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사촌동생들이랑 남이섬으로 1박2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지도 한달이 되었다.

사실 전부터 블로그에 꼭 이 추억을 담아둬야지 마음먹고 있었는데 한번 글쓰는게 귀찮아지니 벌써 한달째 묵혀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사촌동생들은 다들 나이또래는 비슷비슷하지만 속마음을 얘기하고 가족모임이 아니어도 만날만큼 친한 동생들이 있는가 하는 반면 

정말 가족 모임때에만 보고 만나서도 크게 말을 서로 섞지 않는 사촌동생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제일 큰 언니로서 이번 여행을 추진해보라는 말을 들었을때 부담감이 굉장히 컸었고 또 적극적이지 않은 그 친구들의 태도를 보고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더 앞서는 여행이었다.



어쨌든 우리는 모두 차를 가지고 있지 않고 면허는 있는 친구들은 나포함 몇 있었지만,

괜히 운전이라는 부담감을 누구하나에게 주고 싶지 않기도 했고 또 누군가 운전을 한명이 하게 된다면 그에 부모님께선 걱정을 조금 더 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차 없이 서울에서 갈수 있는곳이 좋겠고,

택시를 타더라도 크게 멀지 않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고 또 볼것도 은근히 좀 있는 곳이며,

하루만이라도 TV가 없는곳에서 오롯이 사촌들끼리만의 얘기로 하루를 채우고 싶었는데 

그게 맞는곳이 남이섬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남이섬을 고등학교 친구들과 한번 오래전에 갔다온적이 있었지만 다른 동생들은 모두 남이섬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하여 남이섬으로 정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용산역에서 만나서 용산역에 있는 이마트에서 대략 장을 봤고 ITX청춘 열차를 타고 가평역에서 내렸다.

ITX청춘은 처음 타보는것이었는데 지하철 타는데에서 기차를 타는것이길래 익숙치 않아서 계속 여기서 타는거 맞냐고 연신 물어댔다.

용산에서 가평까지 약 50분정도 걸려서 도착했고 평일이어서 그런지 기차 내부에도 사람이 크게 많지 않았었다.





도착한 시각은 약 12시쯤이었고 한창 점심시간인지라 가평역 근처에서 닭갈비를 먹을까 아니면 남이섬 내부에서 닭갈비를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남이섬에 일찍 가봐야 뭐 어차피 하루종일 그 안에서 있을거고, 또 밖에서 먹는것보다 안에서먹는게 당연히 값이 더 나올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미리 블로그를 통해서 봐뒀었던 사랑채 닭갈비 집으로 갔고 가평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걸어갔다.

걸어서도 약 10분도 안걸렸으니 구지 택시탈 필요가 없었다.



    





닭갈비는 1인분에 11,000원으로 크게 비싸진 않았지만 나오는 양에 비하면 그리 합리적인 가격이라고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우리는 두 테이블로 나눠서 앉아서 3인분씩 시켰고 공기밥까지 볶아 먹었는데 막 배부르다!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잘 먹었다! 였다.

뭐 그래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친절하게 볶아주시고 빈 그릇이 있으면 반찬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리필도 듬뿍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제일 중요한것은 맛이다. 맛있었다. 우리 6명 모두 다 맛있게 잘 먹었으니 무난하니 괜찮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바로 택시를 타고 남이섬입구로 도착했고 전에 한번 갔을때에도 택시를 타고 갔었는데 

이렇게 가까웠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금방 도착했고 택시비도 4천원나왔었다. 갈땐 4천5백원정도 나왔었는데 올땐 딱 4천원 나왔다.



남이섬을 입장하기 위해선 배를 타고 섬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사실 이 뱃삯때문에 남이섬을 가지 말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왕복인 값이라지만 그 값이 굉장히 비싸게 느껴지는것은 사실이다. 

해봤자 들어가는데 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아주 짧은 거리임에도 성인 1인당 13,000원이라는 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인 5인에 아직 고등학생인 제일 어린 사촌동생이 한명 있어서 미성년자는 학생증을 보여주면 만원으로 표값을 깍아주기 때문에 이 뱃삯에도 꽤 많은 돈을 소비하게 되었다.

뭐 다들 한번도 안와봤고 이런 배를 타는 경험도 추억이 될거란 생각에 남이섬을 선택한것은 맞지만 표값이 아까운건 아까운것이니까..ㅎ











남이섬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호텔 정관루에 짐을 풀러가기 위해 배를 타고 미리 호텔측으로 전화를 주면 픽업차량을 대기해준다는 문자를 몇일전에 받았고, 배를 타고 호텔로 전화를 했더니 내리자마자 노란색 학원차 같은게 정말로 픽업을 해주기 위해서 대기하고 계셨다.

이날 날은 좋았지만 꽤 추웠는데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와계셔 주셔서 감사했다.

짐같은것도 같이 트렁크에 옮겨주시고 일단 친절하셔서 더더욱 좋았다.



남이섬 내부엔 숙박할수 있는 곳이 딱 한군데 호텔 정관루 뿐인데, 값이 막 특별하게 비싸다거나 그런것은 없다.

그냥 다른 숙박시설에 준하는 금액이어서 주말엔 예약하기 힘들정도로 은근히 인기가 많다.

우리는 평일이어서 그나마 조금 여유있었고 금액은 6인실 시인의집 기준으로 17만원이었는데 12만원을 선입금을 해야한다고 해서 미리 선입금을 했었고,

현장에서 카드로 5만원을 긁었고 계좌이체 했었던 돈은 현금영수증이 가능하냐고 여쭈어보니 된다고 하셔서 현금영수증까지 했다.

정관루 예약현황은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수 있고 남은 객실중에서 고른 후 호텔측으로 전화하면 계좌번호를 문자로 넣어주는데,

그 문자에 적혀있는 계좌번호로 선입금을 일부 한 뒤 확인이 되면 예약이 됬다고 문자가 또 온다.

호텔 예약할때 전화 받으시는 분도 친절하게 다 하나하나 설명해주시고 더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도 모두 다 설명을 꼼꼼히 해주셔서 좋았고,

호텔에 와서 체크인을 할때에도 이용 방법이나 주의사항 같은것을 하나하나 잘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호텔 정관루의 시인의집을 예약한 이유는 TV가 없다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물론 6인실이 딱 한개뿐이어서 예약한 이유도 있지만 더더욱 마음에 들었었던 점은 TV가 없었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멤버와 과거보다 조금 더 서로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TV가 있다면 왠지 누군가는 TV에 빠져서 조금은 같은 추억을 쌓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잘 됐다 싶었다.



실로 내부엔 시인의 집이라는 이름과 걸맞게 각종 책들이 많이 있었고 벽에도 멋진 말이 적힌 액자들이 걸려있었다.

큰 방이 하나 있고 거실겸 부엌이 하나 있었고 두명이서 들어가서 자도 될 정도로 작지만 뭐 아담한 방도 하나 더 있었다.

이불도 6개 딱 맞게 모두 다 있었다.

장점은 식기나 이불류 모두 다 깨끗하게 정리 정돈 되어 있었고 냉장고 규모도 작지 않아서 장봐왔었던 모든 음식을 다 넣기엔 충분했었고,

또 이날 굉장히 추웠기 때문에 걱정했었던게 난방이었는데 개별난방이어서 방에서 직접 조절할수 있어서 좋았는데 조금만 온도를 올려도 굉장히 뜨끈해지기 때문에 추위와는 정말 멀리 할수 있어서 좋았다.



단점은 값에 비해 방안에 구비되어 있는게 부실한 편이고 (하지만 모두 다 각자 알아서 챙겨간게 있어서 상관없었다.)

신발을 보관하는곳이 아예 밖에 있어서 신발을 혹시나 누군가가 가져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좀 들었다.

아예 남이섬 방문객들과 분리되어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방문객들도 호텔 안까진 구경을 할 수 있는 구조인데,

혹시나 신발을 여기서 도난 맞으면 정말 완전 낭패인데 그 부분이 조금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남이섬에 오게 되고 또 숙박을 하루 해야하는 입장이라면 나는 또 호텔 정관루를 선택할 것이고,

2인실도 굉장히 잘되있고 멋스럽게 되있다는 다른 블로그 글을 봐서 그런지 다음엔 다른 방에서 묵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남이섬에 예전에도 한번 와봤을때에도 자전거를 대여해주는곳은 있었는데 지금은 자전거 대여해주는곳이 더 커졌고,

이제는 열차도 내부를 조그만하게 한바퀴 돌아주는것도 새로 생겨있었다.

타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아이들을 데려오는 사람들이나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은 한번쯤 타고 돌아도 괜찮을것같았다.

과거에 왔었을때에도 타조랑 토끼는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있었고 

약 한달전에 갔었을땐 남이섬 겨울 축제라고 해서 눈썰매장도 조그만하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재밌게 타고 내려오는 성인들을 보며 

우리도 다같이 한번씩 타고, 재밌다고 또 타고 또 탔다. 생각지도 못한 축제 덕분에 재밌게 즐겼다. 



     



밤이 되니까 여기저기 등불에 불이 켜지고 낮과는 완전히 다른 남이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이섬의 밤은 처음 이었는데 여기저기 잘 꾸며놓아서 낮에 구경한 남이섬의 모습만큼 밤도 굉장히 예뻤다.

사촌동생중 유일한 남자애 한명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같이 여기 오고 싶다고 할 정도로 밤에 등불이 켜진 섬의 모습은 꽤 괜찮았다.

또 낮에 비해서 사람들이 확 줄어서 그런지 섬을 빌린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하고 조용하니 산책하기 딱 좋았다.

비록 사촌동생들중 제일 어린 사촌이 옷을 조금 얇게 입고 와서 너무 추워해서 금방 들어갔지만.

남이섬이 아무래도 강가이다 보니 조금 더 춥다고 느껴지긴 했었다.





다시 돌아온 시인의 집에선 내가 미리 준비해간 윷놀이를 하면서 한명도 빠짐없이 다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윷놀이를 미리 준비해서 가져간 보람이 있을 정도로 다들 너무 재밌게 웃으면서 게임을 해서 뿌듯했다.

비록 1등은 못했지만 그래도 꿀잼! TV없이 이런 놀이로 몇시간이고 웃으면서 시간을 보낼수 있음이 좋았다.



     



다음 날 점심을 먹기 위해 미리 검색을 하고 여자애들 5명, 남자애 한명까지 모두 좋아할만한게 뭔가 생각하다가 

만만한게 분식이다! 싶어서 남이섬 내부에 있는 연가지가 라는 즉석떡볶이&추억의 도시락집에 가게 되었다.

가격은 사실 즉석떡볶이 치고 굉장히 비싼 값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추억의 도시락도 양이 그리 많지 않고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라고는 정말 하나도 생각이 안드는 수준인데 값은 7,000~8,000원이었다.

어쨌든 주문을 하고 당연히 떡볶이 같은것은 가져다 주는건줄 알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셀프였다.

음식이 나오면 가져가는것도 셀프, 다먹고 뜨거운거 가져다 주는것도 셀프고 물도 단무지도 하나도 가져다주는것은 없다.

떡볶이의 값은 비싼데 그에 맞는 서비스는 하나도 없었다. 

주문받는 젊은 남자도 굉장히 불친절하고 히터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길래 찬바람이 나온다고 말했더니 그럼 바람이 안가는곳으로 자리를 옮기란다. 따듯한 바람으로 온도를 조절해줘야하는거아닌가..

어쨌든 값에 비해 맛도 그닥 서비스는 더더욱 별로였다. 

다시 남이섬을 온다면 여기는 거르고 친구들이 남이섬 간다고해도 거긴 가지말라고 말할것같은 수준이었다.



어쨌든 점심을 그렇게 해결하고 다시 배를 타고 택시를 타고 가평역에 와서 시간이 한시간 정도 남길래

그 전날 오면서 본 가평역 바로 맞은편에 있는 카페에 가서 각자 원하는 음료 6개와 케이크를 시켰다.

케이크도 맛있고 음료도 굉장히 맛있었다.



     




카페에서 서로의 관심사를 묻고 서로 같은 주제로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은 금새 기차를 탈 시간이 다가왔고 

50분 걸려 도착한 용산역에서 다들 해산했다.



남이섬이 친일의 잔재라는것을 최근에 알게 되어서 사실 남이섬에 되도록이면 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서울 근교에서 차 없이 가기에 만만한게 남이섬이어서 다녀오게 되었다.

예전에 갔을때보다 정말 외국인들이 거의 10이면 8인 수준으로 많이 있었다. 

남이섬 내부에 막 자극적으로 재밌고 특별한 무언가는 없지만 그냥 사촌동생들과 하루 쉬고 같은 추억을 만들러 갔다는것 하나로 이번 여행은 만족한다.



처음엔 사촌동생들과의 여행이 부담스러웠고 뭐 하나 추진하는게 스트레스였는데

막상 가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같은 게임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 이렇게 추진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촌동생들과 이런 모임을 1년에 한번씩 앞으로는 해보자 라고 말을 했을때 다들 알았다고 좋다고 했는데,

다음이 언제 일진 몰라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다보면 어느 순간 우리 6명이 모두 끈끈한 사이가 되어있을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늦었지만 남이섬에서의 1박2일 일기 끝.




천호지에서 넉넉하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단국대학교 앞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두정역에 내렸다.
11번 버스가 분명히 중앙시장 근처까지 간다고 했는데 남자친구는 갑자기 자기가 보던 지도랑 버스가 다른 경로로 이동한다고,
잘못 탄 거 같다며 두정역에서 내려서 천안역까지 지하철로 한 정거장 타고가서 그곳에서 버스를 타자고 해서 급하게 내렸다.


부랴부랴 천안역까지 지하철로 도착했고,
우리는 그저 지하철 출구에 설명으로 중앙시장이 쓰여있길래 중앙시장이 유명한가 보다 가까운 데 있겠지? 하면서 무작정 걸었다.
걸으면서 지도를 켜봤는데 생각보다 걷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날이 선선하면 금방 걸어가자 하겠는데 요즘 집 앞 슈퍼 나갈 때에도 너무 더워서 고민하게 되는 날씨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걷고 나니 버스 타기엔 애매한 거리가 되어버려서 중앙시장까지 걸어갔고 천안역에서 중앙시장까지 걸어서 약 20분 정도 걸렸다.





겉모습은 굉장히 크고 다양한 물건들이 있을 것 같은 전통시장처럼 보이는데, 내부는 그에 비해 빈약했다.
문을 닫은 가게들도 많았고 뭐 판매하는 가게들은 거의 과일이나 정육점이 많았다.
이것저것 소소한 길거리 먹거리나 그런 걸 기대하고 갔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고 과일 판매하시는 상인 분들이많았는데,
과일을 사갈 것은 아니였으므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또 술 취하신 어르신분들이 많아서 여기저기 술주정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약간 무서웠다.
겉모습은 번지르르하고 뭔가 생기 있고 많은 상인들과 손님들로 북적북적할 것 같은 느낌의 시장이었는데,
조용하고 술주정하시는 사람들이 태반이어서 여기를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결국 먹은 거라곤 천 원짜리 오렌지 슬러시 하나였다.



중앙시장에서 미나릿길 벽화마을까지는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렸다.
찾아가는 길이 골목에 있어서 조금 헤매다 도착한 시간이니 아마 한 번에 찾아간다면 조금 더 빨리 도착할 것이다.











서울이고 지방이고 여러 가지 벽화마을을 여행 다녔지만 이번에 본 미나릿길 벽화마을의 퀄리티가 제일 좋았다.
벽화 자체의 퀄리티는 좋았지만 아쉬웠던 점은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보는 벽화마을이여서 골목의 사이가 좁고 후미진 곳인데 거미가 너무 많아서,
머리 위를 조심해야 하는 것. 거미줄이 너무 많이 쳐있어서 어떤 곳은 들어가 볼 엄두도 안 났다.
관리는 잘 되고 있는 거 같진 않았다. 
그림은 정말 너무 예쁜 그림도 많고 추억에 젖을 수 있는 그림들도 많았는데 관리는 그렇게 잘 되고 있지 않은 것같아 아쉬웠다.
또 근처에 밥집이나 좀 괜찮은 카페가 있으면 장사가 잘 될 텐데 먹거리나 마실 거리나 하나 없이 죄다 노래방이나 유흥업소여서 아쉬웠다.
관광객이나 여행객을 위한 장소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느껴졌다. 
대략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15분 내외 정도였고 큰길 따라 나오자마자 버스 정류장이 가까이에 있어서 11번 버스를 타고 다시 천안역으로 왔다.



천안역에서 용산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8시 3분 차였고 가격은 육천백 원이었다.
무계획으로 그저 단대 호수 한번 보려고 왔다가 나름 시장 구경도 하고 벽화마을 구경도 하며 꽉 채운 하루를 보냈다.
천안은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도시고 서울에서 가까우니 한 번쯤은 올만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다 왔으면 좋겠다.






이번 주 월요일.
휴가 첫날을 맞이하여 급하게 어디라도 가보자 하고 떠난 곳은 '천안'.
서울에서도 가깝고 지하철로도 갈 수 있고 기차로도 한 시간이면 도착하기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하게 된 여행지였다.
사실 큰 기대는 안 하고 갔고 그냥 태어나서 수없이 많이 지나쳐 온 곳이지만 마음먹고 여행을 해본 적은 없는 장소이기에 정하게 되었다.



1호선 타고 가면 시간은 조금 더 많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교통비가 많이 안 들 것이고,
기차를 이용하면 교통비는 조금 더 들겠지만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어서 우리는 기차를 탑승했고,
3시 6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탔고 도착하기까진 한 시간 정도 걸렸다.
도착하자마자 맨 처음 관심을 가진 건호두과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내리자마자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를 사 먹었다.







가게에서 판매하는 호두과자 중 제일 작은 걸 샀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니 맛있었다.
사실 내가 아는 그 호두과자 맛이고 단 걸 많이 좋아하지 않는 나는 두어 개먹으니 질렸지만,
남자친구는 연신 맛있다며 남김없이 다 먹었다.
그냥 천안에 왔다는 기분 삼아 한 번쯤사 먹기엔 좋을 것 같다.
역내부에도 그렇고 역을 나오자마자 제일 많이 눈에 띄는 건 호두과자집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첫 번째 제일 큰 목적이었던 천호지에 가기 위해 1번 출구로나와서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11번 버스를 탔고,
단국대학교 정류장에서 내렸고 내리자마자 바로 호수가 보이니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이번 주 월요일이니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보는 구름이 천호지에 비쳐 보이는 게 너무 예뻐서 사진을 안 찍을수가 없었다.
꼭 저수지에도 구름이 떠 있는 것 같은느낌이었다.
생각보다 큰 저수지에 고요한 느낌이 좋았고 산책로도 생각보다 잘 되어 있었다.
이 가까이에 살았다면 매일 저녁마다 나와서 산책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고,
해가 질 무렵에도 이곳에 다시 오면 또 다른 멋진 천호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러 가지의 장점이 많은 천호지였지만
한가지 단점을 말하자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드물었다.
이렇게 더운 날엔 좀 그늘 아래에 있고 싶은데 그늘과 벤치가 너무 적어서 힘들었다.
사실 그늘 아래에 있어도 덥긴 하겠지만,
유명한 노래 가사 중에 '단대 호수 걷자고 꼬셔~'라는 노래 가사가 있듯 봄쯔음엔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올 것 같은데,
관광객이나 기타 등등 사람들을 위해 벤치나 좀 쉬었다 갈만한 곳을 좀 더 많이 만들면 좋을 것 같다.





결국 너무 더워서 보이는 아무 카페나 들어갔는데, 이름은 슬로우커피 2.
사실 더워서 그냥 아무 데나 열린 데있으면 들어가자 하고 들어갔는데
내부가 화이트톤으로 깔끔하게 인테리어 되어있고 널찍한 테이블과 장소에 사람들도 꽤 많이 있어서 놀랐다.
그냥 보이는데 들어간 것치고 너무 괜찮은 카페여서 좋았고 우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잔 시켰는데 커피 맛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커피 찌꺼기가 아래에 둥둥 떠다녀서.. 그 부분은 아쉬웠음)



가을이 되어 날이 좀 풀리면 다시 한번 오고 싶은 천호지.
천안에 힐링 되는 산책길이 있다면 단연 이곳일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역 근처로 가서 중앙시장&미나릿길 벽화마을을 보러 가기 위해 다시 단국대학교 앞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올해로 할머니께서 팔순이 되셨다.
할머니의 건강이야 항상 걱정이었지만 올해 들어 더 힘들어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안 좋았다.
할머니의 생신은 지났지만 삼촌들도 우리 엄마도 바쁜 탓에 조금 미루어 가게 된 가족 여행.
가족여행을 할머니가 조금 더 젊으셨을 때부터 다녔다면 참 좋았을 텐데,
이번이 모든 가족이 빠짐없이 참석하여 가족여행을 간 게 처음이다.
그렇게 태안여행에서의 첫 가족여행을 추억을 기록하고 싶어서 이렇게 블로그 글로 남기게 되었다.

 

 

할머니 집에서 우리 가족은 미리 할머니와 시간을 며칠 더 보냈고 작은 외삼촌 네 차로 다 같이 이동하였다.
부안에서 태안까지 열심히 달려 2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태안.
어디를 갈지 정확히 정해 온 게 아니었던 터라 태안에 도착하니 현수막으로 이곳저곳에 태안 수선화 축제를 홍보하고 있기에,
할머니도 꽃을 좋아하고 또 사촌동생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좋아할 만한 것으로 초점을 맞춘 가족여행이라,
그 현수막을 보고 그곳으로 향했다.

 

 

얼마 가지 않아 도착하였고 입장료는 9천 원이었다. 비싸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 축제를 위해 꽃들을 매년 관리하고 또 매년 다른 디자인으로 꾸미는 행사라 생각하고 비싸다고 느꼈지만 안엔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입장했다.
(아 그리고 주차장은 자리는 꽤 많았고 많은 차들이 주차를 했는데도 주차요원이 계속 들어오라고 하는 거 보면 주차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이때 꽃샘추위로 인해 날씨가 너무너무 추웠는데도 불구하고 수선화 축제를 보러 온 관광객이 꽤 많았다.

 

 

 

 

수선화만 있을 줄 알았던 수선화 축제에 튤립도 많이 있었고 아직 완벽하게 피어있진 않았지만 꽤 예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와 할머니는 예쁘다고 좋아하셨고,

다른 관광객들도 연신 사진을 찍기에 바쁘셨다.

 

 

 

 

 

사진은 축제의 제목에도 써져 있는 수선화 꽃인데, 다양한 수선화의 색이 활짝 펴 있어 예뻤다.

내가 다녀온 날은 7일 토요일이었는데 이때는 아주 활짝 펴있었는데 지금은 어떨지는 모르겠다.

여기저기 실내에도 꽃을 예쁘게 꾸며놓고 시들한 꽃 하나 없이 잘 관리해두었다.

허나 다양한 종류의 꽃은 없었고 수선화와 튤립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여기저기 나무나 조형물에 전구가 걸려있는 걸 보니 저녁엔 빛 축제를 같이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빛 축제와 꽃축제를 동시에 본다면 더더욱 멋진 축제를 즐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낮에 그냥 계속 똑같은 꽃만을 보니 가족 인원이 꽤 많았는데 그 인원이 전부다 돈이 아깝다는 얘기를 하였다.
하지만 저녁에 빛 축제를 같이 본다면 아깝지 않았을 거라고,
낮에 빛 축제 안 할 때엔 조금 더 가격을 내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건 모두의 공통 의견이었다.
나 역시도 낮보다 밤이 예쁜 곳일 거 같다는 생각과 동시에 저녁엔 9천 원을 받더라도, 낮엔 7천 원 정도만 받아도 충분히 값어치 할만한 축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먹거리도 뭐 나름대로 다양하게 해두었고 축제답게 즐길 거리도 아주 조금은 준비해 두었지만 말이다.

 

 

할머니가 걸음이 많이 불편하셔서 오르막길이나 계단 올라가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시는데,
여기는 평지가 대부분이어서 걸음이 불편하신 할머니도 여기저기같이 구경 다닐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하지만 곳곳에 벤치가 더 많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동시에 있었다.
나이가 많으신 가족이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어느 축제를 가던 장단점이 다 있겠지만,
나로서는 아쉬움이 약간 더 컸던 축제였던 것 같다.
밤에 가면 훨씬 더 예쁜 축제의 모습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내년에 또 이맘때 즈음 이 축제를 오게 된다면 밤에 와보고 싶은 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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