 속으로만 감내하려다 보니 그 감정들이 커져서 어떤 누가 위로의 말을 해준다 한들 와닿지 않는 것이었다. 위로를 받고 싶다면 그 위로에 내가 충분히 감사할 수 있는 상태인지, 그 진심을 나 역시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인지를 분명히 했어야 했는데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면서 위로만 무작정 받고 싶어 했지 않았나 싶었다. 내 감정이 화남이든, 슬픔이든 그것을 충분히 느끼고 배출하여 뒤끝이 없게 만들어야 하고내 스스로를 너무 조여매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떤 누구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않는다. 나는 제일 중요한 나 자신을 잊고 살진 않았던가ㅠㅠ

..앞으로 같은 실수는 안 할 거다.


 






에세이 책들은거기서 거기, 혹은 그냥 뭐 부족함 없이 (스트레스 없이) 큰 어른들의 이야기를 쓴 책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세 권을 읽으며 각각 내가 느끼는 점이나 깨닫는 점 배우는 점이 달랐다. 또 이 책에서는 그때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 또 저책을 읽으면 다른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 각 세 권을 읽으면서 다 각기 다른 과거를 회상하게 되었다. 그때의 풀지 못하고 지나갔던 아픔들이나 생각들을 이제 와서 아 그때의 감정이나 행동들 생각들이 이런 것들이 잘못된 거였고 또 이렇게 생각하면 좀 더 내 스스로가 편하지 않을까? 그게 무엇이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주체는 나. 주인공은 나다. 이런 생각들도 많이 하게 되었다. 남의 시선에 맞춰 행동하는 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평생을 생각하지 못 했던 것들을 이렇게 단 몇 달간에 생각하게 되고 깨닫게 되니 에세이 책을 그저 여유 있는 사람들이 쓰는 책이라고 생각했던 편견이 깨졌다.


그런 기념으로 앞으로 한 달에 한 권씩 2~3권의 에세이 책을 읽고 여기에 이렇게 독후감처럼 쓰는 게 짧은 3개월 동안의 목표이고 그 후엔 에세이가 아닌 다른 소설이나 수필, 비소설에도 흥미를 붙여보는 게 목표다. 처음으로 해보는 블로그 활동이지만 아무도 안 읽어도 좋다. 그저 자기 자신의 만족감과 내가 책을 읽고 느끼는 것들, 보고 느끼는 것들을 적고 싶어서 시작한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첫 번째 글이 독후감이라는 것부터가 나에겐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적어도 한 번은 귀찮아하지 않고 내 생각을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일을 내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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