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책을 한두 권씩 사서 읽는다.
이번 달에도 읽고 싶은 책 두 권을 미리 생각해놓고 책을 사기 위해 사당역 반디앤루니스에 갔는데 두 권 모두 재고가 있다고는 나오지만 품절이라 하여,
부랴부랴 고속 터미널에 있는 반디앤루니스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렇게 고른 책 두 권 중 하나. 
제목은 '금요일엔 돌아오렴'.



미리 읽고 싶은 책을 고를 때 사실 이 책을 읽으면 며칠간 너무 슬픔에 빠져 살 것 같아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내가 슬픈 건 유가족들의 슬픈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그들은 몇 년간을 슬퍼했는데..
사실 내가 세월호 사건에 많은 관심은 있지만 관심이 있는 것에 비해 많은 정보를 알 고 있지 않은 것 같고,
내가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기에,
또 더군다나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정말 더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그들에 대해 좀 더 많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읽기로 결심하였다.








벌써 4년이 흘렀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
내가 기억하는 그때의 순간은 나는 아빠 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4년 전의 나는 대학생이었고 그날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평소에 나는 TV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땐 집에 아빠도 없고 아무도 없어서 무료하여 TV를 틀었고,
마침 어떤 예능이었는지는 이젠 기억은 안 나지만 재밌게 보면서 친구들이랑 카톡 하면서 누워있었고
갑자기 화면 아래쪽에 특보로 자막이 나와서 봤는데 배가 어디에 부딪혔는지 어쨌는지 서서히 침몰되고 있다고 나왔고,
심각한 건가 싶을 때쯤에 바로 전원 구조라고 나왔다.
그렇게 자막이 뜨기에 '아 다행이다 전원 구조되어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몇 분 있다가 또 자막으로 특보가 떴고 배가 침몰되고 있다고 전원 구조는 오보였다는 자막이 떴다.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고 그렇게 보던 예능이 중단되었고 뉴스로 넘어갔다.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거의 대다수는 내 동생 또래의 어린 학생들이었기에,
더 가슴이 철렁했고 또 즐거운 수학여행으로 한 아름 기대를 가지고 가는 그 어린아이들에게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뉴스특보는 점점 보면 볼수록, 날이 가면 갈수록 절망적으로 변해갔고 위에 사망자 숫자를 표시하고,
또 계속 아이들이 부모님한테 보낸 문자들이나 배 안에서 찍은 동영상 같은 게 뉴스로 나오고
배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는 선장의 방송에 분노를 하며 그 다급한 상황에서도 서로서로 돕고 그런 모습을 보며..
나라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텐데 어리지만 너무 대단하고 대견하다 생각했었다.



그렇게 우리나라는 정말 큰 슬픔에 빠졌고 벌써 4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월호 인양에 다른 여러 일들이 밝혀졌다고 하여도 침몰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나는 진실을 밝히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왜 그 어리고 아직 새싹일 뿐인 수많은아이들에게 그런 일들이 일어난 건지.



나는 그 이후로 배로 짧은 거리라 해도 안전에 의심부터 가고
지하철이나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정말 안전한 건지, 방송이 나오면 저 말을 얼마나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건지부터 의심이 간다.



어쨌든 이 책을 우연히 알게 되어 약 한 달간의 시간을 쪼개며 읽었다.
읽는 내내 울컥울컥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고 조금 더 유가족들의 이야기,
또 생전 아이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 사건으로 인해 그들이 잃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크다는 것.
가족을 잃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글로써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임엔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더 진실을 규명해주고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주려 했으면 좋겠다.
4년이 지났어도 지겹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 다른 사이트 뉴스 댓글에 이제 지겹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내 엄마, 아빠, 동생 등 가족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렇게 지겹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느끼는 것은 정말 많고, 또 평소에 생각하던 내 생각들도 많지만
세월호를 또 정치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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