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또 어떤 책들이 많이 나왔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한 번이라도 더 뒤적여 보는지 궁금해서 거의 일주일에 3~4번 가는 서점을 간다.
별다르게 살게 없어도 그냥 간다.
저번 주 역시 서점에 갔고 에세이 책들을 정돈 해둔 코너에 갔는데 너무 귀여운 책 겉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티브이에서 보던 애니메이션. 그만큼 친숙하고 우리 주변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캐릭터가 표지라니.
안이 너무 궁금했지만 모든 책이 다 포장이 돼있었던지라 볼 순 없었다.
토요일, 남자친구랑 신림역에 있는 포도몰에 영화를 보기로 하여 가는 길에 영화관 아래층에 반디앤루니스가 있길래,
나 사고 싶은 책이 있다고 하니 보여달라고 하길래 발걸음을 서점으로 향했다.
보여주자마자 바로 그럼 자기가 사준다고 하며 바로 그 자리에서 선물을 받았다.
예전엔 책 선물 받으면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는데, 요즘엔 책 선물 받는 게 화장품 선물 받는 것보다 더 좋다.
한 책을 다 읽고 또 한번 더 읽고, 같은 책이어도 힘들 때 읽는 것과 기쁠 때 읽는 책이 주는 느낌은 천지차이이고,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고 기분도 한결 나아지기 때문이다. 나이들은 건가..
어쨌든 그렇게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선물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겉 표지는 이렇게 귀여운 곰돌이 푸가 날 향해 웃고 있는 거 같은 모습인데,
아마 다들 서점에서 이 책을 본다면 겉표지가 너무 귀여워 한 번씩 들었다 놨을 것 같다.
책의 위쪽을 보면 그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여러 색들이 엉켜있다.
선물 받자마자 뜯어서 안을 확인해봤는데 예상했던 대로 그림이 많았고 글보다 그림에 조금 더 힘을 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그림과 짤막한 글들로 구성돼 있는 책이고 글이 짧게 있어서 그런지 읽는 데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글이지만 읽고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어릴 땐 아무 생각 없이 보던, 그저 착한 곰돌이 푸와 친구들이 어울려 숲에서 지내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곰돌이 푸가였는데,
지금 어른이 되어서 보니 명언들이 왜 이리 많은지.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되게 긍정적이고 남에게 관대하고 친절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후에 사회에 던져지고 많은 일들과 사람들을 겪다 보니 긍정적이던 나는 사라진지 오래며,
남에게도 나에게도 관대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린 나를 발견했다.
어떠한 말들을 들어도 남에게 공감하지 못했다. 아니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나도 힘든데 다른 사람이 힘든 것까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생활을 하다 보니 '내가 왜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내가 처해있는 상황은 왜 이럴까. 나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땐 내가 힘든 이유를 찾을 땐 항상 내 탓이 아닌 남탓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그때의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과 내가 그때 왜 그렇게 변해버렸을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책 후반 즈음에 공감하는 내용과 반성하게 되는 글이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 [다른 사람을 탓하고 있으면 부정적인 마음 때문에 기분만 더 가라앉을 뿐이지요.]라는 말이 있었다.
맞다. 나는 내가 힘든 원인을 남에게서 찾으려 했고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점점 더 커져 긍정적인 내 모습은 자취를 감추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만든 원인은 사실 나에게 더 많았던 건데 말이다.
책에선 행복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도 나도 '나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행복이 근사하고 멋지면 물론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책엔 [근사하지 않고 작은 행복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행복이 된다.]라고 써져있다.
나는 항상 내일의 행복, 일 년 뒤의 행복, 먼 미래의 행복만을 바라며 현재에서의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잊고 걱정과 고민 속에서만 살아왔다는 걸 느꼈다.
스스로 나쁜 기억 속에 갇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현재도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것들을 다 놓치고 살아온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과거의 나쁜 기억에 나를 가두지 않고 건강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작은 행복에도 기뻐하는,
조금 더 도전적이고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지고 싶은 책이다.
나에게는 위로가 많이 된 책 중에 하나가 되었고 앞으로 힘들 때 손이 갈 것 같은 책.
에세이 책을 읽고 싶은데 글이 너무 많아서 책을 끝까지 다 못 읽고, 그림이 많은 책을 선호하는 사람들,
인터넷에 위로받을 수 있는 글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곰돌이 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짧은 글들이지만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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