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삼선 간짜장의 신세계에 발을 들인 남자친구는 이번 휴가 때 꼭 먹고 싶은 게 하나 있다면 삼선 짜장면이라고 대답하였다.
사실 나는 그냥 짜장면이랑 간짜장의 큰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해서 항상 어느 짜장면 집에 가더라도 짜장면만 시킨다.
어쨌든 오늘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가는 김에 종로에 미리 가서 그렇게 먹고 싶다던 삼선 짜장면을 먹고 블로그도 좀 쓰려고 충무로로 향했다.
종로는 거의 제2의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없이 많이 다녔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종로에서 짜장면을 사 먹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삼선 간짜장을 파는 짜장면 집을 알아보려고 검색창에 충무로 짜장면을 검색했더니,
충무로 뿐만이 아니라 종로, 크게는 서울에서까지 유명한 짜장면 집이 충무로에 두 군데가 있는데
그중 한 군데는 삼선 간짜장이 정말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설명이 되어있었고 우리 역시 삼선 간짜장이 목표로 가는 것이어서
두 개 중 한 군데인 '동방명주'로 향하게 되었다.
동방명주의 위치는 충무로역 4번 출구에서 거의 코앞에 있는데 한 10~15발자국만 움직여도 충분히 발견할만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큰길에 있어서 더 찾기 쉬었고 12시 반쯤에 도착했는데 거의 90%의 자리는 차 있었고 다행히대기 없이 우리도 착석하게 되었다.
대략적으로 면과 밥류의 가격대는 만 원 이하로측정되어 있었고 보통 8,000~9,000원 사이였다.
남자친구는 삼선 간짜장을 시켰고 나는 그래도 제일 기본을 먹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냥 짜장면을 선택했고
검색해봤을 때 군만두가 그렇게 맛있다고 다들 극찬하길래 군만두도 시켜봤다.
짜장면의 가격은 5,500원인데 군만두의 가격이 7,000원이라니.. 약간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짜장면보다 더 비싼 군만두라.. 얼마나 맛있길래 군만두가 7천 원이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주문한 총 음식의 값은 20,500원이다.
그리고 앉자마자 김치와 양파, 단무지가 나왔고 뭐 여기까지는 일반 다른 짜장면 집에도 이렇게 주니까 큰 감흥은 없었는데
늘 눈도 왔고 추웠는데 뜨끈한 쟈스민 차가 같이 나와서 마시니 차가웠던 몸도 녹는 것 같고 향도 좋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짜장 소스가 면 위에 올라가 있는 게 내가 주문했던 짜장면이고 소스가 따로 나오는 게 남자친구가 주문했던 삼선 간짜장이다.
일단 제일 기본인 짜장면을 얘기하자면 소스의 맛이 굉장히 달다.
뭐 사실 어떤 짜장면 집을 가도 짜장면은 다 좀 단 음식이긴 한데, 좀 더 달았다. 그리고 먹을수록 느끼했고 면이 너무 불어서 떡졌다.
너무 불서 그런지 후루룩 넘어가지 않고 뚝뚝 끊기는 그런 정도의 면이었고 소스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집 근처에 기사식당에서 짜장면과 우동을 판매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 짜장면의 가격은 4,000원인데
음 그곳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끼리도 너무 불어서 떡져있었고 사실 맛도 그렇게 뭐 여기를 이 짜장면을 먹기 위해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 든다.
특색 없는 그냥 딱 그 정도 가격의 짜장면이었다.
하지만 삼선 짜장면의 맛은 달랐다.
기대 이상으로 더 맛있었고 그냥 짜장면은 너무 달고 느끼한 것에 비해 살짝 매콤하고 해물이 들어가서 맛이 차지다.
해물은 새우 위주로 많이 들어가 있었고 들어간 양파나 각종 야채들은 잘 볶아져서 아주 맛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면이 좀 불었다는 느낌은 있었다.
그냥 짜장면을 먹으러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지만, 삼선 간짜장을 먹기 위해선 한 번쯤은 다시 와볼만한 맛이었다.
8천 원의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군만두 얘기를 하자면 내가 태어나서 먹어본 짜장면 집의 군만두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비록 겉에 만두피가 너무 두껍다는 느낌은 있지만 만두소에 들어있는 고기가 아주 맛있었다.
약간 이수역에서 파는 고기튀김의 맛도 나는 것 같았다. 느끼하기만 한 만두가 아니라 약간 후추 맛도 나기도 하고.. 맛있었다.
하지만 군만두도 아쉬웠던 점이 있었는데 군만두의 크기가 다른 일반 짜장면 집에서 파는 것보다 하나하나가 굉장히 큰 편인데 그게 다 만두피의 두께라는 것.
만두피는 굉장히 두꺼운데 속은 그에 비해 부실하다. 맛은 굉장히 좋았는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
그래도 짜장면 거의 절반을 남겨도 군만두는 너무 맛있어서 남기지 못할 정도로 맛은 정말 좋았다.
이래저래 아쉬웠던 게 음식마다 꼭 한 개씩은 있었던 짜장면 집이었다.
오랜 전통도 있고 이 동네에서 유명한 짜장면 집이라서 그런지 지층, 1층, 2층까지 손님이 모두 다 꽉 차 있었다.
어떤 할머니는 계산하고 가면서 계산 받는 아주머니에게 저번에는 짜장면이 너무 맛없어서 다 남겼는데 오늘 짜장면은 맛있네!라고 하셨는데
내 입맛엔 오늘도 별로라고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한 번쯤은 다시 방문할 수도 있을 거 같은 동방명주!
근데 막 엄청 다시 생각나고 그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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