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영화보다는 즐겨 하지는 않는 편인데 항상 기회가 된다면 관람할 의사는 있다.
엄마를 통해서 알게 된 무비 프리라는 어플로 가끔 응모를 하면 당첨이 되고 당첨된다고 해서 100% 보지는 않는다.
보통 만약에 열 번 당첨이 되면 한번 볼까 말까 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보고 싶은 장르의 연극이 많아서 이것저것 응모하게 되었는데 그중 '기묘여행'이라는 제목을 가진 연극을 보게 되었다.
기묘여행이라는 제목도 뭔가 제목만 보고 장르를 생각할 수 있는 단어도 아니고 뭔가 가벼운 내용의 연극이 아닐 것 같아서 꼭 보고 싶었다.
뭔가 항상 나는 영화든 연극이든 그 무엇을 봐도 메시지를 주거나 또는 감동을 주는 장르를 좋아해서 더 기대를 많이 했고
연극의 내용을 짧게 설명하는 줄거리를 보고 더더욱 기대감은 커졌다.







연극 기묘여행의 줄거리는 3년 전에 살인사건을 당한 카오루의 가족과 그녀를 살인한 아쯔시의 가족의 기묘한 1박2일간의 여정을 다룬 연극이다.
피해자 가족들과 가해자 가족들의 1박2일이라니 뭔가 줄거리를 듣기만 해도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보는 약 90분 동안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영화였다.
내가 만약에 가해자 부모였다면? 내가 만약에 피해자 부모였다면? 
내가 만약에 피해자 부모였다면 내 자식을 살해한 사람의 부모를 용서할 수 있을까? 그러한 삶은 견디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 부모님이 만약에 피해자 부모였다면? 
나라면 가해자의 가족들 나름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등등 많은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저 그런 뻔한 사랑 내용이 연극이 아니어서 그런지 연극을 보는 내내 긴장을 계속 가져갈 수 있었고
카오루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님의 목소리 톤과 표정이 너무 슬퍼 보여서 연극 내내 집중이 안 될 수가 없었다.


나는 맨 앞자리에서 관람을 했는데 내 주변에 앉아서 관람한 사람들은 거의 다 눈물을 흘리셨다.
나는 눈물을 흘릴 만큼의 무언가는 없었지만 마음속에 큰 울림이 있었던 연극이었다.
이런 장르는 무조건 영화만이 풀어 나갈 수있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입장했었다면,
나갈 때엔 이런 장르의 연극도 영화만큼이나 매력이 있고 마음속의 울림은 영화보다 연극이 더 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장르가 장르인 만큼 쉬운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력이나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극단 산수유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어졌다.



     






저번 주,
느지막이 잠에서 깨어 핸드폰을 보니 엄마와 동생과의 그룹 카톡 방이 시끄러워서 봤더니 
내용인즉슨,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연극 표가 네 장이 생겼는데 보러 가라는 내용이었다.
나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연극과는 친하지 않아서 표가 생겼는데도 좋아하기는커녕 그냥 보겠다는 다른 사람 있으면 넘겨주라고까지 말했었고
엄마는 그래도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해보길 강력하게 원해서,
결국 동생이랑 둘이서 <한 뼘 사이>를 9월 18일에 보기로 했고 남자친구랑은 9월 8일에<러브 스코어>를 보기로 결정했다.







남자친구가 전화로 예약을 했고 3시 30분 회차의 연극으로 예약을 했고,
그 후에 어떤 내용인지 누가 나오는지 찾아보다가 놀란 게 굉장히 인기가 많은 연극인 데다가,
평도 좋고 또 걸스데이의 소진이 나오는 회차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흑.. 걸스데이에서 나는 소진을 제일 좋아하는데 소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못 봐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소진이 나오는 회차는 굉장히 인기가 많아서 예매하는 거조차 치열하다고.. 
아무튼 연극을 보기 전에는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연극을 보고 나선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3시 30분 연극이어서 점심을 먹고 시간이 많이 남아서 대학로엔 어떤 구경거리나 있나 하며 한 바퀴 돌고,
한 바퀴 돌고도 시간이 남아서 2시 45분쯤에 혹시나 해서 표를 바꿀 수 있나 했는데 가능하다고 하여 
일찍 입장 표를 바꾸고 상명 아트홀 안에 앉아있었다. 
내가 굉장히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더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고 
당연히 그렇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사람은 많아졌다.



내가 본 날의 러브 스코어 라인업 배우님들 사진을 위에 올렸는데
사실 내가 연극을 처음 보는 탓에 어떤 분이 유명한지 인기가 많은지 실력이 많은지 어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입장을 했고
그 탓에 아무런 기대도 안 하고 연극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자리는 모두 다 꽉 차 있었고 일찍 온 탓에 좋은 자리를 얻은 건지 모르겠지만 C 열에 착석했고 
앞자리여서 그런지 연극에 몰입하기 더 좋았다.



첫 시작은 아무런 기대 없이 봤지만 배우님들의 연기에 연극 자체에 몰입이 쉽게 되었고 
어렵지 않은 배경 내용과 전개에 더더욱 몰입하기 편안했다.
중간중간 깨알 같은 재미있는 대사들도 많아서 그런지 웃음도 끊이질 않았고 재밌게 보기에 좋았다.
또 여주인공 오름이라는 역할의 조아라 님의노래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보는 내내 소름!
주인공 재준의 친구 동철의 역할을 맡은 김영환 님의 감초 같은 연기도 너무 좋았다.
오히려 나는 주인공보다 김영환 님의 팬이 될듯!ㅎㅎㅎ 
몸에 역할이 아예 그 사람인 것처럼 베여있는연기에 반했고, 왠지 더더 더욱 크게 될 배우님이 될 것 같다.



어쨌든 1시간 30분이라는 길다면 긴 러닝타임 내내 몰입해서 보았고,
막 감정선들이 복잡한 그런 영화들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어서 그런지 보고 나서 후에 찝찝함이나 그런 것도 전혀 없었고 
연극으로 인해 힐링 받는 그런 기분까지 들었다.



매일 똑같은 연기를 하는 분들이고 수없이 많은 회차들의 한회차였을뿐인데도,
마지막 즈음엔 여자 주인공이 울먹울먹하는 그런 모습에 와 정말 한 장면 한 장면에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그렇게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시는 배우님들의 연기에 감동했고,
정말 누가 대학로 연극 뭐 추천해줄 거 있어? 하면 당연 먼저 <러브 스코어>를 추천할 것 같다.
연극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러브 스코어>! 너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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