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사촌동생들이랑 남이섬으로 1박2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지도 한달이 되었다.

사실 전부터 블로그에 꼭 이 추억을 담아둬야지 마음먹고 있었는데 한번 글쓰는게 귀찮아지니 벌써 한달째 묵혀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사촌동생들은 다들 나이또래는 비슷비슷하지만 속마음을 얘기하고 가족모임이 아니어도 만날만큼 친한 동생들이 있는가 하는 반면 

정말 가족 모임때에만 보고 만나서도 크게 말을 서로 섞지 않는 사촌동생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제일 큰 언니로서 이번 여행을 추진해보라는 말을 들었을때 부담감이 굉장히 컸었고 또 적극적이지 않은 그 친구들의 태도를 보고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더 앞서는 여행이었다.



어쨌든 우리는 모두 차를 가지고 있지 않고 면허는 있는 친구들은 나포함 몇 있었지만,

괜히 운전이라는 부담감을 누구하나에게 주고 싶지 않기도 했고 또 누군가 운전을 한명이 하게 된다면 그에 부모님께선 걱정을 조금 더 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차 없이 서울에서 갈수 있는곳이 좋겠고,

택시를 타더라도 크게 멀지 않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고 또 볼것도 은근히 좀 있는 곳이며,

하루만이라도 TV가 없는곳에서 오롯이 사촌들끼리만의 얘기로 하루를 채우고 싶었는데 

그게 맞는곳이 남이섬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남이섬을 고등학교 친구들과 한번 오래전에 갔다온적이 있었지만 다른 동생들은 모두 남이섬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하여 남이섬으로 정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용산역에서 만나서 용산역에 있는 이마트에서 대략 장을 봤고 ITX청춘 열차를 타고 가평역에서 내렸다.

ITX청춘은 처음 타보는것이었는데 지하철 타는데에서 기차를 타는것이길래 익숙치 않아서 계속 여기서 타는거 맞냐고 연신 물어댔다.

용산에서 가평까지 약 50분정도 걸려서 도착했고 평일이어서 그런지 기차 내부에도 사람이 크게 많지 않았었다.





도착한 시각은 약 12시쯤이었고 한창 점심시간인지라 가평역 근처에서 닭갈비를 먹을까 아니면 남이섬 내부에서 닭갈비를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남이섬에 일찍 가봐야 뭐 어차피 하루종일 그 안에서 있을거고, 또 밖에서 먹는것보다 안에서먹는게 당연히 값이 더 나올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미리 블로그를 통해서 봐뒀었던 사랑채 닭갈비 집으로 갔고 가평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걸어갔다.

걸어서도 약 10분도 안걸렸으니 구지 택시탈 필요가 없었다.



    





닭갈비는 1인분에 11,000원으로 크게 비싸진 않았지만 나오는 양에 비하면 그리 합리적인 가격이라고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우리는 두 테이블로 나눠서 앉아서 3인분씩 시켰고 공기밥까지 볶아 먹었는데 막 배부르다!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잘 먹었다! 였다.

뭐 그래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친절하게 볶아주시고 빈 그릇이 있으면 반찬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리필도 듬뿍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제일 중요한것은 맛이다. 맛있었다. 우리 6명 모두 다 맛있게 잘 먹었으니 무난하니 괜찮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바로 택시를 타고 남이섬입구로 도착했고 전에 한번 갔을때에도 택시를 타고 갔었는데 

이렇게 가까웠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금방 도착했고 택시비도 4천원나왔었다. 갈땐 4천5백원정도 나왔었는데 올땐 딱 4천원 나왔다.



남이섬을 입장하기 위해선 배를 타고 섬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사실 이 뱃삯때문에 남이섬을 가지 말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왕복인 값이라지만 그 값이 굉장히 비싸게 느껴지는것은 사실이다. 

해봤자 들어가는데 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아주 짧은 거리임에도 성인 1인당 13,000원이라는 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인 5인에 아직 고등학생인 제일 어린 사촌동생이 한명 있어서 미성년자는 학생증을 보여주면 만원으로 표값을 깍아주기 때문에 이 뱃삯에도 꽤 많은 돈을 소비하게 되었다.

뭐 다들 한번도 안와봤고 이런 배를 타는 경험도 추억이 될거란 생각에 남이섬을 선택한것은 맞지만 표값이 아까운건 아까운것이니까..ㅎ











남이섬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호텔 정관루에 짐을 풀러가기 위해 배를 타고 미리 호텔측으로 전화를 주면 픽업차량을 대기해준다는 문자를 몇일전에 받았고, 배를 타고 호텔로 전화를 했더니 내리자마자 노란색 학원차 같은게 정말로 픽업을 해주기 위해서 대기하고 계셨다.

이날 날은 좋았지만 꽤 추웠는데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와계셔 주셔서 감사했다.

짐같은것도 같이 트렁크에 옮겨주시고 일단 친절하셔서 더더욱 좋았다.



남이섬 내부엔 숙박할수 있는 곳이 딱 한군데 호텔 정관루 뿐인데, 값이 막 특별하게 비싸다거나 그런것은 없다.

그냥 다른 숙박시설에 준하는 금액이어서 주말엔 예약하기 힘들정도로 은근히 인기가 많다.

우리는 평일이어서 그나마 조금 여유있었고 금액은 6인실 시인의집 기준으로 17만원이었는데 12만원을 선입금을 해야한다고 해서 미리 선입금을 했었고,

현장에서 카드로 5만원을 긁었고 계좌이체 했었던 돈은 현금영수증이 가능하냐고 여쭈어보니 된다고 하셔서 현금영수증까지 했다.

정관루 예약현황은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수 있고 남은 객실중에서 고른 후 호텔측으로 전화하면 계좌번호를 문자로 넣어주는데,

그 문자에 적혀있는 계좌번호로 선입금을 일부 한 뒤 확인이 되면 예약이 됬다고 문자가 또 온다.

호텔 예약할때 전화 받으시는 분도 친절하게 다 하나하나 설명해주시고 더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도 모두 다 설명을 꼼꼼히 해주셔서 좋았고,

호텔에 와서 체크인을 할때에도 이용 방법이나 주의사항 같은것을 하나하나 잘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호텔 정관루의 시인의집을 예약한 이유는 TV가 없다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물론 6인실이 딱 한개뿐이어서 예약한 이유도 있지만 더더욱 마음에 들었었던 점은 TV가 없었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멤버와 과거보다 조금 더 서로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TV가 있다면 왠지 누군가는 TV에 빠져서 조금은 같은 추억을 쌓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잘 됐다 싶었다.



실로 내부엔 시인의 집이라는 이름과 걸맞게 각종 책들이 많이 있었고 벽에도 멋진 말이 적힌 액자들이 걸려있었다.

큰 방이 하나 있고 거실겸 부엌이 하나 있었고 두명이서 들어가서 자도 될 정도로 작지만 뭐 아담한 방도 하나 더 있었다.

이불도 6개 딱 맞게 모두 다 있었다.

장점은 식기나 이불류 모두 다 깨끗하게 정리 정돈 되어 있었고 냉장고 규모도 작지 않아서 장봐왔었던 모든 음식을 다 넣기엔 충분했었고,

또 이날 굉장히 추웠기 때문에 걱정했었던게 난방이었는데 개별난방이어서 방에서 직접 조절할수 있어서 좋았는데 조금만 온도를 올려도 굉장히 뜨끈해지기 때문에 추위와는 정말 멀리 할수 있어서 좋았다.



단점은 값에 비해 방안에 구비되어 있는게 부실한 편이고 (하지만 모두 다 각자 알아서 챙겨간게 있어서 상관없었다.)

신발을 보관하는곳이 아예 밖에 있어서 신발을 혹시나 누군가가 가져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좀 들었다.

아예 남이섬 방문객들과 분리되어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방문객들도 호텔 안까진 구경을 할 수 있는 구조인데,

혹시나 신발을 여기서 도난 맞으면 정말 완전 낭패인데 그 부분이 조금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남이섬에 오게 되고 또 숙박을 하루 해야하는 입장이라면 나는 또 호텔 정관루를 선택할 것이고,

2인실도 굉장히 잘되있고 멋스럽게 되있다는 다른 블로그 글을 봐서 그런지 다음엔 다른 방에서 묵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남이섬에 예전에도 한번 와봤을때에도 자전거를 대여해주는곳은 있었는데 지금은 자전거 대여해주는곳이 더 커졌고,

이제는 열차도 내부를 조그만하게 한바퀴 돌아주는것도 새로 생겨있었다.

타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아이들을 데려오는 사람들이나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은 한번쯤 타고 돌아도 괜찮을것같았다.

과거에 왔었을때에도 타조랑 토끼는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있었고 

약 한달전에 갔었을땐 남이섬 겨울 축제라고 해서 눈썰매장도 조그만하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재밌게 타고 내려오는 성인들을 보며 

우리도 다같이 한번씩 타고, 재밌다고 또 타고 또 탔다. 생각지도 못한 축제 덕분에 재밌게 즐겼다. 



     



밤이 되니까 여기저기 등불에 불이 켜지고 낮과는 완전히 다른 남이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이섬의 밤은 처음 이었는데 여기저기 잘 꾸며놓아서 낮에 구경한 남이섬의 모습만큼 밤도 굉장히 예뻤다.

사촌동생중 유일한 남자애 한명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같이 여기 오고 싶다고 할 정도로 밤에 등불이 켜진 섬의 모습은 꽤 괜찮았다.

또 낮에 비해서 사람들이 확 줄어서 그런지 섬을 빌린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하고 조용하니 산책하기 딱 좋았다.

비록 사촌동생들중 제일 어린 사촌이 옷을 조금 얇게 입고 와서 너무 추워해서 금방 들어갔지만.

남이섬이 아무래도 강가이다 보니 조금 더 춥다고 느껴지긴 했었다.





다시 돌아온 시인의 집에선 내가 미리 준비해간 윷놀이를 하면서 한명도 빠짐없이 다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윷놀이를 미리 준비해서 가져간 보람이 있을 정도로 다들 너무 재밌게 웃으면서 게임을 해서 뿌듯했다.

비록 1등은 못했지만 그래도 꿀잼! TV없이 이런 놀이로 몇시간이고 웃으면서 시간을 보낼수 있음이 좋았다.



     



다음 날 점심을 먹기 위해 미리 검색을 하고 여자애들 5명, 남자애 한명까지 모두 좋아할만한게 뭔가 생각하다가 

만만한게 분식이다! 싶어서 남이섬 내부에 있는 연가지가 라는 즉석떡볶이&추억의 도시락집에 가게 되었다.

가격은 사실 즉석떡볶이 치고 굉장히 비싼 값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추억의 도시락도 양이 그리 많지 않고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라고는 정말 하나도 생각이 안드는 수준인데 값은 7,000~8,000원이었다.

어쨌든 주문을 하고 당연히 떡볶이 같은것은 가져다 주는건줄 알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셀프였다.

음식이 나오면 가져가는것도 셀프, 다먹고 뜨거운거 가져다 주는것도 셀프고 물도 단무지도 하나도 가져다주는것은 없다.

떡볶이의 값은 비싼데 그에 맞는 서비스는 하나도 없었다. 

주문받는 젊은 남자도 굉장히 불친절하고 히터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길래 찬바람이 나온다고 말했더니 그럼 바람이 안가는곳으로 자리를 옮기란다. 따듯한 바람으로 온도를 조절해줘야하는거아닌가..

어쨌든 값에 비해 맛도 그닥 서비스는 더더욱 별로였다. 

다시 남이섬을 온다면 여기는 거르고 친구들이 남이섬 간다고해도 거긴 가지말라고 말할것같은 수준이었다.



어쨌든 점심을 그렇게 해결하고 다시 배를 타고 택시를 타고 가평역에 와서 시간이 한시간 정도 남길래

그 전날 오면서 본 가평역 바로 맞은편에 있는 카페에 가서 각자 원하는 음료 6개와 케이크를 시켰다.

케이크도 맛있고 음료도 굉장히 맛있었다.



     




카페에서 서로의 관심사를 묻고 서로 같은 주제로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은 금새 기차를 탈 시간이 다가왔고 

50분 걸려 도착한 용산역에서 다들 해산했다.



남이섬이 친일의 잔재라는것을 최근에 알게 되어서 사실 남이섬에 되도록이면 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서울 근교에서 차 없이 가기에 만만한게 남이섬이어서 다녀오게 되었다.

예전에 갔을때보다 정말 외국인들이 거의 10이면 8인 수준으로 많이 있었다. 

남이섬 내부에 막 자극적으로 재밌고 특별한 무언가는 없지만 그냥 사촌동생들과 하루 쉬고 같은 추억을 만들러 갔다는것 하나로 이번 여행은 만족한다.



처음엔 사촌동생들과의 여행이 부담스러웠고 뭐 하나 추진하는게 스트레스였는데

막상 가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같은 게임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 이렇게 추진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촌동생들과 이런 모임을 1년에 한번씩 앞으로는 해보자 라고 말을 했을때 다들 알았다고 좋다고 했는데,

다음이 언제 일진 몰라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다보면 어느 순간 우리 6명이 모두 끈끈한 사이가 되어있을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늦었지만 남이섬에서의 1박2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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